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드] 체감할 수 없는 0%대 저물가…왜?
입력 2019.09.18 (18:17)
수정 2019.09.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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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0.0%로 나타났죠.
물가가 너무 안 올라서 걱정이라는데,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괴리가 어디서 발생한 걸까요?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과 함께 짚어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저물가라고 계속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국민은 대체 뭐가 저물가인지 마트에 가서 몇 개만 잡아도 5만 원이 넘는데 하면서 갸우뚱하거든요.
뉴스에서 나오는 물가와 국민이 생각하는 물가의 개념이 다른 거죠?
[답변]
뉴스에 나오는 물가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적인 물가지수 또는 물가상승률입니다.
가장 최근 지표인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 소수점 2자리까지 따지면 미미한 마이너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상황이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최근 이슈가 됐죠.
그러나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체감 물가는 주관적인 것이라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반드시 사야 하고 자주 사는 품목들이 오를 때 높게 느껴지는데요.
최근 체감 물가가 높은 것은 예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농·축·수산물과 같은 먹거리가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외식물가, 교육비 등 서비스요금이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게 느껴지고요.
무엇보다도 높은 집값이 이슈지만 집값 자체는 물가조사에 포함되지 않고 집세만 포함됩니다.
[앵커]
현재 물가 상승률이 0%에 계속 머물며 저물가 상태라고 하는데요.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물가, 즉 물건의 가격은 사는 쪽에서는 지출이지만 기업 또는 자영업자와 같이 물건을 파는 쪽에서는 매출이자 수입입니다.
그런데 물건의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한다면 또는 물건 가격을 낮추어 팔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안 좋다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로서는 똑같은 양을 팔더라도 매출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사업하는 쪽에서 이익 감소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매출 감소입니다.
매출이 감소하면 투자를 할 수 없고 같은 고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투자를 멈추고 고용을 줄인다면 이는 일반 가계의 일자리 감소, 소득 감소를 의미합니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소득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것이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고,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어 실제로 경기가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경기 위축의 자기실현적 기대가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경제 주체들이 앞으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큰 문제를 유발하는 게 가능합니다.
[앵커]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발생 가능성이 실제로 있나요?
[답변]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제로 수준까지 낮아진 데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위축도 크게 작용했지만 동시에 농수산물 가격, 국제유가와 같은 공급 측면, 비용 측면의 요인도 크게 작용합니다.
즉,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농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것 최근 사우디 원유 시설 파괴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어 물가상승률은 향후 다소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부진 및 수요위축으로 인해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물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물건을 팔기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은 지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앞으로도 경기가 내림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만약 일본이 경험한 바와 같이 주택과 같은 부동산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자산 디플레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주 발표된 한 국가·도시 비교 통계사이트 조사를 보면 서울이 세계에서 6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라고 하는데요.
뉴욕이나 도쿄같이 물가가 비싸다는 곳보다 높아요.
우리나라 생활 물가가 많이 높은 편인가요?
[답변]
서울의 물가 수준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높은 도시는 홍콩, 도쿄 정도이고 서울의 생활물가는 뉴욕, 파리보다도 높은 수준이죠.
특히 식료품이 높은 수준을 기록합니다.
넘베오 조사를 보면 식료품 순위가 우리나라가 6위긴 하지만 1위부터 5위가 스위스 도시들이 차지했거든요.
국가로 보면 사실상 2위입니다.
서울의 빵과 와인의 평균 가격은 도쿄나 뉴욕의 2배 수준이거든요.
[앵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가 높은 편인 건 유통비용이나 인건비 때문인가요?
[답변]
우리나라의 경우 먹거리의 생산량 자체가 적고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요.
유럽은 인구 일 인당 곡물 생산량이 500kg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우유와 육류의 경우 더 큰 차이가 나죠.
식품 생산은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유럽과 직접적인 비교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일본과 비교했을 때에도 우리나라 우유와 육류 생산은 적은 편입니다.
유통업체들의 마진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생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6∼7단계에 이르는 중간 유통업체가 존재하는 복잡한 구조에서 비용이 높아진다는 거죠.
반면 유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통구조가 단순하고 직거래도 발달했습니다.
땅값 등 부동산가격이 높고 인건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 요인입니다.
[앵커]
저물가인 것도 맞고,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가 높은 것도 맞다는 건데요.
통계물가와 국민이 느끼는 체감 물가에 차이가 커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국민의 물가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대책 수립과 집행도 국민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지표물가와 가계의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겠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변화를 더욱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물가조사대상 품목을 늘리고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요.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이 높은 우리나라 가계의 특성을 반영한다든가 소득계층별, 주택보유유형별로 다양한 물가통계를 발표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0.0%로 나타났죠.
