■ "박지원, '상왕으로 왜 안 모셔' 버럭했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평화당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터져도 '우리 당은 다른 당처럼 죽고 사자, 싸우는 당은 아니다.', '의원들이 경륜이 있어서 대화하면 다 해결된다'고 하던 평화당입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심상찮은 기류는 오늘(7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당권파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백 브리핑'에서 감지됐습니다.
"박지원 의원님도 궁지에 몰리셔서 예전처럼 좋은 상태가 아니다. 볼 때마다 버럭버럭 하신다. 지난번에는 (정동영 대표에게) 좌편향이라고 버럭 하셨다. 그저께도 (자신을)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버럭버럭 하는 거 보니 평정심을 좀 잃으신 게 아닌가. 그래서 더 대화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정동영 대표 측이 여러 차례 '당 분열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박지원 의원을 노골적으로 '저격'한 겁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지난 5일 회동에서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의 설전도 소개했습니다.
박지원 "나를 상왕으로 모시기로 하지 않았느냐?"
정동영 "나는 상왕이라는 말 자체도 쓰지 않고,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기자들 앞에서 이런 대화가 여과 없이 공개될 정도면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제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새벽 페이스북에 '요즈음 언짢은 일들이 많아 기가 필요하다'며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 "설익은 최고위원들,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속한 비당권파, 대안정치연대 측은 입장문을 내고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정동영 대표에게 직접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 최측근 인사들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지속하는 상황은 최소한의 진정성마저 의심케 한다. '대안정치'는 오늘 이 시간까지도 당의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는 중진 의원들에 대해 음해성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몇몇 설익은 최고위원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대변인은 어제 정동영 대표가 황주홍, 조배숙 의원을 통해 대안정치 측에 타협안을 제시한 시각, 당권파 최고위원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이 전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 흑색선전을 했다고 했습니다.
대안정치를 이끄는 박지원, 유성엽, 천정배 의원을 가리켜 '박유천'이라고 비아냥댄다고도 했습니다. 또 다른 당권파 민영삼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는데, 정동영 대표가 민 최고위원을 당 SNS 위원장에 임명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의 진로를 둘러싼 건강한 토론이라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내홍은 이제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집단 탈당 초읽기…평화는 어디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오늘(7일)까지를 협상을 위한 '최종 기한'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물꼬를 틀 기미는커녕 '판 깨지는' 파열음만 들려옵니다. 일단 자정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기다려 보자고는 하지만, 분열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정동영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한 기구 설치 등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울 인물이 정해질 때까지 당권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비대위원장 없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대안정치 측 유성엽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테니, 사실상 당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라는 겁니다.
반면 대안정치 측은 정동영 대표가 버티고 있어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원 의원은 바른미래당 상황에 빗대 "손학규 대표가 옥새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으냐"면서 "정동영 대표가 있으면 (개혁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대위원장으로 모실 몇 사람과 얘기하고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당 대표가 있는데 내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담판이 성공할지는 정동영 대표의 즉시 사퇴 여부에 달려있는데, 이 문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지금 한 달째 평행선만 달리고 있습니다. 하루 새에 갑자기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그럼 최종 담판 시한이 끝나면, 대안정치연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대안정치 소속 10명의 의원 대부분은 '집단 탈당'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처음에는 탈당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도 있었지만, 감정 다툼이 격해지면서 탈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습니다. 대안정치연대는 일단 내일(8일) 아침 공개회의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평화당에서 '평화'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평화당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터져도 '우리 당은 다른 당처럼 죽고 사자, 싸우는 당은 아니다.', '의원들이 경륜이 있어서 대화하면 다 해결된다'고 하던 평화당입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심상찮은 기류는 오늘(7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당권파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백 브리핑'에서 감지됐습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대화하는 박주현 수석대변인
"박지원 의원님도 궁지에 몰리셔서 예전처럼 좋은 상태가 아니다. 볼 때마다 버럭버럭 하신다. 지난번에는 (정동영 대표에게) 좌편향이라고 버럭 하셨다. 그저께도 (자신을)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버럭버럭 하는 거 보니 평정심을 좀 잃으신 게 아닌가. 그래서 더 대화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정동영 대표 측이 여러 차례 '당 분열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박지원 의원을 노골적으로 '저격'한 겁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지난 5일 회동에서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의 설전도 소개했습니다.
박지원 "나를 상왕으로 모시기로 하지 않았느냐?"
