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푸틴, 정상회담서 상대국 반정부 집회 거론 ‘신경전’

입력 2019.08.20 (07:11) 수정 2019.08.20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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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상대국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마크롱이 러시아의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먼저 거론하자 푸틴은 "우리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같은 상황이 안 일어나게 하겠다"고 반박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먼저 이날 대통령 여름 별장인 지중해 연안 브레강송 요새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올 여름을 저항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선거에 참여할 자유로 명명했다. 유럽 주요국들에서 그러하듯이 러시아에서도 이런 자유들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지난달 20일부터 매 주말 공정선거를 촉구하며 이어져 온 대규모 시위를 거론한 것입니다.

러시아 시민들은 다음 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것에 반발해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푸틴은 이에 모스크바 시위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것을 기회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러시아의 연속시위 관련 질문에 "나는 여기 손님으로 왔고, 그런 주제를 얘기하는 것은 거북하다"면서도 프랑스의 노란 조끼 연속집회를 거론했습니다.

푸틴은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노란 조끼' 연속 시위 와중에 프랑스에서 11명이 죽고 2천500명이 다쳤다"면서 러시아의 수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란 조끼 시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마크롱은 러시아와 프랑스의 정치상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시위를 하고 선거에 참여하는 나라"라며 재반박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상대국의 반정부 집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보였습니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지난 5년간 지속돼 온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을 종식할 실질적인 기회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독일, 프랑스가 참여해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을 논의하는 4자 회동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푸틴은 "새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내가 논의한 내용을 마크롱 대통령과 얘기하겠다"면서 "우리는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정상은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재확인했습니다.

마크롱은 작년 11월 러시아 소치에서 체결된 휴전협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푸틴은 시리아 정부군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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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0 07:11:23
    • 수정2019-08-20 07:34:53
    국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상대국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마크롱이 러시아의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먼저 거론하자 푸틴은 "우리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같은 상황이 안 일어나게 하겠다"고 반박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먼저 이날 대통령 여름 별장인 지중해 연안 브레강송 요새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올 여름을 저항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선거에 참여할 자유로 명명했다. 유럽 주요국들에서 그러하듯이 러시아에서도 이런 자유들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지난달 20일부터 매 주말 공정선거를 촉구하며 이어져 온 대규모 시위를 거론한 것입니다.

러시아 시민들은 다음 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것에 반발해 시위를 벌여왔습니다.

푸틴은 이에 모스크바 시위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것을 기회로 반격에 나섰습니다. 러시아의 연속시위 관련 질문에 "나는 여기 손님으로 왔고, 그런 주제를 얘기하는 것은 거북하다"면서도 프랑스의 노란 조끼 연속집회를 거론했습니다.

푸틴은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노란 조끼' 연속 시위 와중에 프랑스에서 11명이 죽고 2천500명이 다쳤다"면서 러시아의 수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란 조끼 시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마크롱은 러시아와 프랑스의 정치상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시위를 하고 선거에 참여하는 나라"라며 재반박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상대국의 반정부 집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보였습니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지난 5년간 지속돼 온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을 종식할 실질적인 기회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독일, 프랑스가 참여해 우크라이나 분쟁 종식을 논의하는 4자 회동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푸틴은 "새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내가 논의한 내용을 마크롱 대통령과 얘기하겠다"면서 "우리는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정상은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재확인했습니다.

마크롱은 작년 11월 러시아 소치에서 체결된 휴전협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푸틴은 시리아 정부군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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