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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이번엔 美 국무부 2인자로 거론…북미 실무협상 어디로?
입력 2019.08.27 (11:35) 수정 2019.08.27 (11:36) 취재K
"러시아 대사 고사한 비건, 이번엔 국무부 부장관 거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26일 '트럼프의 대북 핵심 인물, 국무부 2인자로 거론(Trump's North Korea point man gets a look for No. 2 State Dept. job)'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복수의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존 설리번 현 국무부 부장관이 10월 초 공석이 되는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이야기되는데, 그 자리를 비건 대표가 메꿀 거라는 겁니다.

애초에 차기 러시아 대사로는 비건 대표가 유력하게 꼽혔습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미국 러시아 재단'에서 일하는 등 러시아와 관련해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러시아 대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미 정상 회동 직후 비건 대표에게 북한과 실무 협상을 재개하라는 과제를 안겼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협상팀에 큰 믿음과 확신(great faith and confidence)을 가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 대사직은 맡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진전을 이루는 일에 전적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사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사

"비건, 北 탑다운 전략에 피로감 느낀 듯"

하지만 최근 들어 비건 대표는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급격히 피로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집니다. 폴리티코는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대표가 최근 들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직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북특별대표 자리는 '보람이 없는'(thankless) 자리라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길 원한다는 의사를 동료들에게 피력했다는 겁니다. 비건 대표는 북한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고, 북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하고만 직접 만나려 드는 것은 매우 짜증 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을 찾았을 때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비건, 방한 중 北에 접촉 제안…北 응답 대신 비난

북한이 비난한 한미 군사훈련이 마무리된 때를 맞춰 방한한 비건 대표는 출국 일정도 하루 늦추면서 북한의 응답을 기다렸지만, 북한은 끝내 답이 없었습니다.


폼페이오 출마설…북미 협상 변수 된 美 국내 정치

대화에 응답하지 않은 북한은 지난 23일 리용호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내놓고 폼페이오 장관을 맹비난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협상의 훼방꾼이라며, 사실상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일이 될 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하는데, 이것을 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현 대외 정책보다는 앞으로의 보다 큰 '정치적 포부'를 실현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내년 캔자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로도 언급됩니다. 여기에 비건 대표까지 미국 국내 정치에 따라 차출될 가능성이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손짓에도 몸 사리는 北…김정은 메시지 준비 중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6일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도 김정은에게 대화 복귀를 손짓했습니다. "내가 아주 잘 알게 된 김정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를 가진 사람이고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어서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북미 실무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과 미국은 6월 말 정상 회동에서 2~3주 이내에 실무 협상을 재개하자고 못 박았지만, 두 달이 다 되도록 사전 접촉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실무 협상 대표가 누구인지조차 북한은 명확히 밝힌 적이 없습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비건 대표의 거취도 불분명한 상황인 겁니다.

일단 북한은 최고 인민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 이후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4개월 만에 최고 인민회의를 다시 소집한 만큼, 이때 김정은의 메시지가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들고 나올지 지켜봐야겠지만, 북한이 시한을 못 박은 올해 말까지 북미가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내려면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비건, 이번엔 美 국무부 2인자로 거론…북미 실무협상 어디로?
    • 입력 2019-08-27 11:35:25
    • 수정2019-08-27 11:36:35
    취재K
"러시아 대사 고사한 비건, 이번엔 국무부 부장관 거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현지시간 26일 '트럼프의 대북 핵심 인물, 국무부 2인자로 거론(Trump's North Korea point man gets a look for No. 2 State Dept. job)'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복수의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국무부 부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존 설리번 현 국무부 부장관이 10월 초 공석이 되는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이야기되는데, 그 자리를 비건 대표가 메꿀 거라는 겁니다.

애초에 차기 러시아 대사로는 비건 대표가 유력하게 꼽혔습니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미국 러시아 재단'에서 일하는 등 러시아와 관련해 전문성을 갖췄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에 집중하고 싶다면서 러시아 대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북미 정상 회동 직후 비건 대표에게 북한과 실무 협상을 재개하라는 과제를 안겼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협상팀에 큰 믿음과 확신(great faith and confidence)을 가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 대사직은 맡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 진전을 이루는 일에 전적으로 헌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사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사

"비건, 北 탑다운 전략에 피로감 느낀 듯"

하지만 최근 들어 비건 대표는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급격히 피로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집니다. 폴리티코는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비건 대표가 최근 들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직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북특별대표 자리는 '보람이 없는'(thankless) 자리라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나길 원한다는 의사를 동료들에게 피력했다는 겁니다. 비건 대표는 북한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고, 북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하고만 직접 만나려 드는 것은 매우 짜증 나는 상황이라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습니다.

실제로 비건 대표는 지난 20일 한국을 찾았을 때도 북한과 비공식 접촉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비건, 방한 중 北에 접촉 제안…北 응답 대신 비난

북한이 비난한 한미 군사훈련이 마무리된 때를 맞춰 방한한 비건 대표는 출국 일정도 하루 늦추면서 북한의 응답을 기다렸지만, 북한은 끝내 답이 없었습니다.


폼페이오 출마설…북미 협상 변수 된 美 국내 정치

대화에 응답하지 않은 북한은 지난 23일 리용호 외무상 명의의 담화를 내놓고 폼페이오 장관을 맹비난했습니다. 리 외무상은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협상의 훼방꾼이라며, 사실상 폼페이오 장관의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가장 강력한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일이 될 만 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가곤 하는데, 이것을 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현 대외 정책보다는 앞으로의 보다 큰 '정치적 포부'를 실현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내년 캔자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로도 언급됩니다. 여기에 비건 대표까지 미국 국내 정치에 따라 차출될 가능성이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미국 국내 정치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손짓에도 몸 사리는 北…김정은 메시지 준비 중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6일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도 김정은에게 대화 복귀를 손짓했습니다. "내가 아주 잘 알게 된 김정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를 가진 사람이고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한국 사이에 있어서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도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북미 실무 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과 미국은 6월 말 정상 회동에서 2~3주 이내에 실무 협상을 재개하자고 못 박았지만, 두 달이 다 되도록 사전 접촉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실무 협상 대표가 누구인지조차 북한은 명확히 밝힌 적이 없습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비건 대표의 거취도 불분명한 상황인 겁니다.

일단 북한은 최고 인민회의가 열리는 오는 29일 이후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4개월 만에 최고 인민회의를 다시 소집한 만큼, 이때 김정은의 메시지가 공개될 가능성이 큽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어떤 메시지를 들고 나올지 지켜봐야겠지만, 북한이 시한을 못 박은 올해 말까지 북미가 큰 틀의 합의를 이뤄내려면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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