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했는데 1년 반 더”…관건은 ‘테스트·인허가 기간’

입력 2019.08.28 (21:17) 수정 2019.08.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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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술 자립화는 이제 시대적, 국가적 사명이 됐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기술 자립화를 해도, 테스트 거치고 인허가 통과하느라 1년 넘는 세월을 견뎌야하는데, 자금력이 없어 주저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현장,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진공 상태에서 탄소가스와 1,000도의 열을 가하면 금속 표면이 까맣게 변합니다.

엑스선을 내뿜는 핵심 부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병원과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는 엑스레이 장비는 국내에서 매년 2조 원어치를 생산하지만 핵심 부품의 90%는 일본산.

그런데 이 업체는 10년 연구 끝에 엑스선 장비 핵심 부품을 국산 기술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납품까지는 오랜 시일이 더 필요합니다.

현장 테스트에 최소 6개월, 당국의 인허가를 받는데도 1년 반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조종길/엑스레이 부품 개발사 대표 : "인허가라는 것이 단계를 밟아야 되기 때문에 이전 단계의 것이 완료가 되고 그다음 단계로 진행되고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상당 부분 시간이 좀 많이 소요 가 되는…."]

기업들이 인허가 과정에서 받아야 하는 각종 국가 표준 인증은 13년 사이 60%가 늘었습니다.

2006년과 2015년 사이 중소기업이 받은 인증 수도 평균 3배가 넘게 증가했고 덩달아 인증 비용도 2.3배나 늘어났습니다.

소재나 부품, 장비를 개발하고도 인허가와 테스트 과정이 길어져 자금난에 시달리는 업체도 많습니다.

[박광순/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절차를 간소화하고 한 번 인증을 받으면 여러 기관에서 그 결과를 같이 공유하면서 인정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는 개발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인증과 테스트 등 이후 단계를 넘지 못해 사장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산업 현장에 쓰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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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화했는데 1년 반 더”…관건은 ‘테스트·인허가 기간’
    • 입력 2019-08-28 21:18:46
    • 수정2019-08-28 22: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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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술 자립화는 이제 시대적, 국가적 사명이 됐습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기술 자립화를 해도, 테스트 거치고 인허가 통과하느라 1년 넘는 세월을 견뎌야하는데, 자금력이 없어 주저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현장, 박대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진공 상태에서 탄소가스와 1,000도의 열을 가하면 금속 표면이 까맣게 변합니다.

엑스선을 내뿜는 핵심 부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병원과 산업현장에서 널리 쓰는 엑스레이 장비는 국내에서 매년 2조 원어치를 생산하지만 핵심 부품의 90%는 일본산.

그런데 이 업체는 10년 연구 끝에 엑스선 장비 핵심 부품을 국산 기술로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납품까지는 오랜 시일이 더 필요합니다.

현장 테스트에 최소 6개월, 당국의 인허가를 받는데도 1년 반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조종길/엑스레이 부품 개발사 대표 : "인허가라는 것이 단계를 밟아야 되기 때문에 이전 단계의 것이 완료가 되고 그다음 단계로 진행되고 이런 순서로 진행이 되다 보니까 상당 부분 시간이 좀 많이 소요 가 되는…."]

기업들이 인허가 과정에서 받아야 하는 각종 국가 표준 인증은 13년 사이 60%가 늘었습니다.

2006년과 2015년 사이 중소기업이 받은 인증 수도 평균 3배가 넘게 증가했고 덩달아 인증 비용도 2.3배나 늘어났습니다.

소재나 부품, 장비를 개발하고도 인허가와 테스트 과정이 길어져 자금난에 시달리는 업체도 많습니다.

[박광순/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절차를 간소화하고 한 번 인증을 받으면 여러 기관에서 그 결과를 같이 공유하면서 인정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는 개발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인증과 테스트 등 이후 단계를 넘지 못해 사장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산업 현장에 쓰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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