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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로 두 다리 잃었는데 전상(戰傷)아니다?…보훈처 판정 논란
입력 2019.09.18 (08:19) 수정 2019.09.18 (10:47)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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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시는 이 나무 상자, 언뜻 보기엔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목함지뢰입니다.

뚜껑을 한 번 열어 볼까요.

목함지뢰를 그래픽으로 간략하게 표현한 건데요.

이렇게 폭약이 200그램 정도 들어 있는데, 불과 200그램이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뿜어 내는 겁니다.

뇌관으로 나와 있는 이 줄을 건드리거나 뚜껑을 열면 바로 터집니다.

이런 목함지뢰를 북한이 비무장지대, DMZ에 대량 매설하는 바람에 그동안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2010년 7월에 민통선 안 임진강 유역에서 낚시를 하던 두 사람이 목함지뢰인 줄 모르고 주워서 오다가 지뢰가 폭발하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불행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 2015년 8월, 비무장지대에서 또 한번 목함지뢰가 터집니다.

이 폭발로 수색 작전 중이던 하재헌 중사, 그만 두 다리를 잃고 맙니다.

하 중사는 이렇게 의족을 단 생활을 할 수밖에 없게 됐고, 지난 1월에 전역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하 예비역 중사에게 또 한번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목함지뢰 때문에 다리를 잃었으니까 국가에서 보상을 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한데, 보상의 격이 하 예비역 중사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겁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국가보훈처가 하 예비역 중사에게 전투를 했을 때 다친 '전상'이 아닌, 공무 수행 중에 다친 '공상'으로 판정했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훈처 결정에 앞서 육군은 하 중사의 경우를 전상(戰傷)으로 판정했는데, 보훈처는 이와 다르게 국가 수호 또는 국가안전보장 등과 관련 있는 이른바 '공적인 일'을 하다 다쳤다고 본 겁니다.

그러니까, 공무 수행 중 다쳤으니까 공상이라는 거죠.

즉, 하 예비역 중사에게는 이 일이 예우가 아닌 명예의 문제인 겁니다.

군인이 나라를 위해 일하다 두 다리를 잃었는데, "최고 수준의 희생을 했다" 이걸 인정 못 받다는 거죠.

당사자 이야기 들어 보시죠.

[하재헌/예비역 중사 : "왜 군인을 했을까 그런 생각이 이번에 처음 들었거든요. 남은 거라고는 진짜 명예밖에 없었는데, 그 명예마저 지켜 주지 않으려고 하니까 참담하죠."]

자, 그럼 보훈처는 왜 공상 판정을 내린 걸까요?

보훈처가 밝힌 이유, 이렇습니다.

보상 법령에 전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겁니다.

또 그동안 군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 대부분에 대해 공상 판정을 내린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하 예비역 중사는 보훈처 판정에 불복해 지난 4일 이의 신청을 했습니다.

보훈처의 판단이 알려지자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우선 정치권이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관련자 문책과 보훈처장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종석/국회 정무위 한국당 간사 : "보훈처가 이제는 국가를 위해 몸 바친 명예마저 폄훼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만든 보훈처가 국군의 명예를 짓밟고 있다며 이런 강도 높은 비판까지 쏟아냈습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대통령이 북한 눈치를 보니 보훈처까지 눈치를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보훈처는 하 예비역 중사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심의를 다시 하고, 관련 법령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며 사실상 판정 재검토 지시를 내렸습니다.

일단 보훈처의 판단이 바뀔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군인을 했을까"라는 하 예비역 중사의 말을 보면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어도 전상 판정을 받지 못한 그 참담한 마음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 지뢰로 두 다리 잃었는데 전상(戰傷)아니다?…보훈처 판정 논란
    • 입력 2019-09-18 08:21:52
    • 수정2019-09-18 10:47:57
    아침뉴스타임
지금 보시는 이 나무 상자, 언뜻 보기엔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목함지뢰입니다.

뚜껑을 한 번 열어 볼까요.

목함지뢰를 그래픽으로 간략하게 표현한 건데요.

이렇게 폭약이 200그램 정도 들어 있는데, 불과 200그램이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뿜어 내는 겁니다.

뇌관으로 나와 있는 이 줄을 건드리거나 뚜껑을 열면 바로 터집니다.

이런 목함지뢰를 북한이 비무장지대, DMZ에 대량 매설하는 바람에 그동안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2010년 7월에 민통선 안 임진강 유역에서 낚시를 하던 두 사람이 목함지뢰인 줄 모르고 주워서 오다가 지뢰가 폭발하면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불행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 2015년 8월, 비무장지대에서 또 한번 목함지뢰가 터집니다.

이 폭발로 수색 작전 중이던 하재헌 중사, 그만 두 다리를 잃고 맙니다.

하 중사는 이렇게 의족을 단 생활을 할 수밖에 없게 됐고, 지난 1월에 전역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하 예비역 중사에게 또 한번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목함지뢰 때문에 다리를 잃었으니까 국가에서 보상을 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한데, 보상의 격이 하 예비역 중사에겐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겁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국가보훈처가 하 예비역 중사에게 전투를 했을 때 다친 '전상'이 아닌, 공무 수행 중에 다친 '공상'으로 판정했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훈처 결정에 앞서 육군은 하 중사의 경우를 전상(戰傷)으로 판정했는데, 보훈처는 이와 다르게 국가 수호 또는 국가안전보장 등과 관련 있는 이른바 '공적인 일'을 하다 다쳤다고 본 겁니다.

그러니까, 공무 수행 중 다쳤으니까 공상이라는 거죠.

즉, 하 예비역 중사에게는 이 일이 예우가 아닌 명예의 문제인 겁니다.

군인이 나라를 위해 일하다 두 다리를 잃었는데, "최고 수준의 희생을 했다" 이걸 인정 못 받다는 거죠.

당사자 이야기 들어 보시죠.

[하재헌/예비역 중사 : "왜 군인을 했을까 그런 생각이 이번에 처음 들었거든요. 남은 거라고는 진짜 명예밖에 없었는데, 그 명예마저 지켜 주지 않으려고 하니까 참담하죠."]

자, 그럼 보훈처는 왜 공상 판정을 내린 걸까요?

보훈처가 밝힌 이유, 이렇습니다.

보상 법령에 전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조항이 없다는 겁니다.

또 그동안 군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 대부분에 대해 공상 판정을 내린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하 예비역 중사는 보훈처 판정에 불복해 지난 4일 이의 신청을 했습니다.

보훈처의 판단이 알려지자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우선 정치권이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관련자 문책과 보훈처장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종석/국회 정무위 한국당 간사 : "보훈처가 이제는 국가를 위해 몸 바친 명예마저 폄훼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만든 보훈처가 국군의 명예를 짓밟고 있다며 이런 강도 높은 비판까지 쏟아냈습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대통령이 북한 눈치를 보니 보훈처까지 눈치를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보훈처는 하 예비역 중사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심의를 다시 하고, 관련 법령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며 사실상 판정 재검토 지시를 내렸습니다.

일단 보훈처의 판단이 바뀔 여지는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군인을 했을까"라는 하 예비역 중사의 말을 보면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어도 전상 판정을 받지 못한 그 참담한 마음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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