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돼지고기 쟁탈전…우리나라서 재연되나

입력 2019.09.18 (08:06) 수정 2019.09.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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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둘째라면 서럽습니다.

지난해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무려 25kg에 달했다고 하죠 "삼겹살은 약국에서도 팔아야 한다"는 개그맨의 말에 무릎을 탁 치는 건, 한국인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소식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도 부담스러워지진 않을까 걱정들이 많습니다.

돼지 집단 폐사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던 구제역의 악몽이 새삼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려가 현실이 된 나라가 있습니다.

중국입니다.

이 영상 한 번 보시죠 중국 상하이의 한 대형 상점인데요, 돼지고기를 사려고 밀치고 당기고, 몸싸움이 한창입니다.

정육 코너마다 말 그대로 돼지고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시자치구 난닝시에선 돼지고기를 한 사람당 1kg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기 위해 일명 '육표'를 찍어 발급하고 있습니다.

한 학교에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돼지고기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돼지가 귀한 몸이 된 건 1년 째 잡히지 않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때문입니다.

[돼지고기 판매상 : "작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겨서 가격이 올랐는데 돼지를 많이 매몰처분해서 올해는 물량이 정말 부족해요."]

지난해 8월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병한 지 9개월 만에 바이러스는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몽골과 북한 등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나라까지 번졌습니다.

중국의 3억 마리 돼지 가운데 약 1억 마리가 매몰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탓에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50% 가까이 뛰었습니다.

'저량안천하' (猪糧安天下)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평안케 한다라는 뜻의 중국말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중국 사람들이 먹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오쩌뚱 이후 가장 강력한 중국 권력자라는 시진핑 주석. 지금 시 주석에세 가장 큰 걱정거리는 미국도, 홍콩도 아닌 돼지고기 값이란 말이 나옵니다.

중국 서민들은 무역전쟁, 홍콩 시위보다 돼지고기 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국 지도부를 바짝 긴장케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것입니다.

이 병 백신도 없고 급성이면 돼지 치사율이 100%입니다.

소비자들 우려 속에 당장 어제, 국내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전국 12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1킬로그램당 5천 8백 원.

전날보다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소비자가격이 아닌 경매가격이지만, 아프리카돼지 열병에 시장이 벌써 민감하게 반응한단 신홉니다.

당장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파주 연천에 이어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올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건 주변 아시아만 봐도 이 병이 우리를 포함해 9개 나라로 확산중이란 겁니다.

전 세계로 넓혀 보면 발생했던 곳이 50개국 가깝습니다.

앞으로 돼지고기 수급 문제가 국제 경제 블안의 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중국과 함께 최근 발병한 나라들까지 앞다퉈 돼지고기 수입을 시작할, 올 하반기가 첫 고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닭고기 등 대체재로도 파급돼, 국제 육류 파동 등 연쇄 충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7위의 돼지고기 생산국입니다.

국제 육류 파동이 생긴다면 그 충격은 우리 경제가 고스란히 받게 되는 구조라, 이번 발병은 우리 경제에 임박한 핵심 현안으로 봐야합니다.

정부의 초동 대응이 중요합니다만 국민의 동참도 필요합니다.

발병국 여행 자제나 돼지가공품 반입하지 않기, 농장방문 자제, 발병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의 먹이가 될 남은 음식물을 버리지 않기 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치명적이지만 구제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전파력은 약한 편에 속합니다.

일단 국내에 유입된 이상, 우리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전에 초기 방역에 성공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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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선 돼지고기 쟁탈전…우리나라서 재연되나
    • 입력 2019-09-18 08:09:00
    • 수정2019-09-18 09:55:45
    아침뉴스타임
한국인의 돼지고기 사랑은 둘째라면 서럽습니다.

지난해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이 무려 25kg에 달했다고 하죠 "삼겹살은 약국에서도 팔아야 한다"는 개그맨의 말에 무릎을 탁 치는 건, 한국인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소식에 '삼겹살에 소주 한잔'도 부담스러워지진 않을까 걱정들이 많습니다.

돼지 집단 폐사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던 구제역의 악몽이 새삼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우려가 현실이 된 나라가 있습니다.

중국입니다.

이 영상 한 번 보시죠 중국 상하이의 한 대형 상점인데요, 돼지고기를 사려고 밀치고 당기고, 몸싸움이 한창입니다.

정육 코너마다 말 그대로 돼지고기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광시자치구 난닝시에선 돼지고기를 한 사람당 1kg씩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기 위해 일명 '육표'를 찍어 발급하고 있습니다.

한 학교에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돼지고기를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돼지가 귀한 몸이 된 건 1년 째 잡히지 않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때문입니다.

[돼지고기 판매상 : "작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겨서 가격이 올랐는데 돼지를 많이 매몰처분해서 올해는 물량이 정말 부족해요."]

지난해 8월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병한 지 9개월 만에 바이러스는 중국 내 31개 성·직할시·자치구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선 몽골과 북한 등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나라까지 번졌습니다.

중국의 3억 마리 돼지 가운데 약 1억 마리가 매몰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탓에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50% 가까이 뛰었습니다.

'저량안천하' (猪糧安天下) 돼지고기와 식량이 천하를 평안케 한다라는 뜻의 중국말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을 중국 사람들이 먹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오쩌뚱 이후 가장 강력한 중국 권력자라는 시진핑 주석. 지금 시 주석에세 가장 큰 걱정거리는 미국도, 홍콩도 아닌 돼지고기 값이란 말이 나옵니다.

중국 서민들은 무역전쟁, 홍콩 시위보다 돼지고기 가격에 더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국 지도부를 바짝 긴장케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것입니다.

이 병 백신도 없고 급성이면 돼지 치사율이 100%입니다.

소비자들 우려 속에 당장 어제, 국내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급등했습니다.

전국 12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1킬로그램당 5천 8백 원.

전날보다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소비자가격이 아닌 경매가격이지만, 아프리카돼지 열병에 시장이 벌써 민감하게 반응한단 신홉니다.

당장은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파주 연천에 이어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올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건 주변 아시아만 봐도 이 병이 우리를 포함해 9개 나라로 확산중이란 겁니다.

전 세계로 넓혀 보면 발생했던 곳이 50개국 가깝습니다.

앞으로 돼지고기 수급 문제가 국제 경제 블안의 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중국과 함께 최근 발병한 나라들까지 앞다퉈 돼지고기 수입을 시작할, 올 하반기가 첫 고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닭고기 등 대체재로도 파급돼, 국제 육류 파동 등 연쇄 충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7위의 돼지고기 생산국입니다.

국제 육류 파동이 생긴다면 그 충격은 우리 경제가 고스란히 받게 되는 구조라, 이번 발병은 우리 경제에 임박한 핵심 현안으로 봐야합니다.

정부의 초동 대응이 중요합니다만 국민의 동참도 필요합니다.

발병국 여행 자제나 돼지가공품 반입하지 않기, 농장방문 자제, 발병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의 먹이가 될 남은 음식물을 버리지 않기 등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치명적이지만 구제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전파력은 약한 편에 속합니다.

일단 국내에 유입된 이상, 우리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전에 초기 방역에 성공하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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