정동영 "나는 상왕이라는 말 자체도 쓰지 않고,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기자들 앞에서 이런 대화가 여과 없이 공개될 정도면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제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새벽 페이스북에 '요즈음 언짢은 일들이 많아 기가 필요하다'며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 "설익은 최고위원들,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속한 비당권파, 대안정치연대 측은 입장문을 내고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기자들과 대화하는 대안정치 장정숙 대변인
"정동영 대표에게 직접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 최측근 인사들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지속하는 상황은 최소한의 진정성마저 의심케 한다. '대안정치'는 오늘 이 시간까지도 당의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는 중진 의원들에 대해 음해성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몇몇 설익은 최고위원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대변인은 어제 정동영 대표가 황주홍, 조배숙 의원을 통해 대안정치 측에 타협안을 제시한 시각, 당권파 최고위원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이 전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 흑색선전을 했다고 했습니다.
대안정치를 이끄는 박지원, 유성엽, 천정배 의원을 가리켜 '박유천'이라고 비아냥댄다고도 했습니다. 또 다른 당권파 민영삼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는데, 정동영 대표가 민 최고위원을 당 SNS 위원장에 임명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의 진로를 둘러싼 건강한 토론이라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내홍은 이제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집단 탈당 초읽기…평화는 어디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오늘(7일)까지를 협상을 위한 '최종 기한'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물꼬를 틀 기미는커녕 '판 깨지는' 파열음만 들려옵니다. 일단 자정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기다려 보자고는 하지만, 분열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평화당 담판 회동
정동영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한 기구 설치 등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울 인물이 정해질 때까지 당권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비대위원장 없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대안정치 측 유성엽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테니, 사실상 당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라는 겁니다.
반면 대안정치 측은 정동영 대표가 버티고 있어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원 의원은 바른미래당 상황에 빗대 "손학규 대표가 옥새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으냐"면서 "정동영 대표가 있으면 (개혁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대위원장으로 모실 몇 사람과 얘기하고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당 대표가 있는데 내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담판이 성공할지는 정동영 대표의 즉시 사퇴 여부에 달려있는데, 이 문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지금 한 달째 평행선만 달리고 있습니다. 하루 새에 갑자기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그럼 최종 담판 시한이 끝나면, 대안정치연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대안정치 소속 10명의 의원 대부분은 '집단 탈당'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처음에는 탈당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도 있었지만, 감정 다툼이 격해지면서 탈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습니다. 대안정치연대는 일단 내일(8일) 아침 공개회의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평화당에서 '평화'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여심야심] 평화 사라진 평화당…집단 탈당 초읽기
-
- 입력 2019-08-07 16:14:36
■ "박지원, '상왕으로 왜 안 모셔' 버럭했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평화당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터져도 '우리 당은 다른 당처럼 죽고 사자, 싸우는 당은 아니다.', '의원들이 경륜이 있어서 대화하면 다 해결된다'고 하던 평화당입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심상찮은 기류는 오늘(7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당권파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백 브리핑'에서 감지됐습니다.
"박지원 의원님도 궁지에 몰리셔서 예전처럼 좋은 상태가 아니다. 볼 때마다 버럭버럭 하신다. 지난번에는 (정동영 대표에게) 좌편향이라고 버럭 하셨다. 그저께도 (자신을)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버럭버럭 하는 거 보니 평정심을 좀 잃으신 게 아닌가. 그래서 더 대화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정동영 대표 측이 여러 차례 '당 분열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박지원 의원을 노골적으로 '저격'한 겁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지난 5일 회동에서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의 설전도 소개했습니다.
박지원 "나를 상왕으로 모시기로 하지 않았느냐?"
정동영 "나는 상왕이라는 말 자체도 쓰지 않고,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기자들 앞에서 이런 대화가 여과 없이 공개될 정도면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제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새벽 페이스북에 '요즈음 언짢은 일들이 많아 기가 필요하다'며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 "설익은 최고위원들,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속한 비당권파, 대안정치연대 측은 입장문을 내고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정동영 대표에게 직접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 최측근 인사들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지속하는 상황은 최소한의 진정성마저 의심케 한다. '대안정치'는 오늘 이 시간까지도 당의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는 중진 의원들에 대해 음해성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몇몇 설익은 최고위원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대변인은 어제 정동영 대표가 황주홍, 조배숙 의원을 통해 대안정치 측에 타협안을 제시한 시각, 당권파 최고위원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이 전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 흑색선전을 했다고 했습니다.
대안정치를 이끄는 박지원, 유성엽, 천정배 의원을 가리켜 '박유천'이라고 비아냥댄다고도 했습니다. 또 다른 당권파 민영삼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는데, 정동영 대표가 민 최고위원을 당 SNS 위원장에 임명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의 진로를 둘러싼 건강한 토론이라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내홍은 이제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집단 탈당 초읽기…평화는 어디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오늘(7일)까지를 협상을 위한 '최종 기한'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물꼬를 틀 기미는커녕 '판 깨지는' 파열음만 들려옵니다. 일단 자정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기다려 보자고는 하지만, 분열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정동영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한 기구 설치 등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울 인물이 정해질 때까지 당권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비대위원장 없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대안정치 측 유성엽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테니, 사실상 당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라는 겁니다.
