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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원 지방분해주사…“지방 못 녹여”
입력 2019.08.27 (17:16) 수정 2019.08.27 (17:20) 취재K
"고객님~ 윗배, 아랫배, 옆구리... 천만 원이세요."

취재진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손길은 냉정하고 거침없었습니다. 비만 클리닉의 전문 상담실장은 기자의 몸을 보자마자 어디에 주사를 맞아야 할지 노련하게 부위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복부는 윗배, 아랫배, 양쪽 옆구리 등 4부위와 등살 쪽으로 나누어 6회 시술에 1,040만 원, 허벅지 역시 양쪽 앞, 뒤, 안쪽, 바깥쪽을 나누어 1,040만 원의 견적을 받아들었습니다. 너무 비싸 망설이는 표정을 보이는 순간, 추가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A의원 상담실장A의원 상담실장

"저희 특허 약물이에요, 고객님. 특허 약물. 저희가 비싼 데도 환자분들 많이 오시는 게 특허 약물이니까, 못 따라 하니까. 얘는 일시적이지 않아요. 시술하고 체중 유지만 잘 해주면 계속 가요."

조금 더 저렴한 병원도 있습니다. 복부가 300만 원, 허벅지가 200만 원쯤 합니다. 취재진이 방문한 병원들의 주사 가격은 수백만 원에서 최고 1천만 원을 넘는 경우까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하지만 몸을 섬세하게 부위별로 나눈다는 점, 맞기만 하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고 장담하는 점 등은 모두 똑같았습니다.

B 의원 상담실장B 의원 상담실장

"허벅지는 이제 안쪽, 바깥쪽이 한 부위고요. 엉덩이 윗부분이라든지 무릎 안쪽, 위쪽 이런 부분 신경 많이 쓰이거든요."
기자 : 무릎에도 지방이 있나요?
"네, 있어요. 여기(무릎 위) 부분 되게 통통하신 분들 있거든요?"

운동은 하지 말고 밥은 굶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지방만 골라 분해한다는 '마법의 주사', 지방 분해 주사만 맞으면 살이 빠진다고 홍보합니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고 효과는 반영구적이니 결코 돈이 아깝지 않다는 설득이 계속됩니다. 환자는 아니지만, 미용시술 병원을 찾은 '고객님'들은 끝내 지갑을 열게 됩니다. 인터넷에는 몸무게가 줄고 허리가 가늘어졌다는 홍보성 체험 후기가 넘쳐나고 입소문이 난 병원은 대기실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업 중입니다.

효과는요? "없습니다." 부작용은요? "걱정됩니다."

취재진은 이 지방분해주사를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주사제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병원들은 약 성분을 비밀처럼 얘기하지만, 특허제품의 성분은 특허청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히알루로니다아제, 리도카인, 페니라민, L-카르니틴...병원 측에서 성분을 허위로 기재한 게 아니라면 이런 약물들이 특허 지방분해주사제 속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약학 전문가들은 해당 약물에서 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는 성분은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미용시술 병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살을 빼는 소위 '마법의 주사'는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경수/교수/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김경수/교수/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어떤 대단한 체지방 분해 효과가 있으면 이건 대박이죠. 나 혼자 쓸 게 아니에요. 특허를 제대로 걸어서 제약회사에서 만들어서 팔 수 있는 거죠. 이 시장이 얼마나 큽니까? 국소적으로 주사 몇 방해서 살을 뺀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거죠. 그런데 그런 방법들이 아직 없으니까요."

부작용이 없다는 말은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취재진이 만난 한 30대 여성은 출산 후 처진 피부가 고민돼 병원을 찾았다가 지방분해주사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후 피부가 변하고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나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이OO/주사 부작용 피해자 : "살이 보라색으로 막 울긋불긋하게 됐었어요. 맞고 나서는 진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두근거림과 몸 떨림이 있었어요. 근데 정말로 아,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병원에서는 이 씨에게 치료비를 줄테니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했다고 합니다. 취재진과 함께 주사 체험에 나섰던 20대 남성도 생식기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 시술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 측은 부작용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다가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약물인지 알려달라고 하자 그건 안된다고 합니다.

  • 수백만 원 지방분해주사…“지방 못 녹여”
    • 입력 2019-08-27 17:16:04
    • 수정2019-08-27 17:20:28
    취재K
"고객님~ 윗배, 아랫배, 옆구리... 천만 원이세요."

