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더이상 바나나를 먹을 수 없게 된다면?

입력 2019.08.28 (10:47) 수정 2019.08.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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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의 인기 있는 과일이자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 중 하나!

바로 바나나인데요.

그런데 어쩌면 몇 년 후에 이 바나나를 먹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무슨 사정인지 지구촌 인에서 들여다 보시죠.

[리포트]

콜롬비아 라과히라 주의 한 바나나 농장입니다.

푸른 잎의 나무가 사라지고, 절반 가까운 땅이 바싹 마른 갈색빛의 황폐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나무들이 곰팡이에 감염돼 말라 죽어버린 건데요.

아직 살아 나무에 달려있는 바나나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데야니라 바레로/콜롬비아 농축산업 보호 연구소장 : "현재 곰팡이는 라과히라 주의 6개 바나나 농장 175헥타르에 이르는 땅에 퍼져 있습니다."]

곰팡이가 바나나 나무를 말려 죽이는 이 병의 이름은 '파나마병'입니다.

푸사리움 곰팡이가 일으키는 병으로, 바나나 나무뿌리를 공격하고 수관을 막히게 해 바나나를 말라 죽게 합니다.

1980년대 이후 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바나나 최대 생산지인 남미까지 퍼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제이미 카르데나스/콜롬비아 농축산업 보호 연구소 부소장 : "현재 라과히라 주에는 약 5만 그루의 바나나 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175헥타르, 6개 농장에서 (곰팡이균) 박멸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콜롬비아는 바나나 병 확산을 막기 위해 특별 조치에 나섰습니다.

농장과 항구 사이 이동하는 모든 차량을 소독하고 위생복과 고무장화 착용 등 위생 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곰팡이가 바퀴나 농기구, 신발 등에 뭍은 흙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나나 도둑에 대한 경비도 강화했는데요.

[프란시스코 수니가 코테스/바나나 농가 협회장 : "바나나를 훔치는 것이 (전염 확산이라는)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바나나는 색, 모양, 크기가 다른 1,000개 이상의 품종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판매되는 절반 이상의 바나나는 '캐번디시(Cavendish)'라는 품종입니다.

다른 품종보다 껍질이 두꺼워 장거리 수송에 유리하고 재배면적 당 생산량이 많아, 대부분의 바나나 농가가 이 품종을 선호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캐번디시가 파나마병에 매우 취약해 급속히 죽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콜롬비아 바나나 농장 일꾼 : "바로 뒤의 저 농장도 문을 닫았고, 다른 곳도 문을 닫을 겁니다. 병이 널리 퍼지면서 바나나 농장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캐번디시 품종은 1960년대 중반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대중화됐습니다.

이전엔 그로 미셸(Gros Michel)이라는 품종이 주를 이뤘는데요.

이 역시 파나마병으로 집단 폐사하자, 그 다음으로 찾아낸 품종이 이 캐번디시였는데, 이마저 위기에 처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중적인 바나나 품종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캐번디시처럼 재배 농가가 선호할 만한 품종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파나마병의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고, 과학자들은 새로운 바나나 품종을 찾기 위해 조사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체 품종을 찾지 못한다면, 영양 만점, 친근한 열대과일로 자리잡은 바나나가 일 년에 한 번 생일에나 먹을 수 있는 귀한 과일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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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더이상 바나나를 먹을 수 없게 된다면?
    • 입력 2019-08-28 10:48:06
    • 수정2019-08-28 11:07:12
    지구촌뉴스
[앵커]

지구촌의 인기 있는 과일이자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 중 하나!

바로 바나나인데요.

그런데 어쩌면 몇 년 후에 이 바나나를 먹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무슨 사정인지 지구촌 인에서 들여다 보시죠.

[리포트]

콜롬비아 라과히라 주의 한 바나나 농장입니다.

푸른 잎의 나무가 사라지고, 절반 가까운 땅이 바싹 마른 갈색빛의 황폐한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나무들이 곰팡이에 감염돼 말라 죽어버린 건데요.

아직 살아 나무에 달려있는 바나나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데야니라 바레로/콜롬비아 농축산업 보호 연구소장 : "현재 곰팡이는 라과히라 주의 6개 바나나 농장 175헥타르에 이르는 땅에 퍼져 있습니다."]

곰팡이가 바나나 나무를 말려 죽이는 이 병의 이름은 '파나마병'입니다.

푸사리움 곰팡이가 일으키는 병으로, 바나나 나무뿌리를 공격하고 수관을 막히게 해 바나나를 말라 죽게 합니다.

1980년대 이후 아시아 등지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바나나 최대 생산지인 남미까지 퍼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제이미 카르데나스/콜롬비아 농축산업 보호 연구소 부소장 : "현재 라과히라 주에는 약 5만 그루의 바나나 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175헥타르, 6개 농장에서 (곰팡이균) 박멸 작업을 진행중입니다."]

콜롬비아는 바나나 병 확산을 막기 위해 특별 조치에 나섰습니다.

농장과 항구 사이 이동하는 모든 차량을 소독하고 위생복과 고무장화 착용 등 위생 관리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곰팡이가 바퀴나 농기구, 신발 등에 뭍은 흙을 통해 전염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나나 도둑에 대한 경비도 강화했는데요.

[프란시스코 수니가 코테스/바나나 농가 협회장 : "바나나를 훔치는 것이 (전염 확산이라는)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바나나는 색, 모양, 크기가 다른 1,000개 이상의 품종이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 판매되는 절반 이상의 바나나는 '캐번디시(Cavendish)'라는 품종입니다.

다른 품종보다 껍질이 두꺼워 장거리 수송에 유리하고 재배면적 당 생산량이 많아, 대부분의 바나나 농가가 이 품종을 선호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캐번디시가 파나마병에 매우 취약해 급속히 죽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콜롬비아 바나나 농장 일꾼 : "바로 뒤의 저 농장도 문을 닫았고, 다른 곳도 문을 닫을 겁니다. 병이 널리 퍼지면서 바나나 농장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캐번디시 품종은 1960년대 중반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대중화됐습니다.

이전엔 그로 미셸(Gros Michel)이라는 품종이 주를 이뤘는데요.

이 역시 파나마병으로 집단 폐사하자, 그 다음으로 찾아낸 품종이 이 캐번디시였는데, 이마저 위기에 처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중적인 바나나 품종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캐번디시처럼 재배 농가가 선호할 만한 품종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파나마병의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고, 과학자들은 새로운 바나나 품종을 찾기 위해 조사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체 품종을 찾지 못한다면, 영양 만점, 친근한 열대과일로 자리잡은 바나나가 일 년에 한 번 생일에나 먹을 수 있는 귀한 과일이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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