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간부 “신라젠 세금 취소” 청탁…부인은 신라젠 투자

[앵커]

최근 글로벌 임상 실패로 관련 업계에 충격을 줬죠.

유명 바이오 기업 신라젠입니다.

지난해 국세청은 신라젠의 수상한 주식 거래에 대해 세금 수백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고위 공무원이 세금을 취소하라고 신라젠 구명에 나섰습니다.

이 고위 공무원은 세금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1급 상당 공무원이었는데, 취재 결과, 부인이 신라젠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신라젠은 2014년 3월, 수상한 거래에 나섭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 BW를 발행했고, BW 전량을 문은상 대표와 최대주주 등에게 350억 원에 팝니다.

그런데 이 350억은 신라젠이 사실상 빌려준 돈이었습니다.

회사는 채권을 발행하고도 자금을 전혀 못 끌어왔는데, 경영진은 자기 돈 안 들이고 신주인수권을 얻는 결과였습니다.

실제 문은상 대표는 신주를 사고팔아 차익 천백억여 원을 벌었습니다.

이를 포착한 국세청은 지난해 1월 증여세 494억 원을 부과했고, 문 대표는 조세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문제는 이때부터입니다.

기재부 고위 공무원 A씨가 조세심판원에 3차례 전화를 합니다.

'문 대표가 고등학교 후배다, 기재부 예규가 있으니 잘 검토하라'고 전합니다.

A 씨가 말한 예규란 국세예규심사위원회가 '신라젠 과세는 부당하다'고 의결했는데, A 씨 자신이 위원장이었습니다.

감사원도 부당 청탁으로 보고, 지난주 경징계 이상을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더 있었습니다.

A 씨의 부인이 지난해까지 3년간 신라젠 주식을 보유했고, 주식 거래로 2천여만 원을 벌었던 것.

부인이 투자한 회사를 위해 조세심판에 개입했다는 이해충돌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대해 A 씨는 자신의 업무와 무관하게 부인이 사적으로 신라젠 주식을 거래한 것일 뿐이며, 예규심사위 개최 전에 주식 대부분을 팔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간부 A씨는 경징계도 억울하다며 감사원에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