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나경원의 ‘조국 청문회 보이콧’ 카드…그 배경은?

입력 2019.08.28 (16:56) 수정 2019.08.2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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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의 일전을 대비하는 듯했던 자유한국당이 '청문회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동시다발적 압수수색 바로 다음 날 일어난 일입니다. 말로만 '보이콧'이 아니라 이번엔 '진짜 보이콧'이었습니다.


한국당 '조국 TF'…"피의자, 청문회 하는 나라 어디 있나?"

오늘(28일) 아침, 한국당은 분주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의원 연찬회를 진행했는데, 1박 2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연찬회장 한 편의 회의실에서 회의가 열렸습니다.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TF'(이하 '조국 TF') 회의였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재했고, 다른 날과 달리 비공개회의였습니다.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의 배경은 물론 향후 청문회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사실 한국당은 하루 전만 해도 검찰 압수수색의 배경이 뭔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검찰이 과연 수사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시늉만 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던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급반전됐습니다. 우선 청와대마저 검찰의 움직임에 당혹감을 넘어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검찰이 법무부에 사전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 당초 형사부에 배당했다 특수부로 재배당한 점, 조 후보자의 부인과 동생 등 가족 일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의에선 '피의자 신분인 조 후보자를 청문회에 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청문회 보이콧 주장이 거세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는 '보이콧이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 청문회가 되겠나?', '피의자를 데리고 청문회 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 '나쁜 선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 등 비판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소수 의견이었습니다. 청문회 보이콧 주장에 힘이 실린 겁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나 원내대표 역시 '청문회 보이콧'에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전체 의원들에게 뜻을 묻기로 한 겁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과 관련한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통보했다.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과 관련한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통보했다.

나경원, 의총서 '청문회 보이콧' 카드 내밀었지만...

이렇게 해서 오늘 오전 연찬회장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의원총회가 열렸습니다. 비공개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선 '조국 TF' 회의 결과를 전하며 '조국 청문회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많은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금방이라도 '조국 청문회 보이콧'이 추인될 듯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 뒤 분위기는 정반대로 흘러갔습니다. '보이콧해선 안된다',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등 반대 발언이 쏟아진 겁니다. 청문회를 거부하기엔 명분이 부족하고, 오히려 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게 이들 주장의 요지입니다. 일부 '조국 TF' 의원들이 나 원내대표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반대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 의원은 "의총 발언자들의 찬반을 굳이 따지자면 청문회 보이콧 찬성 1, 반대 9(신중론 포함) 정도로 사실상 반대가 압도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긴급 의원총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긴급 의원총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보이콧' 결정 보류…"국민 의견 모아가겠다"

결국 지도부는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론의 추이를 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순리라고 판단한 겁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강제수사가 시작됐고, 역사상 피의자를 청문회에 올린 적이 없다"면서도, "지도부로서는 청문 절차를 진행하는 게 맞는지 심각한 고민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결론을 내지 않고 국민 의견을 모아가겠다"며, 지명 철회·조 후보자 자진 사퇴도 거듭 역설했습니다.

유보 배경은?…한국당의 또 다른 고민

'청문회 보이콧' 결정을 미룬 진짜 배경은 뭘까요? 여기엔 한국당의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우여곡절 끝에 9월 2일과 3일 이틀간 치르기로 여야 간 합의했습니다. 우선은 이 의사일정 합의를 뒤집었을 때 국민적 비난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청문회를 보이콧하면 민주당에게 되치기 당할 수 있다', '민주당의 역공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여러 의혹이 제기된 조국 후보자가 어떤 해명을 내놓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국민적 여론이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청문회와 검찰 수사는 별개"라며 "청문회 목적은 범죄 혐의를 밝히는 게 아니라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판단하는 장이기 때문에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자진 사퇴나 지명철회가 먼저여야 한다"면서, "피의자 신분인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지만, 청문회 일정이 잡힌 상태라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후보자 딸이 눈물 쏟으면 역풍 맞을 수도"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한국당에게 '조국 논란'은 분명 호재입니다. 이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죠.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정체된 지지율 회복은 물론 멀리는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한국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처음부터 조국 청문회 일정을 잡는 것부터 반대했다"면서 "민심이 꼭 의도대로 되는 건 아니다"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증인을 불렀다가 다른 이슈가 터질 수도 있고, 청문회장에서 우리가 생각한 이슈는 100% 희석될 수 있다"면서 "조 후보자의 딸이 나와 눈물이라도 쏟으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예까지 들었습니다.

