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文의장 “같은 배”…‘동상이몽’ 5당 대표?

입력 2019.08.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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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월회'(매월 첫째주 월요일 열리는 정례모임)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한 달 여 만에 만났습니다. 문 의장은 '동주공제'(同舟共濟,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라는 말로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했습니다. 각 당 대표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제각각 현안에 대한 요구를 쏟아냈습니다.


문희상 "同舟共濟, 같은 배를 탔다는 마음으로"

문 의장은 오늘(12일) 낮 국회 사랑재에서 5당 대표와 만나, "나라 사정이 간단치가 않다. 미증유(未曾有)의 안보·외교·경제 위협이 다가오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하는 위험에 부딪혀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여야 대표들이 함께 민관정 협의회 구성을 합의해 국민들에게 많은 위안과 기대를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가 마련된 만큼 입법으로 필요한 사항은 한목소리를 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방금 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8월 임시국회 내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민생법안과 결산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모색해보자고 합의했는데 5당 대표들과도 진지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해찬 "잘 못한 20대 국회…9월 임시국회서 만회를"

오늘 가장 먼저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고, 주가 하락, 환율 상승으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국회가 역할을 잘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20대 국회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는 반면 입헙활동을 잘 못했다는 자성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가 생산성 있는 좋은 국회로 마무리되길 바라고, 입법과 예산심사, 공공외교에서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교안 "친일파로 몰아…막말 계속 땐 협력 쉽지 않아"

5당 대표 중 가장 긴 시간 발언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 방점은 안보위기 등 국가 위기 극복과 제1야당인 한국당 비난을 중단하라는 요구였습니다. 황 대표는 "일본 수출 규제에 초당적으로 협력했는데, 정작 한국당에 대한 공세는 높아져, 서로 막말이라고 생각되는 말까지 오가는 건 안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 당에 대해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한 분까지 있는데, 지금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라면서 "우리 당을 친일파로 모는데, 과연 그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여러 가지 입에 담을 수 없는 공격을 우리 당에 대해 하고 있는데, 도를 넘는 잘못된 막말이 진행된다면 국회 협력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고 강한 어조로 발언했습니다. 황 대표의 오늘 발언은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요즘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보면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구별되지 않는다"며 "꼬여 있는 한일관계의 책임을 우리 정부 탓으로 돌리는 황 대표의 정략적 대응방식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는 장관 청문회와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6차례 장관급 인사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임명됐다"면서 "이번만큼은 국회가 무시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손학규 "조국 왜 임명했나?…선거법 개정 확실하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정개특위 본격 가동을 앞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에 연동형비례제 등 선거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손 대표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는 정치권이 그렇게 반대하는데 왜 굳이 임명하느냐. 국론 분열, 정치권과 국민의 편 가르기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대로 반성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손 대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돼 운영되는데 선거법 개정은 한국당도 그렇지만 민주당에서 좀 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난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취지를 살려 제대로 된 제도 개혁으로 우리나라 정치구조를 바꾸는 데 노력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동영 "집에 불이 나서 빨리 올 수 없었다…문재인 독트린을"
12분 지각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스스로 "집에 불이 나서 빨리 올 수 없었다"고 해 참석자들이 잠시 웃었습니다. 오늘 의원 10명이 탈당한 것을 두고, "정의당보다 작은 5당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국내외 현안과 관련해서는 "8·15에 정부의 '문재인 독트린'이 나와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 4강 외교에서 김대중 독트린을 끌고 나간 것을 참고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8월 31일이 선거제 개혁 분수령이고 이를 넘기면 20대 국회는 사실상 파산"이라며 "8월 말에 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혁을 하는 것에 황교안 대표도 어떻게든 참여해 함께 합의안을 만들어 의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5당 대표 TV토론을…한국당, 경찰 조사 응해야"
'초월회 신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 경제원탁토론회와 정개특위 본격 가동,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경찰조사에 한국당이 응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심 대표는 "여야가 합의한 만큼 신속하게 국회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 그 자리를 통해 첫째로 아베정권 경제침략에 대응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여야 5당 대표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심 대표는 "이럴 거면 정개특위는 도대체 왜 연장했느냐. 최소한 성의 있는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여당도 제1 소위원장 교체 요구에 끌려다닐 시간이 없다. 이해찬 대표가 숙고해달라"고 촉구하는 한편,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할 수 있도록 황교안 대표가 지휘해주길 부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모이니까"…정기국회 '같은 배' 탈까?
오늘 초월회 회동을 지켜본 한 국회 관계자는 "그래도 모이니까 서로 말씀들을 하시네!"라고 말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사태로 국회선진화법 이전 '동물 국회'로 돌아갔던 20대 국회, 갈등의 핵심이었던 국회 정개특위 본격 가동과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문 의장 말대로 '미증유'의 국가적 위기를 맞아 '같은 배'를 타고 '같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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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2 15:38:43
    여심야심
8월 '초월회'(매월 첫째주 월요일 열리는 정례모임)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한 달 여 만에 만났습니다. 문 의장은 '동주공제'(同舟共濟,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라는 말로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강조했습니다. 각 당 대표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제각각 현안에 대한 요구를 쏟아냈습니다.


