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여순사건 재심...애타는 유족들

입력 2019.08.19 (21:55) 수정 2019.08.20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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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여순사건 재심이
시작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기록 확보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고령의 유족들은
애타는 심정으로
길어지는 재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휠체어를 탄 구순 할머니가
차에서 힘겹게 내립니다.

여순사건 재심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법원을 찾은 96살 진점순 씨.

71년 전, 철도 기관사로 일하다
여순사건에 휘말려 사형당한
재심 대상자 고 장환봉 씨의 아냅니다.

통한의 세월을 보낸 진 씨는
남편의 죽음이 여전히 억울하고 분합니다.

<진점순/여순사건 유족>
" (남편이) 스물아홉에 돌아갔어요. 그렇게 착한 사람을...
돌아가시고 (나도) 죽으려고 몇 번이나 (했는데도) 안 죽대요."

하지만 두 달 만에 열린
여순사건 세 번째 재심 재판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맸습니다.

당시 사형 선고의 근거가 되는
'공소 사실'을 복원하기 위한 기록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지난달
진실화해위원회 진술 조서 등을
국가기록원에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또
장 씨 같은 철도원들의
여순사건 관련 재판 기록도
요청할 계획이지만
어떤 자료가 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 두 번의 재판처럼
오늘도 장 씨의 사형에 대한 사실관계 대신
재판 진행 절차만 논의됐습니다.

재판부는
방청객에게 자료까지 보여주며
유족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공소사실이 충분히 복원되지 않으면
제주 4.3 재심처럼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공소 기각 판결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민간인 희생자의 공소사실을
복원할 수 있는 기록을 찾는 건데,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서
재판 일정도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순사건 재심
네 번째 재판은 두 달 뒤인
10월 28일 이어집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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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늦어지는 여순사건 재심...애타는 유족들
    • 입력 2019-08-19 21:55:32
    • 수정2019-08-20 01:31:00
    뉴스9(순천)
[앵커멘트] 여순사건 재심이 시작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기록 확보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고령의 유족들은 애타는 심정으로 길어지는 재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휠체어를 탄 구순 할머니가 차에서 힘겹게 내립니다. 여순사건 재심 재판을 지켜보기 위해 법원을 찾은 96살 진점순 씨. 71년 전, 철도 기관사로 일하다 여순사건에 휘말려 사형당한 재심 대상자 고 장환봉 씨의 아냅니다. 통한의 세월을 보낸 진 씨는 남편의 죽음이 여전히 억울하고 분합니다. <진점순/여순사건 유족> " (남편이) 스물아홉에 돌아갔어요. 그렇게 착한 사람을... 돌아가시고 (나도) 죽으려고 몇 번이나 (했는데도) 안 죽대요." 하지만 두 달 만에 열린 여순사건 세 번째 재심 재판은 여전히 안갯속을 헤맸습니다. 당시 사형 선고의 근거가 되는 '공소 사실'을 복원하기 위한 기록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지난달 진실화해위원회 진술 조서 등을 국가기록원에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검찰은 또 장 씨 같은 철도원들의 여순사건 관련 재판 기록도 요청할 계획이지만 어떤 자료가 있는지는 불확실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 두 번의 재판처럼 오늘도 장 씨의 사형에 대한 사실관계 대신 재판 진행 절차만 논의됐습니다. 재판부는 방청객에게 자료까지 보여주며 유족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도, 공소사실이 충분히 복원되지 않으면 제주 4.3 재심처럼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공소 기각 판결이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민간인 희생자의 공소사실을 복원할 수 있는 기록을 찾는 건데,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서 재판 일정도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순사건 재심 네 번째 재판은 두 달 뒤인 10월 28일 이어집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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