취재진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손길은 냉정하고 거침없었습니다. 비만 클리닉의 전문 상담실장은 기자의 몸을 보자마자 어디에 주사를 맞아야 할지 노련하게 부위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복부는 윗배, 아랫배, 양쪽 옆구리 등 4부위와 등살 쪽으로 나누어 6회 시술에 1,040만 원, 허벅지 역시 양쪽 앞, 뒤, 안쪽, 바깥쪽을 나누어 1,040만 원의 견적을 받아들었습니다. 너무 비싸 망설이는 표정을 보이는 순간, 추가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A의원 상담실장A의원 상담실장

"저희 특허 약물이에요, 고객님. 특허 약물. 저희가 비싼 데도 환자분들 많이 오시는 게 특허 약물이니까, 못 따라 하니까. 얘는 일시적이지 않아요. 시술하고 체중 유지만 잘 해주면 계속 가요."

조금 더 저렴한 병원도 있습니다. 복부가 300만 원, 허벅지가 200만 원쯤 합니다. 취재진이 방문한 병원들의 주사 가격은 수백만 원에서 최고 1천만 원을 넘는 경우까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하지만 몸을 섬세하게 부위별로 나눈다는 점, 맞기만 하면 무조건 살이 빠진다고 장담하는 점 등은 모두 똑같았습니다.

B 의원 상담실장B 의원 상담실장

"허벅지는 이제 안쪽, 바깥쪽이 한 부위고요. 엉덩이 윗부분이라든지 무릎 안쪽, 위쪽 이런 부분 신경 많이 쓰이거든요."
기자 : 무릎에도 지방이 있나요?
"네, 있어요. 여기(무릎 위) 부분 되게 통통하신 분들 있거든요?"

운동은 하지 말고 밥은 굶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지방만 골라 분해한다는 '마법의 주사', 지방 분해 주사만 맞으면 살이 빠진다고 홍보합니다. 특별한 부작용도 없고 효과는 반영구적이니 결코 돈이 아깝지 않다는 설득이 계속됩니다. 환자는 아니지만, 미용시술 병원을 찾은 '고객님'들은 끝내 지갑을 열게 됩니다. 인터넷에는 몸무게가 줄고 허리가 가늘어졌다는 홍보성 체험 후기가 넘쳐나고 입소문이 난 병원은 대기실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성업 중입니다.

효과는요? "없습니다." 부작용은요? "걱정됩니다."

취재진은 이 지방분해주사를 검증해 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특허를 가지고 있다는 주사제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병원들은 약 성분을 비밀처럼 얘기하지만, 특허제품의 성분은 특허청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히알루로니다아제, 리도카인, 페니라민, L-카르니틴...병원 측에서 성분을 허위로 기재한 게 아니라면 이런 약물들이 특허 지방분해주사제 속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약학 전문가들은 해당 약물에서 지방을 분해할 수 있다는 성분은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미용시술 병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살을 빼는 소위 '마법의 주사'는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경수/교수/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김경수/교수/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어떤 대단한 체지방 분해 효과가 있으면 이건 대박이죠. 나 혼자 쓸 게 아니에요. 특허를 제대로 걸어서 제약회사에서 만들어서 팔 수 있는 거죠. 이 시장이 얼마나 큽니까? 국소적으로 주사 몇 방해서 살을 뺀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거죠. 그런데 그런 방법들이 아직 없으니까요."

부작용이 없다는 말은 믿을 수 있는 걸까요? 취재진이 만난 한 30대 여성은 출산 후 처진 피부가 고민돼 병원을 찾았다가 지방분해주사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후 피부가 변하고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나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이OO/주사 부작용 피해자 : "살이 보라색으로 막 울긋불긋하게 됐었어요. 맞고 나서는 진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두근거림과 몸 떨림이 있었어요. 근데 정말로 아, 이러다 내가 죽겠구나 싶을 정도였어요."]

병원에서는 이 씨에게 치료비를 줄테니 문제 삼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라고 했다고 합니다. 취재진과 함께 주사 체험에 나섰던 20대 남성도 생식기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 시술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 측은 부작용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다가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약물인지 알려달라고 하자 그건 안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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