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 납품업체가 시험성적서 조작…당국 관리도 허술

입력 2019.08.13 (06:37) 수정 2019.08.1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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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처럼 납품기준을 초과한 수도계량기가 어떻게 아무런 제재 없이 수년 동안 유통됐던 걸까요?

생산 원가를 아끼려는 업체들의 부도덕한 상술과 당국의 허술한 관리 때문이었습니다.

이어서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계량기 납품업체들은 납 함량을 얼마든지 속여서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는 업체가 알아서 정한 표본으로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면 되는데 이때 납 함량 기준을 맞춘 재질 검사용 표본을 따로 만들어서 엉터리 성적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사용 제품과 실제 납품용 제품이 완전히 달랐다는 얘깁니다.

[김00/수도 계량기 제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정상적인 범위 안에 나오는 제품을 준비해 놨다가 그것으로 검사를 의뢰해서 성적서가 나오면 그것을 제출하는 것이죠."]

납 함량이 높을수록 제작이 쉬워 생산원가를 많게는 절반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납품 기준 위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에 제출하기 위해 검사를 맡았던 0.85% 이하라고 나온 성적서를 내셨던 거고요?) 예. 맞습니다. 우리 회사만 그렇다면 제가 이런 말 함부로 못 하죠."]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표본을 지정해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조작이 가능했다고 증언합니다.

[김00/수도 계량기 제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재질 검사용으로 선정해 줍니다. 그러면 다른 제품 준비를 해 놓은 것이 있어요. 거기에다가 이 번호 딱 찍어서 이것을 맡긴다 이거죠."]

실제로 지난해 12 월 서울시에 납품한 한 업체의 계량기에서 납 성분이 2.4 % 검출돼 2 만개가 반품됐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휴대용 재질 분석기를 도입해서 절차를 강화할 것이고요. 감독들이 앞으로 샘플링해서 직접 의뢰하는 방안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일부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과 당국의 관리 부실이 맞물려 수돗물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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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량기 납품업체가 시험성적서 조작…당국 관리도 허술
    • 입력 2019-08-13 06:37:38
    • 수정2019-08-13 06:54:17
    뉴스광장 1부
[앵커]

이처럼 납품기준을 초과한 수도계량기가 어떻게 아무런 제재 없이 수년 동안 유통됐던 걸까요?

생산 원가를 아끼려는 업체들의 부도덕한 상술과 당국의 허술한 관리 때문이었습니다.

이어서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도계량기 납품업체들은 납 함량을 얼마든지 속여서 납품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는 업체가 알아서 정한 표본으로 시험성적서만 제출하면 되는데 이때 납 함량 기준을 맞춘 재질 검사용 표본을 따로 만들어서 엉터리 성적서를 제출했습니다.

검사용 제품과 실제 납품용 제품이 완전히 달랐다는 얘깁니다.

[김00/수도 계량기 제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정상적인 범위 안에 나오는 제품을 준비해 놨다가 그것으로 검사를 의뢰해서 성적서가 나오면 그것을 제출하는 것이죠."]

납 함량이 높을수록 제작이 쉬워 생산원가를 많게는 절반까지 줄일 수 있었습니다.

[납품 기준 위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시에 제출하기 위해 검사를 맡았던 0.85% 이하라고 나온 성적서를 내셨던 거고요?) 예. 맞습니다. 우리 회사만 그렇다면 제가 이런 말 함부로 못 하죠."]

이런 꼼수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표본을 지정해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조작이 가능했다고 증언합니다.

[김00/수도 계량기 제조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재질 검사용으로 선정해 줍니다. 그러면 다른 제품 준비를 해 놓은 것이 있어요. 거기에다가 이 번호 딱 찍어서 이것을 맡긴다 이거죠."]

실제로 지난해 12 월 서울시에 납품한 한 업체의 계량기에서 납 성분이 2.4 % 검출돼 2 만개가 반품됐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휴대용 재질 분석기를 도입해서 절차를 강화할 것이고요. 감독들이 앞으로 샘플링해서 직접 의뢰하는 방안으로 (개선하겠습니다)."]

일부 업체들의 얄팍한 상술과 당국의 관리 부실이 맞물려 수돗물 불신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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