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목격자 DNA…남은 미제도 풀리나
입력 2019.09.20 (08:09)
수정 2019.09.2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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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범의 마음을 꿰뚫어 본 건, 같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이었습니다.
여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13년 전, "화성 사건의 범인이 사망하지 않았으면 교도소에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연쇄살인범은 살인 행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용의자 이 씨는 화성 사건 후, 처제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으니 유영철의 예측은 정확했던 셈입니다.
자, 그런데 수많은 교도소 수감자 중 경찰이 용의자를 콕 집어낸 건 어떻게 한 걸까요?
바로 'DNA' 분석 기법을 통해서였습니다.
DNA란 사람의 유전 정보가 담긴 물질을 가리키는데, 이걸 쭉 늘어 놓으면 대략 2미터라고 합니다.
이 DNA 속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가 늘어서 있는데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지문을 갖고 있듯이 DNA 속 염기 패턴도 제각각이어서 수많은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식별하는 데 이 DNA 분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범죄엔 흔적이 남는다’ 유전자 분석 수사야말로 이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만진 모든 물품에는 그 사람의 DNA 흔적이 남는데, 검찰은 2010년부터 살인, 성폭행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강력 범죄자들의 DNA를 보관하기 시작해, 현재 16만여 명의 DNA 정보를 축적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이들 16만 여 명의 DNA 정보와 대조해 용의자를 밝혀내게 됩니다.
염색체 샘플만 있으면 신원을 거의 100% 가려내는 걸로 알려져 있어 DNA 표본 채취는 범인 추적이나 증거 확보에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이번 화성 사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도 DNA 감식이 주효했습니다.
[반기수/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 :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해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금년 7월 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DNA 감정 의뢰하였습니다."]
33년 전 당시 화성의 논밭 야산에서는 피해자 속옷가지와 머리카락 6가닥, 담배꽁초, 우유팩 등이 수거됐습니다.
가로등 몇 개 켜진 시골마을엔 폐쇄회로 CCTV도 없어, 경찰은 20대 중반 스포츠머리 몽타주를 들고 매복하며 범인을 쫓아야 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빨간 옷 조심' 같은 괴소문이 돌고, 유전자 수사는 낯설어 일본에 부탁할 때였습니다.
[이문우/화성연연쇄살인 당시 수사본부 분석팀장 : "그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의 과학수사는)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당시는) 과학수사가 특히, 우리나라가 발전된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이랬던 유전자 분석 수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성과도 나왔는데, 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기억하시죠?
프랑스인 부부가 살던 빌라 냉동고에서 두 명의 영아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자신들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해 난관에 부딪히자 유전자(DNA) 분석으로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집에서 수거한 물건과 엄마가 산부인과 수술 받은 병원에서 세포 조직을 확보해 친자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지금은 관련 기술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요, 흰 종이에 빨간펜으로 점을 하나 찍었을 때 이 정도 크기의 혈흔 안에는 백혈구가 160개쯤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기술로는 이보다 10분의 1 정도 작은 혈흔에서도 충분히 DNA를 채취해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김현수/경찰청 과학수사기법계장 : "10년간 10억 배 정도의 (DNA개인식별) 정확도가 증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분석 등 통해서 검거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도 잠시 보여 드린 영화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은 영화 제목에 '추억'을 넣으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응징의 시작이다.”
집요하게 기억하고, 과학수사로 응징할 미제 사건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28년 전 봄 대구 한 야산에서 5명의 소년들이 실종됐다 11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일명 '개구리 소년' 사건.
1991년 1월, 서울 한 아파트 단지서 벌어진 '이형호 군 유괴 사건'도 있습니다.
이런 장기 미제 사건들은 완전한 해결에 많은 난관이 도사립니다.
당장 화성연쇄살인사건도 지목된 용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며 이른바 ‘시즌 2’가 시작됐습니다.
어떤 결정적 단서가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 낼 것인지 경찰의 수사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여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13년 전, "화성 사건의 범인이 사망하지 않았으면 교도소에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연쇄살인범은 살인 행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용의자 이 씨는 화성 사건 후, 처제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으니 유영철의 예측은 정확했던 셈입니다.
자, 그런데 수많은 교도소 수감자 중 경찰이 용의자를 콕 집어낸 건 어떻게 한 걸까요?
바로 'DNA' 분석 기법을 통해서였습니다.
DNA란 사람의 유전 정보가 담긴 물질을 가리키는데, 이걸 쭉 늘어 놓으면 대략 2미터라고 합니다.
이 DNA 속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가 늘어서 있는데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지문을 갖고 있듯이 DNA 속 염기 패턴도 제각각이어서 수많은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식별하는 데 이 DNA 분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범죄엔 흔적이 남는다’ 유전자 분석 수사야말로 이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만진 모든 물품에는 그 사람의 DNA 흔적이 남는데, 검찰은 2010년부터 살인, 성폭행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강력 범죄자들의 DNA를 보관하기 시작해, 현재 16만여 명의 DNA 정보를 축적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이들 16만 여 명의 DNA 정보와 대조해 용의자를 밝혀내게 됩니다.
염색체 샘플만 있으면 신원을 거의 100% 가려내는 걸로 알려져 있어 DNA 표본 채취는 범인 추적이나 증거 확보에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이번 화성 사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도 DNA 감식이 주효했습니다.
