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장난감 대신 흙놀이…‘숲 유치원’으로

입력 2019.08.27 (10:46) 수정 2019.08.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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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아이들 장난감은 종류도 다양하고, 제품도 참 잘 나오는데요.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장난감보다 더 가까이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즘 호주 유치원과 학교에서는 학습 방법도 이에 따라 변화하는 추세라고도 하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알아보시죠.

[리포트]

호주 멜버른 북쪽에 위치한 한 유치원.

이곳에는 여느 유치원과는 다르게 없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로봇, 인형 등 플라스틱 장난감인데요.

대신 숲 놀이터에서 나무와 흙과 돌을 도구 삼아 놉니다.

[유치원생 : "저는 검 넛(gum nut) 나무 열매와 그네를 좋아해요."]

[유치원생 : "물이 나오는 구멍 아래에는 물길이 있어요! (놀이터에선 또 무슨 일이 일어나니?) 물을 뿜어내는 돌이 있어요!"]

유치원 외부에는 온몸이 진흙 범벅이 될 때까지 놀이하는 진흙탕도 있습니다.

[니콜 메서/유치원 원장 : "처음엔 아이들이 진흙을 만지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막대를 이용해 진흙을 만지거나, 바지가 더러워질까 봐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죠. 그래서 도전하게 하고, 안락한 곳으로부터 나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자연에서 자유를 느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이 유치원은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주민들이 쓰지 않는 공간을 숲으로 만들었습니다.

플라스틱 장난감을 치우고 자연으로 아이들을 데려가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요.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놀지, 아이들이 자신만의 놀이를 만들어내며,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겁니다.

때로는 추울 때도 있고, 습할 때도 있는 자연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며 환경에 적응하는 법도 자연스레 익히고 있는데요.

놀이를 통해 언어 습득 능력을 높이고, 감각 발달을 비롯해 운동 발달과 자기 조절 능력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트럭이나 인형과 같은 장난감을 갖고 놀이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성별 고정관념도 없앨 수 있게 됐습니다.

[니콜 메서/유치원 원장 : "이 교육방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공평한 공간에서 함께 노는 법을 알게 했습니다."]

숲 개방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역 원로이자 배우, 잭 찰스는 자연을 이용하는 유치원과 학교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잭 찰스/지역 원로·배우 : "(이 교육방법은) 아이들의 마음 발달을 위한 깨달음입니다."]

최근 호주에는 이러한 숲 유치원(bush kindergartens)과 자연 놀이 학습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유년기 자연 놀이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면서, 유치원과 학교에서 관련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건데요.

[자넷 디먼트 박사/교육 전문가 : "점점 더 많은 아이가 실내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 결과가 매우 염려됩니다. 아이들이 야외 활동을 할 때 얻어지는 이점들은 전 세계적으로 야외 놀이와 야외 학습을 통해 얻어지고 있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예전엔 자연 속에서,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게 아이들의 일상이었다지만, 요즘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실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신체 능력 저하와 미디어 중독 위험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숲 유치원'을 표방한 교육기관이 늘어나는 등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책임지는 대안적 교육 공간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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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장난감 대신 흙놀이…‘숲 유치원’으로
    • 입력 2019-08-27 10:52:17
    • 수정2019-08-27 11:13:29
    지구촌뉴스
[앵커]

요즘 아이들 장난감은 종류도 다양하고, 제품도 참 잘 나오는데요.

건강하고 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장난감보다 더 가까이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요즘 호주 유치원과 학교에서는 학습 방법도 이에 따라 변화하는 추세라고도 하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알아보시죠.

[리포트]

호주 멜버른 북쪽에 위치한 한 유치원.

이곳에는 여느 유치원과는 다르게 없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로봇, 인형 등 플라스틱 장난감인데요.

대신 숲 놀이터에서 나무와 흙과 돌을 도구 삼아 놉니다.

[유치원생 : "저는 검 넛(gum nut) 나무 열매와 그네를 좋아해요."]

[유치원생 : "물이 나오는 구멍 아래에는 물길이 있어요! (놀이터에선 또 무슨 일이 일어나니?) 물을 뿜어내는 돌이 있어요!"]

유치원 외부에는 온몸이 진흙 범벅이 될 때까지 놀이하는 진흙탕도 있습니다.

[니콜 메서/유치원 원장 : "처음엔 아이들이 진흙을 만지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막대를 이용해 진흙을 만지거나, 바지가 더러워질까 봐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죠. 그래서 도전하게 하고, 안락한 곳으로부터 나오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자연에서 자유를 느끼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 이 유치원은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주민들이 쓰지 않는 공간을 숲으로 만들었습니다.

플라스틱 장난감을 치우고 자연으로 아이들을 데려가자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는데요.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놀지, 아이들이 자신만의 놀이를 만들어내며, 스스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 겁니다.

때로는 추울 때도 있고, 습할 때도 있는 자연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며 환경에 적응하는 법도 자연스레 익히고 있는데요.

놀이를 통해 언어 습득 능력을 높이고, 감각 발달을 비롯해 운동 발달과 자기 조절 능력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또한, 트럭이나 인형과 같은 장난감을 갖고 놀이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성별 고정관념도 없앨 수 있게 됐습니다.

[니콜 메서/유치원 원장 : "이 교육방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공평한 공간에서 함께 노는 법을 알게 했습니다."]

숲 개방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역 원로이자 배우, 잭 찰스는 자연을 이용하는 유치원과 학교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잭 찰스/지역 원로·배우 : "(이 교육방법은) 아이들의 마음 발달을 위한 깨달음입니다."]

최근 호주에는 이러한 숲 유치원(bush kindergartens)과 자연 놀이 학습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유년기 자연 놀이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면서, 유치원과 학교에서 관련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건데요.

[자넷 디먼트 박사/교육 전문가 : "점점 더 많은 아이가 실내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 결과가 매우 염려됩니다. 아이들이 야외 활동을 할 때 얻어지는 이점들은 전 세계적으로 야외 놀이와 야외 학습을 통해 얻어지고 있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예전엔 자연 속에서,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게 아이들의 일상이었다지만, 요즘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실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게 현실입니다.

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신체 능력 저하와 미디어 중독 위험이 우려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도 '숲 유치원'을 표방한 교육기관이 늘어나는 등 아이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책임지는 대안적 교육 공간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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