반면 대안정치 측은 정동영 대표가 버티고 있어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원 의원은 바른미래당 상황에 빗대 "손학규 대표가 옥새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으냐"면서 "정동영 대표가 있으면 (개혁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대위원장으로 모실 몇 사람과 얘기하고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당 대표가 있는데 내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담판이 성공할지는 정동영 대표의 즉시 사퇴 여부에 달려있는데, 이 문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지금 한 달째 평행선만 달리고 있습니다. 하루 새에 갑자기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그럼 최종 담판 시한이 끝나면, 대안정치연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대안정치 소속 10명의 의원 대부분은 '집단 탈당'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처음에는 탈당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도 있었지만, 감정 다툼이 격해지면서 탈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습니다. 대안정치연대는 일단 내일(8일) 아침 공개회의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평화당에서 '평화'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평화당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터져도 '우리 당은 다른 당처럼 죽고 사자, 싸우는 당은 아니다.', '의원들이 경륜이 있어서 대화하면 다 해결된다'고 하던 평화당입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심상찮은 기류는 오늘(7일)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당권파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의 '백 브리핑'에서 감지됐습니다.
"박지원 의원님도 궁지에 몰리셔서 예전처럼 좋은 상태가 아니다. 볼 때마다 버럭버럭 하신다. 지난번에는 (정동영 대표에게) 좌편향이라고 버럭 하셨다. 그저께도 (자신을)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버럭버럭 하는 거 보니 평정심을 좀 잃으신 게 아닌가. 그래서 더 대화가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정동영 대표 측이 여러 차례 '당 분열의 배후 세력'으로 지목한 박지원 의원을 노골적으로 '저격'한 겁니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지난 5일 회동에서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의 설전도 소개했습니다.
박지원 "나를 상왕으로 모시기로 하지 않았느냐?"
정동영 "나는 상왕이라는 말 자체도 쓰지 않고, 상왕으로 모시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
기자들 앞에서 이런 대화가 여과 없이 공개될 정도면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이제 넘지 않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오늘 새벽 페이스북에 '요즈음 언짢은 일들이 많아 기가 필요하다'며 목사님께 기도를 받았다고 근황을 전했습니다.
■ "설익은 최고위원들,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이 속한 비당권파, 대안정치연대 측은 입장문을 내고 불쾌감을 표했습니다.
"정동영 대표에게 직접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 최측근 인사들이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를 지속하는 상황은 최소한의 진정성마저 의심케 한다. '대안정치'는 오늘 이 시간까지도 당의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는 중진 의원들에 대해 음해성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몇몇 설익은 최고위원들을 주시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대안정치연대 장정숙 대변인은 어제 정동영 대표가 황주홍, 조배숙 의원을 통해 대안정치 측에 타협안을 제시한 시각, 당권파 최고위원인 박주현 수석대변인이 전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해 흑색선전을 했다고 했습니다.
대안정치를 이끄는 박지원, 유성엽, 천정배 의원을 가리켜 '박유천'이라고 비아냥댄다고도 했습니다. 또 다른 당권파 민영삼 최고위원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에 대해 명예훼손성 발언을 했는데, 정동영 대표가 민 최고위원을 당 SNS 위원장에 임명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당의 진로를 둘러싼 건강한 토론이라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내홍은 이제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집단 탈당 초읽기…평화는 어디로?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오늘(7일)까지를 협상을 위한 '최종 기한'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협상이 물꼬를 틀 기미는커녕 '판 깨지는' 파열음만 들려옵니다. 일단 자정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기다려 보자고는 하지만, 분열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입니다.
정동영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한 기구 설치 등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울 인물이 정해질 때까지 당권을 내려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합니다. 비대위원장 없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대안정치 측 유성엽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테니, 사실상 당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라는 겁니다.
반면 대안정치 측은 정동영 대표가 버티고 있어 비대위원장을 모실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지원 의원은 바른미래당 상황에 빗대 "손학규 대표가 옥새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런 진전이 없지 않으냐"면서 "정동영 대표가 있으면 (개혁에 대한) 불신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또 비대위원장으로 모실 몇 사람과 얘기하고 있지만, 이구동성으로 당 대표가 있는데 내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담판이 성공할지는 정동영 대표의 즉시 사퇴 여부에 달려있는데, 이 문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지금 한 달째 평행선만 달리고 있습니다. 하루 새에 갑자기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그럼 최종 담판 시한이 끝나면, 대안정치연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대안정치 소속 10명의 의원 대부분은 '집단 탈당'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안정치 관계자는 "처음에는 탈당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의원도 있었지만, 감정 다툼이 격해지면서 탈당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습니다. 대안정치연대는 일단 내일(8일) 아침 공개회의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민주평화당에서 '평화'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은 듯합니다.
-
-
노윤정 기자 watchdog@kbs.co.kr
노윤정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