물가가 너무 안 올라서 걱정이라는데,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괴리가 어디서 발생한 걸까요?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과 함께 짚어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저물가라고 계속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국민은 대체 뭐가 저물가인지 마트에 가서 몇 개만 잡아도 5만 원이 넘는데 하면서 갸우뚱하거든요.
뉴스에서 나오는 물가와 국민이 생각하는 물가의 개념이 다른 거죠?
[답변]
뉴스에 나오는 물가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적인 물가지수 또는 물가상승률입니다.
가장 최근 지표인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 소수점 2자리까지 따지면 미미한 마이너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상황이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최근 이슈가 됐죠.
그러나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체감 물가는 주관적인 것이라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반드시 사야 하고 자주 사는 품목들이 오를 때 높게 느껴지는데요.
최근 체감 물가가 높은 것은 예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농·축·수산물과 같은 먹거리가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외식물가, 교육비 등 서비스요금이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게 느껴지고요.
무엇보다도 높은 집값이 이슈지만 집값 자체는 물가조사에 포함되지 않고 집세만 포함됩니다.
[앵커]
현재 물가 상승률이 0%에 계속 머물며 저물가 상태라고 하는데요.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물가, 즉 물건의 가격은 사는 쪽에서는 지출이지만 기업 또는 자영업자와 같이 물건을 파는 쪽에서는 매출이자 수입입니다.
그런데 물건의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한다면 또는 물건 가격을 낮추어 팔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안 좋다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로서는 똑같은 양을 팔더라도 매출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사업하는 쪽에서 이익 감소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매출 감소입니다.
매출이 감소하면 투자를 할 수 없고 같은 고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투자를 멈추고 고용을 줄인다면 이는 일반 가계의 일자리 감소, 소득 감소를 의미합니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소득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것이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고,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어 실제로 경기가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경기 위축의 자기실현적 기대가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경제 주체들이 앞으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큰 문제를 유발하는 게 가능합니다.
[앵커]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발생 가능성이 실제로 있나요?
[답변]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제로 수준까지 낮아진 데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위축도 크게 작용했지만 동시에 농수산물 가격, 국제유가와 같은 공급 측면, 비용 측면의 요인도 크게 작용합니다.
즉,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농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것 최근 사우디 원유 시설 파괴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어 물가상승률은 향후 다소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부진 및 수요위축으로 인해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물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물건을 팔기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은 지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앞으로도 경기가 내림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만약 일본이 경험한 바와 같이 주택과 같은 부동산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자산 디플레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주 발표된 한 국가·도시 비교 통계사이트 조사를 보면 서울이 세계에서 6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라고 하는데요.
뉴욕이나 도쿄같이 물가가 비싸다는 곳보다 높아요.
우리나라 생활 물가가 많이 높은 편인가요?
[답변]
서울의 물가 수준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높은 도시는 홍콩, 도쿄 정도이고 서울의 생활물가는 뉴욕, 파리보다도 높은 수준이죠.
특히 식료품이 높은 수준을 기록합니다.
넘베오 조사를 보면 식료품 순위가 우리나라가 6위긴 하지만 1위부터 5위가 스위스 도시들이 차지했거든요.
국가로 보면 사실상 2위입니다.
서울의 빵과 와인의 평균 가격은 도쿄나 뉴욕의 2배 수준이거든요.
[앵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가 높은 편인 건 유통비용이나 인건비 때문인가요?
[답변]
우리나라의 경우 먹거리의 생산량 자체가 적고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요.
유럽은 인구 일 인당 곡물 생산량이 500kg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우유와 육류의 경우 더 큰 차이가 나죠.
식품 생산은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유럽과 직접적인 비교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일본과 비교했을 때에도 우리나라 우유와 육류 생산은 적은 편입니다.
유통업체들의 마진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생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6∼7단계에 이르는 중간 유통업체가 존재하는 복잡한 구조에서 비용이 높아진다는 거죠.
반면 유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통구조가 단순하고 직거래도 발달했습니다.
땅값 등 부동산가격이 높고 인건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 요인입니다.
[앵커]
저물가인 것도 맞고,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가 높은 것도 맞다는 건데요.
통계물가와 국민이 느끼는 체감 물가에 차이가 커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국민의 물가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대책 수립과 집행도 국민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지표물가와 가계의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겠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변화를 더욱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물가조사대상 품목을 늘리고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요.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이 높은 우리나라 가계의 특성을 반영한다든가 소득계층별, 주택보유유형별로 다양한 물가통계를 발표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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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인사이드] 체감할 수 없는 0%대 저물가…왜?
-
- 입력 2019-09-18 18:21:44
- 수정2019-09-18 18:40:47
[앵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0.0%로 나타났죠.
물가가 너무 안 올라서 걱정이라는데,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괴리가 어디서 발생한 걸까요?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과 함께 짚어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저물가라고 계속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국민은 대체 뭐가 저물가인지 마트에 가서 몇 개만 잡아도 5만 원이 넘는데 하면서 갸우뚱하거든요.