문희상 "同舟共濟, 같은 배를 탔다는 마음으로"

문 의장은 오늘(12일) 낮 국회 사랑재에서 5당 대표와 만나, "나라 사정이 간단치가 않다. 미증유(未曾有)의 안보·외교·경제 위협이 다가오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하는 위험에 부딪혀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여야 대표들이 함께 민관정 협의회 구성을 합의해 국민들에게 많은 위안과 기대를 줬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범국가적 비상협력기구가 마련된 만큼 입법으로 필요한 사항은 한목소리를 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방금 민주당 이인영·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8월 임시국회 내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민생법안과 결산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모색해보자고 합의했는데 5당 대표들과도 진지하게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해찬 "잘 못한 20대 국회…9월 임시국회서 만회를"

오늘 가장 먼저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 대표는 "미·중 무역 전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고, 주가 하락, 환율 상승으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국회가 역할을 잘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20대 국회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놓여있는 반면 입헙활동을 잘 못했다는 자성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가 생산성 있는 좋은 국회로 마무리되길 바라고, 입법과 예산심사, 공공외교에서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황교안 "친일파로 몰아…막말 계속 땐 협력 쉽지 않아"

5당 대표 중 가장 긴 시간 발언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 방점은 안보위기 등 국가 위기 극복과 제1야당인 한국당 비난을 중단하라는 요구였습니다. 황 대표는 "일본 수출 규제에 초당적으로 협력했는데, 정작 한국당에 대한 공세는 높아져, 서로 막말이라고 생각되는 말까지 오가는 건 안타깝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 당에 대해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한 분까지 있는데, 지금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라면서 "우리 당을 친일파로 모는데, 과연 그것이 정상적인 판단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어 여러 가지 입에 담을 수 없는 공격을 우리 당에 대해 하고 있는데, 도를 넘는 잘못된 막말이 진행된다면 국회 협력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고 강한 어조로 발언했습니다. 황 대표의 오늘 발언은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9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요즘 황교안 대표의 발언을 보면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구별되지 않는다"며 "꼬여 있는 한일관계의 책임을 우리 정부 탓으로 돌리는 황 대표의 정략적 대응방식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는 장관 청문회와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16차례 장관급 인사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임명됐다"면서 "이번만큼은 국회가 무시되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손학규 "조국 왜 임명했나?…선거법 개정 확실하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정개특위 본격 가동을 앞두고, 민주당과 한국당에 연동형비례제 등 선거법 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손 대표는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는 정치권이 그렇게 반대하는데 왜 굳이 임명하느냐. 국론 분열, 정치권과 국민의 편 가르기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제대로 반성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손 대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새롭게 구성돼 운영되는데 선거법 개정은 한국당도 그렇지만 민주당에서 좀 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지난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린 취지를 살려 제대로 된 제도 개혁으로 우리나라 정치구조를 바꾸는 데 노력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동영 "집에 불이 나서 빨리 올 수 없었다…문재인 독트린을"
12분 지각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스스로 "집에 불이 나서 빨리 올 수 없었다"고 해 참석자들이 잠시 웃었습니다. 오늘 의원 10명이 탈당한 것을 두고, "정의당보다 작은 5당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는 국내외 현안과 관련해서는 "8·15에 정부의 '문재인 독트린'이 나와야 한다"며 "김대중 대통령 시절 4강 외교에서 김대중 독트린을 끌고 나간 것을 참고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8월 31일이 선거제 개혁 분수령이고 이를 넘기면 20대 국회는 사실상 파산"이라며 "8월 말에 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혁을 하는 것에 황교안 대표도 어떻게든 참여해 함께 합의안을 만들어 의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5당 대표 TV토론을…한국당, 경찰 조사 응해야"
'초월회 신입'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 경제원탁토론회와 정개특위 본격 가동,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경찰조사에 한국당이 응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심 대표는 "여야가 합의한 만큼 신속하게 국회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 그 자리를 통해 첫째로 아베정권 경제침략에 대응해 실질적인 해법을 찾는 여야 5당 대표 TV 토론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심 대표는 "이럴 거면 정개특위는 도대체 왜 연장했느냐. 최소한 성의 있는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 여당도 제1 소위원장 교체 요구에 끌려다닐 시간이 없다. 이해찬 대표가 숙고해달라"고 촉구하는 한편,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경찰 조사에 성실히 응할 수 있도록 황교안 대표가 지휘해주길 부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도 모이니까"…정기국회 '같은 배' 탈까?
오늘 초월회 회동을 지켜본 한 국회 관계자는 "그래도 모이니까 서로 말씀들을 하시네!"라고 말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사태로 국회선진화법 이전 '동물 국회'로 돌아갔던 20대 국회, 갈등의 핵심이었던 국회 정개특위 본격 가동과 마지막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문 의장 말대로 '미증유'의 국가적 위기를 맞아 '같은 배'를 타고 '같은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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