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수첩] 스타 히스토리 - 맛깔나는 연기력의 소유자, 배우 성동일

[앵커]

다음은 연예계 소식을 알아보는 <연예수첩> 시간입니다.

남현종 아나운서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스타들의 연예계 발자취를 돌아보는 ‘스타 히스토리’ 시간입니다.

오늘 만나볼 주인공은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색깔로 맛깔나게 표현해내는 배우 성동일 씬데요.

수십 편의 작품에 출연해 온 성동일 씨가 이번에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바로 만나 보시죠.

[리포트]

배우 성동일 씨가 연기 인생 처음으로 공포 영화에 도전했습니다.

[김혜준/선우 역 : "삼촌, 아무래도 집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성동일/강구 역 : "너희들 어떻게 키웠는데."]

가족의 모습으로 변신한 악마로 인해 기이한 사건들이 생기는 과정을 그린 공포 영화 ‘변신’.

데뷔 후 처음으로 공포물에 출연한 성동일 씨,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요.

[성동일 : "우리 흔히 얘기하는 뭐 오컬트 영화, 미스터리 이런 건 줄 알고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의외로) 따뜻한 가족 이야기더라고요. 그래서 ‘아, 가족 이야기하면 또 나 아닌가?’ 싶어서."]

성동일 씨는 이번 영화로 섬뜩한 연기 변신을 예고했는데요, 공포 연기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을까요?

[성동일 : "그냥 시나리오 써진 대로만가도 뭐 전혀 문제가 없겠다 싶어서. 지금까지 나온 어떤 공포(를 다룬) 극한 스릴러보다도, 완전히 다른, 가장 한국적인 가족 이야기가 아마 나올 겁니다."]

이제는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지만, 성동일 씨는 사실 긴 무명 생활을 지나왔는데요.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1991년 한 방송사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성동일 씨.

당시 장동건, 이병헌 씨와 함께 3대 방송사의 유망주로 꼽히며 주목받았지만 작품에 캐스팅된 뒤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성동일 : "연극했을 땐 자신감이 있어서, 얼굴도 모난 배우도 아니고 해서 잘 될 줄 알았어요. (연기 발성이) 연극 톤이었죠. 안 때리신 게 다행일 정도로."]

이후 또래 동기 배우들이 주연을 꿰차며 이름을 알리는 동안 성동일 씨는 단역에 머물러야 했는데요.

그런 성동일 씨에게 운명 같은 작품이 찾아왔으니~ 1998년도에 방송된 드라마 ‘은실이’입니다.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시골 청년, 양정팔 역할로 주목받기 시작한 성동일 씨.

[성동일 : "3회에서 4회 나오는 단역이었는데, 원래 대사도 표준어였죠. 이러다 어차피 잘리는 거 한 4회, 3회 나오는 거니까 “아이, 내 멋대로 한번 해보자”라고 했는데, 작가 선생님이 전주분이세요. 고향 말을 들어서 정겨우셨는지, 조감독이 자꾸 불러요. “너 또 나온다”고."]

성동일 씨의 열정으로 탄생한 일명 ‘빨간 양말’ 캐릭터가 큰 인기를 끌자 그 기세를 몰아 트로트 앨범까지 발표합니다.

[성동일 : "하얀 구두에 빨간 양말이 어울리지 않아도 좋아~ 영숙 씨 위한 뜨거운 가슴 변할 수는 없을 거랑께~♬"]

이후 성동일 씨는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쌓아왔는데요.

성동일 씨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이 있죠?

바로 2010년 방영된 KBS 드라마 ‘추노’!

[성동일/천지호 역 : "은혜는 못 갚아도 원수는 꼭 갚는 게 이 천지호야. 알어? 이 천지호!"]

성동일 씨는 비열한 추노패 두목 천지호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받았는데요.

천지호의 상징과 같았던 검은 치아를 위해 매번 색소가 들어간 제품을 발랐다고 합니다.

[성동일 : "그거(추노) 이후로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어."]

[박미선 : "왜?"]

[성동일 : "그게 매니큐어처럼 생겨서 이렇게 바르는데, 점심만 먹으면 절반이 지워지고, 또 뭐만 좀 지나면 지워지고 그래서."]

성동일 씨의 그런 노력 덕분이었을까요?

그해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제2의 도약을 하게 됩니다.

이후 성동일 씨는 복고 열풍을 불러온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여주인공의 아빠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요.

조금은 무뚝뚝하지만 아내와 딸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 아빠’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성동일 씨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한 건 다름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었는데요.

2013년 아이들과 함께 육아 예능에 출연해 소탈한 매력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은 성동일 씨.

집 TV를 없애고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왔지만 아이들이 큰 뒤로 힘든 점이 있다고 합니다.

[성동일 : "(둘째가) 5학년이야, 5학년. 지금 애가 많이 민감해졌지."]

[정은지 : "어떨 때 제일 어려우세요?"]

[성동일 : "아무래도 딸들이니까 모든 게 다 어렵지 내 자식이라도."]

[정은지 : "만약에 ‘(둘째) 빈이한테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이런 성격이었으면 좋겠다’하는 남자 배우가 있으세요?"]

[성동일 : "공무원처럼 성실한 친구. 살아보니까 성실한 것만큼 큰 무기는 없는 것 같아요."]

성실함은 기본, 꾸밈없고 솔직한 연기를 선보이는 성동일 씨를 롤 모델로 꼽는 후배 배우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권상우 : "선배님은 정말로 비유법, 은유법이 맛깔나는 게 많아요. 결코 똑같은 말을 두 번 안 해요. 내가 볼 땐 트렁크에 무슨 고서가 있는 것 같아요. 정말 그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어떤 포부? 그게 굉장히 부럽죠."]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선배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김유정 : "성동일 선배님과 함께할 때 굉장히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았었고, 소년 같은 마음으로 저를 친구처럼 예쁘게 대해주셔서 정말 편하게, 감사하게 촬영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름 없는 단역에서 시작해 올해 주연을 맡은 영화 두 편의 개봉을 앞둔 성동일 씨.

진정한 대기만성형 배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성동일 씨 표 연기, 앞으로도 오래도록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지금까지 남현종의 <연예수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