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송환법 추진 후회하며 “그만두고 싶다”

입력 2019.09.03 (11:06) 수정 2019.09.0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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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행정 수반인 캐리 람 장관이 기업가들과 만나 자신을 한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주 홍콩에서 사업가들과 30분 정도 비공개 회동을 했으며, 이때 이뤄진 대화 내용이 담긴 24분 분량의 녹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람 장관은 당시 "홍콩 사태가 중국의 국가 안보와 주권 문제로 번진 까닭에 문제 해결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행정 수반으로서 홍콩에 이런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람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람 장관은 "최일선의 경찰관들이 받는 압박을 줄이지 못하고, 정부에, 특히 나에게 화가 난 다수의 평화로운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에 대한 홍콩인의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이렇게 큰지 알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환법을 추진한 것은 결론적으로 매우 어리석었다"며 혼란의 시발점이 된 송환법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서도 후회했습니다.

시위대의 폭력과 위법 행위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천명해온 람 장관은 이날 대화에서 때때로 목이 메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그동안의 대중적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람 장관은 특히,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것과 맞물려 홍콩 상황은 이제 중국에 국가 안보와 주권의 문제가 돼 버렸다"며 "불행히도 이런 상황에서 홍콩 행정 수반으로서 (혼란 수습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인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람 장관은 이어 "중국은 국제적인 체면을 중시한다. 홍콩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점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홍콩 거리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중국은 홍콩의 혼란 극복을 위해 기꺼이 장기전을 하려 할 것이다. 홍콩이 그로 인해 경제적인 고통을 겪을지라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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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홍콩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행정 수반인 캐리 람 장관이 기업가들과 만나 자신을 한탄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케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주 홍콩에서 사업가들과 30분 정도 비공개 회동을 했으며, 이때 이뤄진 대화 내용이 담긴 24분 분량의 녹취를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람 장관은 당시 "홍콩 사태가 중국의 국가 안보와 주권 문제로 번진 까닭에 문제 해결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행정 수반으로서 홍콩에 이런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람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람 장관은 "최일선의 경찰관들이 받는 압박을 줄이지 못하고, 정부에, 특히 나에게 화가 난 다수의 평화로운 시위대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치적인 해결책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자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본토에 대한 홍콩인의 두려움과 분노의 감정이 이렇게 큰지 알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환법을 추진한 것은 결론적으로 매우 어리석었다"며 혼란의 시발점이 된 송환법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서도 후회했습니다.

시위대의 폭력과 위법 행위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천명해온 람 장관은 이날 대화에서 때때로 목이 메는 듯한 모습까지 보여 그동안의 대중적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람 장관은 특히,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어느 때보다 고조되는 것과 맞물려 홍콩 상황은 이제 중국에 국가 안보와 주권의 문제가 돼 버렸다"며 "불행히도 이런 상황에서 홍콩 행정 수반으로서 (혼란 수습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인 여지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람 장관은 이어 "중국은 국제적인 체면을 중시한다. 홍콩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군대를 투입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점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홍콩 거리에 인민해방군을 투입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중국은 홍콩의 혼란 극복을 위해 기꺼이 장기전을 하려 할 것이다. 홍콩이 그로 인해 경제적인 고통을 겪을지라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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