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최강시사] 공공성 저버린 대형서점 ‘반일종족주의’ 순위 마케팅

입력 2019.08.28 (10:36) 수정 2019.08.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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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일종족주의’는 우파서적 아닌 극우서적. 상식과 동떨어진 역사관 보수학계서도 비판받아
- 교보문고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10만부 가량 팔렸을 것으로 추측. 매우 이례적
- 평점 ★★★★★ 52% vs. ☆ 45%…독자 절반은 식민사관의 근거가 뭔지 호기심으로 구매
- 화제성 자체가 화제된 것. 잘못된 시각이 수면 위 올라와 비판가능해졌다는 점 일부 순기능
-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집계 자체가 ‘마케팅’. 반사회적·청소년유해 서적 ‘집계 배제’ 충분히 가능
- 반일종족주의 日출판 예정. ‘韓 최고 베스트셀러’ 수식어 달고 팔릴 것 자명한데, 왜 도와주나?
- 많은 한국인들이 아베 생각 지지한다 오판할 여지 줄텐데…대형서점들 열심히 마케팅, 안타까워

■ 프로그램명 : 김경래의 최강시사
■ 코너명 : <최강 인터뷰-3>
■ 방송시간 : 8월 28일(수) 8:48~8:58 KBS1R FM 97.3 MHz
■ 진행 : 김경래 (뉴스타파 탐사팀장)
■ 출연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경래 : ‘반일종족주의’라는 책 뉴스에서 많이 들어보셨죠? 그러니까 이런 내용들 담은 책입니다, “강제징용은 없었다,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었다.” 이런 책이죠. 식민지 근대화론 이런 쪽으로 담고 있는 책이라고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이 책이 예를 들어 교보문고 같은 경우에는 지금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게 참 의외이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헷갈립니다. 이 얘기 좀 해볼게요. 김성신 출판평론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성신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평론가님은 이 책, ‘반일종족주의’ 읽어보셨나요?

▶ 김성신 : 예, 살펴봤는데요. 한국인의 보편적인 역사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논리고 또 한국인이 자국의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자조적이다 못해 자해적인 역사인식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굉장히 안타까웠고 참담했습니다.

▷ 김경래 : 사실 지금 ‘반일종족주의’ 말고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조국 후보자 같은 경우에 “구역질 나는 책이다.” 이렇게 또 비난을 했어요, 이 책에 대해서. 얽어보시니까 이런 논란이 되는 이유들이 특별한 구절들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셨어요?

▶ 김성신 : 굉장히 많습니다. 가령 대표적으로 예를 들어서 이 책에서 1951년도에 미국 국무부가 한국 정부에 보낸 문서라면서 기술하고 있는 한 대목인데요. “통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이 바윗덩어리는 한국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없으며 1905년 이래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 관할 하에 놓여 있었다. 한국은 이전에 결코 이 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도 않았다.” 이게 미국 국무부가 쓴 문서라는 건데요. 그러면서 “읽으면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정확한 대답이었습니다.”라고 이영훈 씨가 써놨습니다.

▷ 김경래 : 지금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하고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고 있네요?

▶ 김성신 : 그렇죠. 그래서 가령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책을 이영훈 씨하고 함께 집필하기도 한 보수진영의 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조차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동적 용어와 표현, 술자리에서나 어울릴 법한 상식 이하의 감정적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내면서도 주장과 논리 측면에서는 엄밀성이 결여된 책이다.”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김경래 :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제가 말씀 드렸는데 교보에서는 지금 베스트셀러 2주 연속 1위라고 그러고 다른 예스24나 알라딘에서도 상위권에 있어요. 이러면 대략 지금까지 팔린 게 지금까지 얼마나 된다, 지금까지 추산을 할 수 있습니까?

▶ 김성신 : 그러니까 정확하게 지금 판매부수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점에서 나가 있는 책도 있고 해서요. 그런데 이런 추세로 봤을 때 10만 부 가까이 팔리지 않았을까, 이렇게 짐작이 갑니다.

▷ 김경래 : 이게 이른바 사회과학 서적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사회과학 서적이 10만 부 팔린다는 것은 대단한 거죠, 사실?

▶ 김성신 : 그렇죠. 연간 3만 종 정도 출간되던 과거에는 100만 부짜리도 심심치 않게 나왔는데 최근에는 연간 8만 종 이상의 책들이 쏟아집니다. 이런 가운데서 10만 부는 굉장히 이례적인 부수이기는 합니다.

