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미루는 원하청 구조가 원인’…김용균 사망 8개월 만에 진상조사 결론

입력 2019.08.19 (19:07) 수정 2019.08.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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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왜 참혹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야 했는지, 사고 8개월 만에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원청인 발전사와 정비 업무를 맡은 하청업체가 안전 책임을 미루는 사이, 노동자만 희생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겨울 김용균 씨는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설비에 끼어 숨졌습니다.

작업 미숙 때문인지,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인지, 사고원인은 엇갈렸습니다.

사고 8개월여, 진상조사위 출범 넉 달 만에 최종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조위는 김용균 씨의 부주의가 아니라 원청-하청 구조가 사고 원인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권영국/특조위 간사 : "(원청은)나의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 (하청은) 나는 (안전개선) 신청은 하되 내가 책임질 수 없다고 해서 쌍방간에 책임의 공백상태가 발생했고..."]

실제로 하청업체는 원청인 서부발전에 사고 발생 부근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처는 없었습니다.

심지어 정직원과 하청 직원은 사망사고의 무게도 달랐습니다.

한 발전사는 경영평가를 할 때 정직원이 산재로 숨지면 12점, 하청업체 직원이 숨지면 4점만 깎이도록 했습니다.

하청 직원의 안전을 소홀히 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는 겁니다.

특조위는 또 1급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의 농도가 기준치의 16배에 이르는 등, 석탄화력발전소의 안전상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지형/진상조사위 위원장 : "협력 업체의 사고 및 중독 위험은 (원청) 발전사의 5~6배를 뛰어넘었습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조사결과에 일단 안도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자식이 잘못해서 죽었다고 얘기를 한 것에 대한 억울함이 컸어요. 그래서 그리고 이렇게 밝혀진 것에 대해서 안도감(이 듭니다)."]

9월 말 활동을 마치는 특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발전소 민영화와 외주화를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는 등의 권고안도 함께 내놨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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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임 미루는 원하청 구조가 원인’…김용균 사망 8개월 만에 진상조사 결론
    • 입력 2019-08-19 19:09:23
    • 수정2019-08-19 19: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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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왜 참혹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야 했는지, 사고 8개월 만에 진상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원청인 발전사와 정비 업무를 맡은 하청업체가 안전 책임을 미루는 사이, 노동자만 희생당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변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겨울 김용균 씨는 태안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 설비에 끼어 숨졌습니다.

작업 미숙 때문인지,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인지, 사고원인은 엇갈렸습니다.

사고 8개월여, 진상조사위 출범 넉 달 만에 최종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특조위는 김용균 씨의 부주의가 아니라 원청-하청 구조가 사고 원인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권영국/특조위 간사 : "(원청은)나의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 (하청은) 나는 (안전개선) 신청은 하되 내가 책임질 수 없다고 해서 쌍방간에 책임의 공백상태가 발생했고..."]

실제로 하청업체는 원청인 서부발전에 사고 발생 부근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처는 없었습니다.

심지어 정직원과 하청 직원은 사망사고의 무게도 달랐습니다.

한 발전사는 경영평가를 할 때 정직원이 산재로 숨지면 12점, 하청업체 직원이 숨지면 4점만 깎이도록 했습니다.

하청 직원의 안전을 소홀히 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는 겁니다.

특조위는 또 1급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의 농도가 기준치의 16배에 이르는 등, 석탄화력발전소의 안전상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지형/진상조사위 위원장 : "협력 업체의 사고 및 중독 위험은 (원청) 발전사의 5~6배를 뛰어넘었습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조사결과에 일단 안도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자식이 잘못해서 죽었다고 얘기를 한 것에 대한 억울함이 컸어요. 그래서 그리고 이렇게 밝혀진 것에 대해서 안도감(이 듭니다)."]

9월 말 활동을 마치는 특조위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발전소 민영화와 외주화를 철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는 등의 권고안도 함께 내놨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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