뉴스에서 나오는 물가와 국민이 생각하는 물가의 개념이 다른 거죠?
[답변]
뉴스에 나오는 물가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적인 물가지수 또는 물가상승률입니다.
가장 최근 지표인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 소수점 2자리까지 따지면 미미한 마이너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상황이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최근 이슈가 됐죠.
그러나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체감 물가는 주관적인 것이라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반드시 사야 하고 자주 사는 품목들이 오를 때 높게 느껴지는데요.
최근 체감 물가가 높은 것은 예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농·축·수산물과 같은 먹거리가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외식물가, 교육비 등 서비스요금이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게 느껴지고요.
무엇보다도 높은 집값이 이슈지만 집값 자체는 물가조사에 포함되지 않고 집세만 포함됩니다.
[앵커]
현재 물가 상승률이 0%에 계속 머물며 저물가 상태라고 하는데요.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물가, 즉 물건의 가격은 사는 쪽에서는 지출이지만 기업 또는 자영업자와 같이 물건을 파는 쪽에서는 매출이자 수입입니다.
그런데 물건의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한다면 또는 물건 가격을 낮추어 팔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안 좋다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로서는 똑같은 양을 팔더라도 매출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사업하는 쪽에서 이익 감소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매출 감소입니다.
매출이 감소하면 투자를 할 수 없고 같은 고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투자를 멈추고 고용을 줄인다면 이는 일반 가계의 일자리 감소, 소득 감소를 의미합니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소득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것이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고,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어 실제로 경기가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경기 위축의 자기실현적 기대가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경제 주체들이 앞으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큰 문제를 유발하는 게 가능합니다.
[앵커]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발생 가능성이 실제로 있나요?
[답변]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제로 수준까지 낮아진 데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위축도 크게 작용했지만 동시에 농수산물 가격, 국제유가와 같은 공급 측면, 비용 측면의 요인도 크게 작용합니다.
즉,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농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것 최근 사우디 원유 시설 파괴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어 물가상승률은 향후 다소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부진 및 수요위축으로 인해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물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물건을 팔기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은 지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앞으로도 경기가 내림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만약 일본이 경험한 바와 같이 주택과 같은 부동산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자산 디플레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주 발표된 한 국가·도시 비교 통계사이트 조사를 보면 서울이 세계에서 6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라고 하는데요.
뉴욕이나 도쿄같이 물가가 비싸다는 곳보다 높아요.
우리나라 생활 물가가 많이 높은 편인가요?
[답변]
서울의 물가 수준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높은 도시는 홍콩, 도쿄 정도이고 서울의 생활물가는 뉴욕, 파리보다도 높은 수준이죠.
특히 식료품이 높은 수준을 기록합니다.
넘베오 조사를 보면 식료품 순위가 우리나라가 6위긴 하지만 1위부터 5위가 스위스 도시들이 차지했거든요.
국가로 보면 사실상 2위입니다.
서울의 빵과 와인의 평균 가격은 도쿄나 뉴욕의 2배 수준이거든요.
[앵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가 높은 편인 건 유통비용이나 인건비 때문인가요?
[답변]
우리나라의 경우 먹거리의 생산량 자체가 적고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요.
유럽은 인구 일 인당 곡물 생산량이 500kg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우유와 육류의 경우 더 큰 차이가 나죠.
식품 생산은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유럽과 직접적인 비교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일본과 비교했을 때에도 우리나라 우유와 육류 생산은 적은 편입니다.
유통업체들의 마진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생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6∼7단계에 이르는 중간 유통업체가 존재하는 복잡한 구조에서 비용이 높아진다는 거죠.
반면 유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통구조가 단순하고 직거래도 발달했습니다.
땅값 등 부동산가격이 높고 인건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 요인입니다.
[앵커]
저물가인 것도 맞고,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가 높은 것도 맞다는 건데요.
통계물가와 국민이 느끼는 체감 물가에 차이가 커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국민의 물가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대책 수립과 집행도 국민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지표물가와 가계의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겠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변화를 더욱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물가조사대상 품목을 늘리고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요.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이 높은 우리나라 가계의 특성을 반영한다든가 소득계층별, 주택보유유형별로 다양한 물가통계를 발표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0.0%로 나타났죠.
물가가 너무 안 올라서 걱정이라는데,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괴리가 어디서 발생한 걸까요?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과 함께 짚어봅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저물가라고 계속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국민은 대체 뭐가 저물가인지 마트에 가서 몇 개만 잡아도 5만 원이 넘는데 하면서 갸우뚱하거든요.
뉴스에서 나오는 물가와 국민이 생각하는 물가의 개념이 다른 거죠?