어쨌든 오늘 의총으로 '청문회 보이콧' 카드를 내밀었던 나 원내대표는 체면을 구긴 셈이 됐습니다. 그렇다 해도 '조국 청문회 보이콧'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건 아닙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고조되면 한국당이 다시 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또 조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적극 항변에 나설 것이라는 한국당 내 전망이 우세하지만, 조 후보자가 '수사 중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는 식의 태도로 나온다면, 청문회 도중이라도 '보이콧'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인사청문회 불발 사례는?

실제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적이 있을까요? 드물지만, 없진 않습니다. 가장 최근은 올해 1월입니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됐는데, 청문회 증인 채택이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조 후보자의 민주당 대선특보 경력이 논란이 됐는데, 이때 한국당은 청와대 관계자의 증인 채택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결국, 여야의 팽팽한 기 싸움 끝에 청문회는 무산됐고, 조 후보자는 청문회 없이 임명됐습니다. 앞선 2008년과 2006년에도 이유는 다르지만, 청문회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조국 청문회 증인 채택 힘겨루기'는 진행 중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증인 채택 문제는 이번에도 역시 진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처음엔 증인으로 무려 93명을 요구했다 다시 25명으로 압축했습니다. 물론 여기엔 조국 후보자의 부인과 딸, 모친 등 가족이 포함됐습니다. 조 후보자의 딸과 웅동학원, 사모펀드 의혹 등은 물론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근무 당시 불거진 특별감찰반·블랙리스트 사건 관련자들까지 총망라한 겁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가족을 청문회장으로 부르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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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8-28 17:17:02
    여심야심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의 일전을 대비하는 듯했던 자유한국당이 '청문회 보이콧'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사상 초유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동시다발적 압수수색 바로 다음 날 일어난 일입니다. 말로만 '보이콧'이 아니라 이번엔 '진짜 보이콧'이었습니다. 한국당 '조국 TF'…"피의자, 청문회 하는 나라 어디 있나?" 오늘(28일) 아침, 한국당은 분주했습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의원 연찬회를 진행했는데, 1박 2일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연찬회장 한 편의 회의실에서 회의가 열렸습니다.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TF'(이하 '조국 TF') 회의였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재했고, 다른 날과 달리 비공개회의였습니다.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의 배경은 물론 향후 청문회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사실 한국당은 하루 전만 해도 검찰 압수수색의 배경이 뭔지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검찰이 과연 수사 의지가 있는지, 아니면 시늉만 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던 상황이었던 겁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급반전됐습니다. 우선 청와대마저 검찰의 움직임에 당혹감을 넘어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검찰이 법무부에 사전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 당초 형사부에 배당했다 특수부로 재배당한 점, 조 후보자의 부인과 동생 등 가족 일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회의에선 '피의자 신분인 조 후보자를 청문회에 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청문회 보이콧 주장이 거세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는 '보이콧이 문제가 아니라 정상적 청문회가 되겠나?', '피의자를 데리고 청문회 하는 나라가 어디 있냐?' '나쁜 선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 등 비판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지만, 소수 의견이었습니다. 청문회 보이콧 주장에 힘이 실린 겁니다. 회의 참석자들은 나 원내대표 역시 '청문회 보이콧'에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전체 의원들에게 뜻을 묻기로 한 겁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과 관련한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통보했다. 나경원, 의총서 '청문회 보이콧' 카드 내밀었지만... 이렇게 해서 오늘 오전 연찬회장에서 예정에 없던 긴급 의원총회가 열렸습니다. 비공개회의에서 나 원내대표가 먼저 말문을 열었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선 '조국 TF' 회의 결과를 전하며 '조국 청문회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많은 의원들의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금방이라도 '조국 청문회 보이콧'이 추인될 듯한 모습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 뒤 분위기는 정반대로 흘러갔습니다. '보이콧해선 안된다',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등 반대 발언이 쏟아진 겁니다. 