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국가책임제 2년…“93%는 기준 인력도 충족 못 해”

입력 2019.09.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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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정부 치매 진단·예방·치료에 2천억 원 투입
치매안심센터 256곳으로 늘었지만...인력 태부족

■ "늙는 것이 두렵다"...30년 뒤엔 노인 6명중 1명 '치매'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입니다.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에선 특히 그 양상이 두드러집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2019년) 국내 치매환자는 74만 8천 명,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10.3% 입니다.

20년 뒤인 2039년엔 치매 환자가 200만 명, 2050년엔 3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이란 전망입니다. 2050년 기준 노인 6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얘깁니다.


■ 국가책임제 2년... "앞으로 2천억 원 추가 투자"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시행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2017년 이후, 치매가 가족의 부담을 넘어 사회의 몫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단 노인들이 갈 곳이 생겼습니다. 전국 256곳에 치매안심센터가 생겼습니다. 치매 여부를 상담하고 검진하고, 치매가 확인되면 1대1 사례관리부터 전문기관에 치료를 연계합니다.

262만 명의 노인이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했습니다. 이 가운데 43만 명은 치매환자입니다. 환자들이 이곳을 이용할 때, 가족들은 좀 쉴 수 있습니다. 치매라는 병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의료비 부담도 덜게 됐습니다.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해 중증치매환자의 의료비 부담 비율이 최대 60%에서 10%까지 낮아졌습니다. 신경인지검사나 자기공명영상법(MRI) 같은 고가의 치매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앞으로 예산은 더 투입됩니다. 보건복지부는 어제(19일) 치매의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기술 개발연구에 2천억 원을 더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력 채운 시설 단 7%...지방으로 갈수록 열악

환경은 나아졌다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내실은 아직 부족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보건복지부로 제출받은 '치매안심센터 근무인력 현황'을 함께 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각 치매안심센터에 18~35명씩 필요한 기준 인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중, 이 기준을 만족하고 있는 곳은 18곳에 불과합니다. 비율로 따지면 7%입니다.


지역의 여건은 더 열악했습니다. 인력 충족 비율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강원 지역이 50%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가장 높은 비율을 충족한 부산(78%)과 비교하면 두 지역은 약 28%p의 격차가 존재합니다.

■ 직원 한 명이 노인 444명 상대하기도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근무 인력과 해당 시설에 등록된 이용자 수를 비교했습니다. 근무인력 한 명 당 평균 101명의 치매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전북 전주시보건소는 직원 1명이 443.6명을, 군산시보건소는 305.2명을, 익산시보건소는 253.7명을 관리했습니다.

일부 시설은 직원들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몰릴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직원들의 열정만으로 업무를 수행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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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국가책임제 2년…“93%는 기준 인력도 충족 못 해”
    • 입력 2019-09-20 07:01:27
    취재K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br />정부 치매 진단·예방·치료에 2천억 원 투입 <br />치매안심센터 256곳으로 늘었지만...인력 태부족
■ "늙는 것이 두렵다"...30년 뒤엔 노인 6명중 1명 '치매'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입니다.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우리나라에선 특히 그 양상이 두드러집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지난해(2019년) 국내 치매환자는 74만 8천 명,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10.3% 입니다.

20년 뒤인 2039년엔 치매 환자가 200만 명, 2050년엔 3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이란 전망입니다. 2050년 기준 노인 6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라는 얘깁니다.


■ 국가책임제 2년... "앞으로 2천억 원 추가 투자"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시행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2017년 이후, 치매가 가족의 부담을 넘어 사회의 몫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일단 노인들이 갈 곳이 생겼습니다. 전국 256곳에 치매안심센터가 생겼습니다. 치매 여부를 상담하고 검진하고, 치매가 확인되면 1대1 사례관리부터 전문기관에 치료를 연계합니다.

262만 명의 노인이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했습니다. 이 가운데 43만 명은 치매환자입니다. 환자들이 이곳을 이용할 때, 가족들은 좀 쉴 수 있습니다. 치매라는 병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의료비 부담도 덜게 됐습니다.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해 중증치매환자의 의료비 부담 비율이 최대 60%에서 10%까지 낮아졌습니다. 신경인지검사나 자기공명영상법(MRI) 같은 고가의 치매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앞으로 예산은 더 투입됩니다. 보건복지부는 어제(19일) 치매의 조기 진단과 예방, 치료기술 개발연구에 2천억 원을 더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력 채운 시설 단 7%...지방으로 갈수록 열악

환경은 나아졌다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내실은 아직 부족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보건복지부로 제출받은 '치매안심센터 근무인력 현황'을 함께 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는 각 치매안심센터에 18~35명씩 필요한 기준 인원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 256개 치매안심센터 중, 이 기준을 만족하고 있는 곳은 18곳에 불과합니다. 비율로 따지면 7%입니다.


지역의 여건은 더 열악했습니다. 인력 충족 비율을 시도별로 살펴보면, 강원 지역이 50%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가장 높은 비율을 충족한 부산(78%)과 비교하면 두 지역은 약 28%p의 격차가 존재합니다.

■ 직원 한 명이 노인 444명 상대하기도

전국 치매안심센터의 근무 인력과 해당 시설에 등록된 이용자 수를 비교했습니다. 근무인력 한 명 당 평균 101명의 치매 환자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전북 전주시보건소는 직원 1명이 443.6명을, 군산시보건소는 305.2명을, 익산시보건소는 253.7명을 관리했습니다.

일부 시설은 직원들에게 업무가 과도하게 몰릴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직원들의 열정만으로 업무를 수행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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