▷ 김경래 : 주로 어떤 사람들, 예를 들어 남자, 여자, 연령 등등등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봤다, 이런 통계가 있나요?

▶ 김성신 : 통계는 지금 현재 나오고 있는데요. 한 대형 인터넷서점 구매자 분포를 보면 50대 남성이 16.8%, 40대 남성 14.9%, 60대 남성 13.5% 여성 같은 경우에는 40대가 10.6% 그런데 크게 지금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 김경래 : 책을 어떻게 별점 매기고 이런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쨌든 인터넷에서는 그렇게 많이 합니다, 평가 같은 것을. 평가들은 어떻습니까, 읽어본 사람들의?

▶ 김성신 : 이 평점이라는 것들은 사실은 독자들이 굳이 들어가서 감상을 남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의사가 조금 분명하게 반영이 된다고 보는데 지금 알라딘이라는 서점의 평점을 보면 만점이 별 5개인데, 별 5개를 다 둔 그러니까 이 책이 너무 좋았다고 하는 분들이 52% 그다음에 별 1개 이것은 아주 책이 별로였다는 평가입니다. 이것이 또 44.9%나 나옵니다. 그러니까 구매자들의 약 절반가량은 식민사관이 무슨 근거를 제시하는지 혹은 비판하기 위해서 또 아니면 워낙 화제성이 있으니까 호기심에 기반해서 이 책을 샀다, 이렇게 분석이 가능합니다.

▷ 김경래 : 전문가 입장에서 출판평론가 입장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간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성신 : 일단 화제성 그 자체가 화제가 됐다, 이렇게 저는 보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비판이든 지지든 최근 언론에 워낙 많이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조국 후보자 같은 경우에도 “구역질 난다.” 이렇게 표현한 것이 언론에 실리면 “이게 대체 뭐지?” 이런 호기심들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많이 팔린다고 해서 그 책이 좋은 책이고 그 책이 지지를 받는다, 이런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봐야겠죠.

▷ 김경래 : 지금 상황에서 지금 한일갈등 국면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식민사관을 담고 있는 어떻게 표현할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우파도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는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참 난감할 것 같은데.

▶ 김성신 : 지금 조심스럽게 표현하셨지만 우파도서라는 지칭 자체가 매우 잘못된 작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수라는 것들은 가치를 지킨다는 의미겠죠? 인간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를 지킨다는 것인데, 그러니까 결국 자신의 이익과 기득권 지키는 것이 보수는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니까 보수는 매우 바람직한 태도죠. 그래서 극우는 오히려 합리적인 보수, 그러니까 정상적인 보수를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일종의 원리주의라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 이 ‘반일종족주의’ 같은 책은 최근에 우파도서가 아니라 극우도서 이렇게 정확하게 지칭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수용적인 책 읽기가 아니라 비판적 읽기 이런 태도를 가지는 게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극우도서라고 해도 그러니까 예를 들어 극우적인 의견이라고 해도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책들은 나오는 게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당연한 거잖아요. 그렇죠?

▶ 김성신 : 그렇죠. 당연히 이건 뭐 민주공화정에서 어떤 기본권의 문제니까요. 다만 그것을 표현한 사람이 그 내용에 대해서 책임지면 되는 겁니다. 당연히 책 출간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저는 이런 책이 출간되고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시각이나 그런 생각들이 오히려 수면 밑에 가려져서 눈에 보이지 않았을 때 더 위험하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요. 또 가령 극우적으로 편향된 말과 생각이 왜 나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인데. 비유하자면 ‘나의 투쟁’ 읽는다고 해서 다 나치 추종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독자는 바보가 아니라는 거죠.

▷ 김경래 : 그런데 “이런 책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형 서점들의 행태, 이건 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 김성신 : 그렇습니다.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는 그 자체로 마케팅입니다. 베스트 따로 집계해서 매대 만들고 독자 눈에 띄게 만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어떤 책에 문제가 있다, 반사회적인 문제가 있다. 청소년유해도서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책에 문제가 있다면 서점은 그 상식과 통념에 근거해서 베스트셀러 집계 같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판매는 하되 집계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않을 수 있는데, 사실 서점이라는 공간도 물론 책이라는 상품을 파는 곳이지만 일종의 사회적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반사회성에 대한 논란이 큰 책을 이렇게 열심히 마케팅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 책이 일본에서 출판이 된다면서요?

