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화성연쇄살인…끈질긴 수사 빛 봤다

입력 2019.09.20 (07:43) 수정 2019.09.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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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나면서 33년간 미궁에 빠졌던 장기 미제사건의 매듭이 풀렸습니다. 용의자의 DNA와 3차례 화성사건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가 일치하는 사실을 경찰이 밝혀낸 것입니다. 이 사건은 지난 1986년부터 5년여 간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열명의 여성이 잇달아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됐지만 진범을 잡지 못했던 최악의 미제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총 200만여 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돼 용의자와 참고인 등 2만여 명을 조사했지만 단서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 수사 역사에 오욕을 남기고 온 국민, 특히 여성들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한 대표적 사건입니다. 기필코 범인을 잡겠다는 경찰의 끈질긴 수사노력과 유전자 DNA 분석을 기반으로 한 과학수사 기술발전으로 유력 용의자를 확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2015년부터 없어졌지만 이 사건은 그 이전에 벌어져 공소시효가 지난 2006년 만료됐기 때문입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더불어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리는 지난 91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이형호 유괴살인 사건 등 범인을 잡지 못한 미제 사건들이 아직도 20만여 건이 넘는 것으로 검경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유도 모른채 희생된 이들의 억움함을 풀어주는 노력은 끝까지 계속돼야 합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수사기법과 과학수사, CCTV 등 방범시설들이 늘어나면서 범죄자들의 운신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흉폭한 범죄는 여전하고 범죄자들의 수법도 더욱 진화, 지능화하고 있습니다.

비록 추가 단죄를 할 수는 없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임을 확인할 단서를 찾은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경찰은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실추됐던 명예를 일부 회복했습니다. 또 악행을 저지른 범인은 언젠가는 반드시 잡히고 만다는 사회적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죄를 지은 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는 일이야말로 사회 정의와 안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본조치입니다. 미제 사건에 대한 중단 없는 수사와 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함께, 죄지은 자가 죄를 숨길 수도, 편안하게 살 수도 없는 그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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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9-20 07: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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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드러나면서 33년간 미궁에 빠졌던 장기 미제사건의 매듭이 풀렸습니다. 용의자의 DNA와 3차례 화성사건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가 일치하는 사실을 경찰이 밝혀낸 것입니다. 이 사건은 지난 1986년부터 5년여 간 경기도 화성 일대에서 열명의 여성이 잇달아 성폭행을 당한 뒤 피살됐지만 진범을 잡지 못했던 최악의 미제사건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총 200만여 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돼 용의자와 참고인 등 2만여 명을 조사했지만 단서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경찰 수사 역사에 오욕을 남기고 온 국민, 특히 여성들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한 대표적 사건입니다. 기필코 범인을 잡겠다는 경찰의 끈질긴 수사노력과 유전자 DNA 분석을 기반으로 한 과학수사 기술발전으로 유력 용의자를 확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처벌은 불가능합니다.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2015년부터 없어졌지만 이 사건은 그 이전에 벌어져 공소시효가 지난 2006년 만료됐기 때문입니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더불어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리는 지난 91년 개구리소년 실종사건과 이형호 유괴살인 사건 등 범인을 잡지 못한 미제 사건들이 아직도 20만여 건이 넘는 것으로 검경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유도 모른채 희생된 이들의 억움함을 풀어주는 노력은 끝까지 계속돼야 합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수사기법과 과학수사, CCTV 등 방범시설들이 늘어나면서 범죄자들의 운신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흉폭한 범죄는 여전하고 범죄자들의 수법도 더욱 진화, 지능화하고 있습니다.

비록 추가 단죄를 할 수는 없지만 화성연쇄살인사건 진범임을 확인할 단서를 찾은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경찰은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실추됐던 명예를 일부 회복했습니다. 또 악행을 저지른 범인은 언젠가는 반드시 잡히고 만다는 사회적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죄를 지은 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는 일이야말로 사회 정의와 안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본조치입니다. 미제 사건에 대한 중단 없는 수사와 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함께, 죄지은 자가 죄를 숨길 수도, 편안하게 살 수도 없는 그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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