청문회를 거부하기엔 명분이 부족하고, 오히려 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의혹을 낱낱이 밝히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게 이들 주장의 요지입니다. 일부 '조국 TF' 의원들이 나 원내대표 지원 사격에 나섰지만, 반대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한 의원은 "의총 발언자들의 찬반을 굳이 따지자면 청문회 보이콧 찬성 1, 반대 9(신중론 포함) 정도로 사실상 반대가 압도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경기도 용인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긴급 의원총회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보이콧' 결정 보류…"국민 의견 모아가겠다" 결국 지도부는 한 발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론의 추이를 보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순리라고 판단한 겁니다.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 강제수사가 시작됐고, 역사상 피의자를 청문회에 올린 적이 없다"면서도, "지도부로서는 청문 절차를 진행하는 게 맞는지 심각한 고민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결론을 내지 않고 국민 의견을 모아가겠다"며, 지명 철회·조 후보자 자진 사퇴도 거듭 역설했습니다. 유보 배경은?…한국당의 또 다른 고민 '청문회 보이콧' 결정을 미룬 진짜 배경은 뭘까요? 여기엔 한국당의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우여곡절 끝에 9월 2일과 3일 이틀간 치르기로 여야 간 합의했습니다. 우선은 이 의사일정 합의를 뒤집었을 때 국민적 비난을 살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청문회를 보이콧하면 민주당에게 되치기 당할 수 있다', '민주당의 역공 프레임에 걸려들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여러 의혹이 제기된 조국 후보자가 어떤 해명을 내놓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국민적 여론이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권성동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청문회와 검찰 수사는 별개"라며 "청문회 목적은 범죄 혐의를 밝히는 게 아니라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판단하는 장이기 때문에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의원 역시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자진 사퇴나 지명철회가 먼저여야 한다"면서, "피의자 신분인 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할 필요가 있나 생각하지만, 청문회 일정이 잡힌 상태라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후보자 딸이 눈물 쏟으면 역풍 맞을 수도" 물론 이게 전부는 아닙니다. 한국당에게 '조국 논란'은 분명 호재입니다. 이때를 놓쳐선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죠. 반사이익을 기대하며 정체된 지지율 회복은 물론 멀리는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한국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처음부터 조국 청문회 일정을 잡는 것부터 반대했다"면서 "민심이 꼭 의도대로 되는 건 아니다"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증인을 불렀다가 다른 이슈가 터질 수도 있고, 청문회장에서 우리가 생각한 이슈는 100% 희석될 수 있다"면서 "조 후보자의 딸이 나와 눈물이라도 쏟으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예까지 들었습니다. 어쨌든 오늘 의총으로 '청문회 보이콧' 카드를 내밀었던 나 원내대표는 체면을 구긴 셈이 됐습니다. 그렇다 해도 '조국 청문회 보이콧'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건 아닙니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고조되면 한국당이 다시 이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또 조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적극 항변에 나설 것이라는 한국당 내 전망이 우세하지만, 조 후보자가 '수사 중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는 식의 태도로 나온다면, 청문회 도중이라도 '보이콧'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인사청문회 불발 사례는? 실제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적이 있을까요? 드물지만, 없진 않습니다. 가장 최근은 올해 1월입니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됐는데, 청문회 증인 채택이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조 후보자의 민주당 대선특보 경력이 논란이 됐는데, 이때 한국당은 청와대 관계자의 증인 채택을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결국, 여야의 팽팽한 기 싸움 끝에 청문회는 무산됐고, 조 후보자는 청문회 없이 임명됐습니다. 앞선 2008년과 2006년에도 이유는 다르지만, 청문회가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조국 청문회 증인 채택 힘겨루기'는 진행 중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증인 채택 문제는 이번에도 역시 진통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한국당은 처음엔 증인으로 무려 93명을 요구했다 다시 25명으로 압축했습니다. 물론 여기엔 조국 후보자의 부인과 딸, 모친 등 가족이 포함됐습니다. 조 후보자의 딸과 웅동학원, 사모펀드 의혹 등은 물론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근무 당시 불거진 특별감찰반·블랙리스트 사건 관련자들까지 총망라한 겁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가족을 청문회장으로 부르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어 팽팽한 줄다리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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