▶ 김성신 : 그렇습니다. 문예춘추라는 우익성향의 일본 출판사가 이미 계약을 한 것으로 저는 지금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책이 일본에서 출판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아베 정권 또 이런 곳에 잘못된 신호, 잘못된 근거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들이 이 책을 지지하는구나, 그렇다면 자신들이 지금 잘못하는 게 아니구나, 한국을 계속 압박하면 한국 국민들이 우리가 아니라 자국의 정권을 흔들겠구나, 이런 식으로 충분히 오판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죠. 그리고 또한 아베 정권의 논리가 일본 사회에서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또한 근거가 될 수 있고요. 그런데 이런 구도가 뻔한데 이런 아베 정권의 오판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게 긍정적이겠느냐? 이런 것들을 생각해봤을 때 사실 이건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이긴 하죠.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이제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 1위, 2위 이런 거 했다는 게 일본에 가서도 일본에서 출판됐을 때도 역시 마케팅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 김성신 : 당연히 그렇습니다. 이 책이 일본에서 나올 때 ‘2019 한국 서점가 최고의 베스트셀러’ 이런 카피로 표기가 돼서 나올 것이 너무 자명합니다. 이것은 일본 출판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마케팅 핵심 포인트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한국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가 이 책의 일본 출판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그런 셈이 되는 거죠.

▷ 김경래 : 이번 사태, 사안을 보고 이 책 논란을 보고 출판평론가로서 마지막으로 길지는 않지만 한말씀해주신다면 어떻습니까?

▶ 김성신 : 독서는 의외로 힘이 아주 셉니다. 히틀러도 굉장한 독서가였고요. 편향된 독서는 수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라는 것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것으로 끝내지 마시고 이 책을 만약에 읽는다면 다양한 관점의 사람들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시기를 정말 바랍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성신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김성신 출판평론가였습니다. 아까 하신 말씀 중에 “서점은 상품을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공공성이 담보되어 있는 곳이다.” 그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모든 게 장사꾼들만 왔다 갔다 하면 안 되죠. 우리의 정신을 취급하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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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래의 최강시사] 공공성 저버린 대형서점 ‘반일종족주의’ 순위 마케팅
    • 입력 2019-08-28 10:36:03
    • 수정2019-08-28 10:53:26
    최강시사
- ‘반일종족주의’는 우파서적 아닌 극우서적. 상식과 동떨어진 역사관 보수학계서도 비판받아
- 교보문고 2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 10만부 가량 팔렸을 것으로 추측. 매우 이례적
- 평점 ★★★★★ 52% vs. ☆ 45%…독자 절반은 식민사관의 근거가 뭔지 호기심으로 구매
- 화제성 자체가 화제된 것. 잘못된 시각이 수면 위 올라와 비판가능해졌다는 점 일부 순기능
-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집계 자체가 ‘마케팅’. 반사회적·청소년유해 서적 ‘집계 배제’ 충분히 가능
- 반일종족주의 日출판 예정. ‘韓 최고 베스트셀러’ 수식어 달고 팔릴 것 자명한데, 왜 도와주나?
- 많은 한국인들이 아베 생각 지지한다 오판할 여지 줄텐데…대형서점들 열심히 마케팅,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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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경래 : ‘반일종족주의’라는 책 뉴스에서 많이 들어보셨죠? 그러니까 이런 내용들 담은 책입니다, “강제징용은 없었다,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었다.” 이런 책이죠. 식민지 근대화론 이런 쪽으로 담고 있는 책이라고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이 책이 예를 들어 교보문고 같은 경우에는 지금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게 참 의외이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헷갈립니다. 이 얘기 좀 해볼게요. 김성신 출판평론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성신 : 안녕하세요?

▷ 김경래 : 평론가님은 이 책, ‘반일종족주의’ 읽어보셨나요?

▶ 김성신 : 예, 살펴봤는데요. 한국인의 보편적인 역사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논리고 또 한국인이 자국의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자조적이다 못해 자해적인 역사인식을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굉장히 안타까웠고 참담했습니다.

▷ 김경래 : 사실 지금 ‘반일종족주의’ 말고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조국 후보자 같은 경우에 “구역질 나는 책이다.” 이렇게 또 비난을 했어요, 이 책에 대해서. 얽어보시니까 이런 논란이 되는 이유들이 특별한 구절들이 있습니까? 어떻게 보셨어요?