[답변]
뉴스에 나오는 물가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적인 물가지수 또는 물가상승률입니다.
가장 최근 지표인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 소수점 2자리까지 따지면 미미한 마이너스, 이로 인해 우리나라도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 상황이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최근 이슈가 됐죠.
그러나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고,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체감 물가는 주관적인 것이라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반드시 사야 하고 자주 사는 품목들이 오를 때 높게 느껴지는데요.
최근 체감 물가가 높은 것은 예전과는 다소 다른 모습입니다.
예전에는 농·축·수산물과 같은 먹거리가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았다면 최근에는 외식물가, 교육비 등 서비스요금이 많이 올라 체감물가가 높게 느껴지고요.
무엇보다도 높은 집값이 이슈지만 집값 자체는 물가조사에 포함되지 않고 집세만 포함됩니다.
[앵커]
현재 물가 상승률이 0%에 계속 머물며 저물가 상태라고 하는데요.
저물가 상태가 지속되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물가, 즉 물건의 가격은 사는 쪽에서는 지출이지만 기업 또는 자영업자와 같이 물건을 파는 쪽에서는 매출이자 수입입니다.
그런데 물건의 전반적인 가격이 하락한다면 또는 물건 가격을 낮추어 팔지 않으면 물건이 팔리지 않을 정도로 경기가 안 좋다면 기업이나 자영업자들로서는 똑같은 양을 팔더라도 매출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사업하는 쪽에서 이익 감소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매출 감소입니다.
매출이 감소하면 투자를 할 수 없고 같은 고용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투자를 멈추고 고용을 줄인다면 이는 일반 가계의 일자리 감소, 소득 감소를 의미합니다.
일자리가 불안하고 소득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것이고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줄고,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어 실제로 경기가 안 좋아지게 됩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경기 위축의 자기실현적 기대가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경제 주체들이 앞으로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큰 문제를 유발하는 게 가능합니다.
[앵커]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발생 가능성이 실제로 있나요?
[답변]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제로 수준까지 낮아진 데에는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위축도 크게 작용했지만 동시에 농수산물 가격, 국제유가와 같은 공급 측면, 비용 측면의 요인도 크게 작용합니다.
즉,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농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물가상승률이 하락한 것 최근 사우디 원유 시설 파괴 등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어 물가상승률은 향후 다소 올라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경기 부진 및 수요위축으로 인해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물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물건을 팔기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은 지속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앞으로도 경기가 내림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고, 만약 일본이 경험한 바와 같이 주택과 같은 부동산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자산 디플레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주 발표된 한 국가·도시 비교 통계사이트 조사를 보면 서울이 세계에서 6번째로 물가가 비싼 도시라고 하는데요.
뉴욕이나 도쿄같이 물가가 비싸다는 곳보다 높아요.
우리나라 생활 물가가 많이 높은 편인가요?
[답변]
서울의 물가 수준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보다 물가가 높은 도시는 홍콩, 도쿄 정도이고 서울의 생활물가는 뉴욕, 파리보다도 높은 수준이죠.
특히 식료품이 높은 수준을 기록합니다.
넘베오 조사를 보면 식료품 순위가 우리나라가 6위긴 하지만 1위부터 5위가 스위스 도시들이 차지했거든요.
국가로 보면 사실상 2위입니다.
서울의 빵과 와인의 평균 가격은 도쿄나 뉴욕의 2배 수준이거든요.
[앵커]
우리나라 먹거리 물가가 높은 편인 건 유통비용이나 인건비 때문인가요?
[답변]
우리나라의 경우 먹거리의 생산량 자체가 적고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요.
유럽은 인구 일 인당 곡물 생산량이 500kg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우유와 육류의 경우 더 큰 차이가 나죠.
식품 생산은 자연환경에도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유럽과 직접적인 비교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자연환경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일본과 비교했을 때에도 우리나라 우유와 육류 생산은 적은 편입니다.
유통업체들의 마진이 과도하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생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6∼7단계에 이르는 중간 유통업체가 존재하는 복잡한 구조에서 비용이 높아진다는 거죠.
반면 유럽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통구조가 단순하고 직거래도 발달했습니다.
땅값 등 부동산가격이 높고 인건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 요인입니다.
[앵커]
저물가인 것도 맞고,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가 높은 것도 맞다는 건데요.
통계물가와 국민이 느끼는 체감 물가에 차이가 커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답변]
국민의 물가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정부의 대책 수립과 집행도 국민의 이해를 얻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공식적인 지표물가와 가계의 체감물가 사이의 괴리를 근본적으로 없애기는 어렵겠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변화를 더욱 더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물가조사대상 품목을 늘리고 현실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요.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이 높은 우리나라 가계의 특성을 반영한다든가 소득계층별, 주택보유유형별로 다양한 물가통계를 발표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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