▶ 김성신 : 굉장히 많습니다. 가령 대표적으로 예를 들어서 이 책에서 1951년도에 미국 국무부가 한국 정부에 보낸 문서라면서 기술하고 있는 한 대목인데요. “통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이 바윗덩어리는 한국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없으며 1905년 이래 일본 시마네현 오키섬 관할 하에 놓여 있었다. 한국은 이전에 결코 이 섬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도 않았다.” 이게 미국 국무부가 쓴 문서라는 건데요. 그러면서 “읽으면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정확한 대답이었습니다.”라고 이영훈 씨가 써놨습니다.

▷ 김경래 : 지금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하고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고 있네요?

▶ 김성신 : 그렇죠. 그래서 가령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라는 책을 이영훈 씨하고 함께 집필하기도 한 보수진영의 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분조차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동적 용어와 표현, 술자리에서나 어울릴 법한 상식 이하의 감정적 발언을 여과없이 쏟아내면서도 주장과 논리 측면에서는 엄밀성이 결여된 책이다.” 이렇게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 김경래 :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제가 말씀 드렸는데 교보에서는 지금 베스트셀러 2주 연속 1위라고 그러고 다른 예스24나 알라딘에서도 상위권에 있어요. 이러면 대략 지금까지 팔린 게 지금까지 얼마나 된다, 지금까지 추산을 할 수 있습니까?

▶ 김성신 : 그러니까 정확하게 지금 판매부수 집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점에서 나가 있는 책도 있고 해서요. 그런데 이런 추세로 봤을 때 10만 부 가까이 팔리지 않았을까, 이렇게 짐작이 갑니다.

▷ 김경래 : 이게 이른바 사회과학 서적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사회과학 서적이 10만 부 팔린다는 것은 대단한 거죠, 사실?

▶ 김성신 : 그렇죠. 연간 3만 종 정도 출간되던 과거에는 100만 부짜리도 심심치 않게 나왔는데 최근에는 연간 8만 종 이상의 책들이 쏟아집니다. 이런 가운데서 10만 부는 굉장히 이례적인 부수이기는 합니다.

▷ 김경래 : 주로 어떤 사람들, 예를 들어 남자, 여자, 연령 등등등 어떤 사람들이 이 책을 많이 봤다, 이런 통계가 있나요?

▶ 김성신 : 통계는 지금 현재 나오고 있는데요. 한 대형 인터넷서점 구매자 분포를 보면 50대 남성이 16.8%, 40대 남성 14.9%, 60대 남성 13.5% 여성 같은 경우에는 40대가 10.6% 그런데 크게 지금 연령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 김경래 : 책을 어떻게 별점 매기고 이런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쨌든 인터넷에서는 그렇게 많이 합니다, 평가 같은 것을. 평가들은 어떻습니까, 읽어본 사람들의?

▶ 김성신 : 이 평점이라는 것들은 사실은 독자들이 굳이 들어가서 감상을 남기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의사가 조금 분명하게 반영이 된다고 보는데 지금 알라딘이라는 서점의 평점을 보면 만점이 별 5개인데, 별 5개를 다 둔 그러니까 이 책이 너무 좋았다고 하는 분들이 52% 그다음에 별 1개 이것은 아주 책이 별로였다는 평가입니다. 이것이 또 44.9%나 나옵니다. 그러니까 구매자들의 약 절반가량은 식민사관이 무슨 근거를 제시하는지 혹은 비판하기 위해서 또 아니면 워낙 화제성이 있으니까 호기심에 기반해서 이 책을 샀다, 이렇게 분석이 가능합니다.

▷ 김경래 : 전문가 입장에서 출판평론가 입장에서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간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김성신 : 일단 화제성 그 자체가 화제가 됐다, 이렇게 저는 보고 싶은데요. 그러니까 비판이든 지지든 최근 언론에 워낙 많이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조국 후보자 같은 경우에도 “구역질 난다.” 이렇게 표현한 것이 언론에 실리면 “이게 대체 뭐지?” 이런 호기심들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많이 팔린다고 해서 그 책이 좋은 책이고 그 책이 지지를 받는다, 이런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봐야겠죠.

▷ 김경래 : 지금 상황에서 지금 한일갈등 국면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이런 식민사관을 담고 있는 어떻게 표현할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우파도서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가는 이런 상황들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참 난감할 것 같은데.

▶ 김성신 : 지금 조심스럽게 표현하셨지만 우파도서라는 지칭 자체가 매우 잘못된 작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수라는 것들은 가치를 지킨다는 의미겠죠? 인간은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를 지킨다는 것인데, 그러니까 결국 자신의 이익과 기득권 지키는 것이 보수는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니까 보수는 매우 바람직한 태도죠. 그래서 극우는 오히려 합리적인 보수, 그러니까 정상적인 보수를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일종의 원리주의라고 볼 수 있는데, 그래서 이 ‘반일종족주의’ 같은 책은 최근에 우파도서가 아니라 극우도서 이렇게 정확하게 지칭해야 된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수용적인 책 읽기가 아니라 비판적 읽기 이런 태도를 가지는 게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그러니까 극우도서라고 해도 그러니까 예를 들어 극우적인 의견이라고 해도 우리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책들은 나오는 게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당연한 거잖아요. 그렇죠?

▶ 김성신 : 그렇죠. 당연히 이건 뭐 민주공화정에서 어떤 기본권의 문제니까요. 다만 그것을 표현한 사람이 그 내용에 대해서 책임지면 되는 겁니다. 당연히 책 출간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저는 이런 책이 출간되고 화제가 된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시각이나 그런 생각들이 오히려 수면 밑에 가려져서 눈에 보이지 않았을 때 더 위험하지, 수면 위로 올라오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요. 또 가령 극우적으로 편향된 말과 생각이 왜 나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인데. 비유하자면 ‘나의 투쟁’ 읽는다고 해서 다 나치 추종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독자는 바보가 아니라는 거죠.

▷ 김경래 : 그런데 “이런 책들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대형 서점들의 행태, 이건 좀 문제가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 김성신 : 그렇습니다.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는 그 자체로 마케팅입니다. 베스트 따로 집계해서 매대 만들고 독자 눈에 띄게 만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어떤 책에 문제가 있다, 반사회적인 문제가 있다. 청소년유해도서다, 이런 등등의 이유로 책에 문제가 있다면 서점은 그 상식과 통념에 근거해서 베스트셀러 집계 같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판매는 하되 집계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하지 않을 수 있는데, 사실 서점이라는 공간도 물론 책이라는 상품을 파는 곳이지만 일종의 사회적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반사회성에 대한 논란이 큰 책을 이렇게 열심히 마케팅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경래 : 그런데 이 책이 일본에서 출판이 된다면서요?

▶ 김성신 : 그렇습니다. 문예춘추라는 우익성향의 일본 출판사가 이미 계약을 한 것으로 저는 지금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 책이 일본에서 출판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이 아베 정권 또 이런 곳에 잘못된 신호, 잘못된 근거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들이 이 책을 지지하는구나, 그렇다면 자신들이 지금 잘못하는 게 아니구나, 한국을 계속 압박하면 한국 국민들이 우리가 아니라 자국의 정권을 흔들겠구나, 이런 식으로 충분히 오판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거죠. 그리고 또한 아베 정권의 논리가 일본 사회에서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 또한 근거가 될 수 있고요. 그런데 이런 구도가 뻔한데 이런 아베 정권의 오판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게 긍정적이겠느냐? 이런 것들을 생각해봤을 때 사실 이건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이긴 하죠.

▷ 김경래 : 그런데 지금 이제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 1위, 2위 이런 거 했다는 게 일본에 가서도 일본에서 출판됐을 때도 역시 마케팅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 김성신 : 당연히 그렇습니다. 이 책이 일본에서 나올 때 ‘2019 한국 서점가 최고의 베스트셀러’ 이런 카피로 표기가 돼서 나올 것이 너무 자명합니다. 이것은 일본 출판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마케팅 핵심 포인트고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한국 서점의 베스트셀러 집계가 이 책의 일본 출판을 적극적으로 도와준 그런 셈이 되는 거죠.

▷ 김경래 : 이번 사태, 사안을 보고 이 책 논란을 보고 출판평론가로서 마지막으로 길지는 않지만 한말씀해주신다면 어떻습니까?

▶ 김성신 : 독서는 의외로 힘이 아주 셉니다. 히틀러도 굉장한 독서가였고요. 편향된 독서는 수많은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서라는 것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것으로 끝내지 마시고 이 책을 만약에 읽는다면 다양한 관점의 사람들과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시기를 정말 바랍니다.

▷ 김경래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성신 : 감사합니다.

▷ 김경래 : 김성신 출판평론가였습니다. 아까 하신 말씀 중에 “서점은 상품을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공공성이 담보되어 있는 곳이다.” 그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모든 게 장사꾼들만 왔다 갔다 하면 안 되죠. 우리의 정신을 취급하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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