[반기수/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 :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해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금년 7월 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DNA 감정 의뢰하였습니다."]
33년 전 당시 화성의 논밭 야산에서는 피해자 속옷가지와 머리카락 6가닥, 담배꽁초, 우유팩 등이 수거됐습니다.
가로등 몇 개 켜진 시골마을엔 폐쇄회로 CCTV도 없어, 경찰은 20대 중반 스포츠머리 몽타주를 들고 매복하며 범인을 쫓아야 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빨간 옷 조심' 같은 괴소문이 돌고, 유전자 수사는 낯설어 일본에 부탁할 때였습니다.
[이문우/화성연연쇄살인 당시 수사본부 분석팀장 : "그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의 과학수사는)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당시는) 과학수사가 특히, 우리나라가 발전된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이랬던 유전자 분석 수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성과도 나왔는데, 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기억하시죠?
프랑스인 부부가 살던 빌라 냉동고에서 두 명의 영아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자신들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해 난관에 부딪히자 유전자(DNA) 분석으로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집에서 수거한 물건과 엄마가 산부인과 수술 받은 병원에서 세포 조직을 확보해 친자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지금은 관련 기술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요, 흰 종이에 빨간펜으로 점을 하나 찍었을 때 이 정도 크기의 혈흔 안에는 백혈구가 160개쯤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기술로는 이보다 10분의 1 정도 작은 혈흔에서도 충분히 DNA를 채취해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김현수/경찰청 과학수사기법계장 : "10년간 10억 배 정도의 (DNA개인식별) 정확도가 증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분석 등 통해서 검거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도 잠시 보여 드린 영화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은 영화 제목에 '추억'을 넣으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응징의 시작이다.”
집요하게 기억하고, 과학수사로 응징할 미제 사건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28년 전 봄 대구 한 야산에서 5명의 소년들이 실종됐다 11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일명 '개구리 소년' 사건.
1991년 1월, 서울 한 아파트 단지서 벌어진 '이형호 군 유괴 사건'도 있습니다.
이런 장기 미제 사건들은 완전한 해결에 많은 난관이 도사립니다.
당장 화성연쇄살인사건도 지목된 용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며 이른바 ‘시즌 2’가 시작됐습니다.
어떤 결정적 단서가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 낼 것인지 경찰의 수사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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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09-20 08:11:22
- 수정2019-09-20 10:48:17
화성 연쇄살인범의 마음을 꿰뚫어 본 건, 같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이었습니다.
여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13년 전, "화성 사건의 범인이 사망하지 않았으면 교도소에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연쇄살인범은 살인 행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용의자 이 씨는 화성 사건 후, 처제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으니 유영철의 예측은 정확했던 셈입니다.
자, 그런데 수많은 교도소 수감자 중 경찰이 용의자를 콕 집어낸 건 어떻게 한 걸까요?
바로 'DNA' 분석 기법을 통해서였습니다.
DNA란 사람의 유전 정보가 담긴 물질을 가리키는데, 이걸 쭉 늘어 놓으면 대략 2미터라고 합니다.
이 DNA 속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가 늘어서 있는데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지문을 갖고 있듯이 DNA 속 염기 패턴도 제각각이어서 수많은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식별하는 데 이 DNA 분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범죄엔 흔적이 남는다’ 유전자 분석 수사야말로 이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만진 모든 물품에는 그 사람의 DNA 흔적이 남는데, 검찰은 2010년부터 살인, 성폭행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강력 범죄자들의 DNA를 보관하기 시작해, 현재 16만여 명의 DNA 정보를 축적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이들 16만 여 명의 DNA 정보와 대조해 용의자를 밝혀내게 됩니다.
염색체 샘플만 있으면 신원을 거의 100% 가려내는 걸로 알려져 있어 DNA 표본 채취는 범인 추적이나 증거 확보에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이번 화성 사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도 DNA 감식이 주효했습니다.
[반기수/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 :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해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금년 7월 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DNA 감정 의뢰하였습니다."]
33년 전 당시 화성의 논밭 야산에서는 피해자 속옷가지와 머리카락 6가닥, 담배꽁초, 우유팩 등이 수거됐습니다.
가로등 몇 개 켜진 시골마을엔 폐쇄회로 CCTV도 없어, 경찰은 20대 중반 스포츠머리 몽타주를 들고 매복하며 범인을 쫓아야 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빨간 옷 조심' 같은 괴소문이 돌고, 유전자 수사는 낯설어 일본에 부탁할 때였습니다.
[이문우/화성연연쇄살인 당시 수사본부 분석팀장 : "그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의 과학수사는)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당시는) 과학수사가 특히, 우리나라가 발전된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이랬던 유전자 분석 수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성과도 나왔는데, 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기억하시죠?
프랑스인 부부가 살던 빌라 냉동고에서 두 명의 영아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자신들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해 난관에 부딪히자 유전자(DNA) 분석으로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집에서 수거한 물건과 엄마가 산부인과 수술 받은 병원에서 세포 조직을 확보해 친자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지금은 관련 기술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요, 흰 종이에 빨간펜으로 점을 하나 찍었을 때 이 정도 크기의 혈흔 안에는 백혈구가 160개쯤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기술로는 이보다 10분의 1 정도 작은 혈흔에서도 충분히 DNA를 채취해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김현수/경찰청 과학수사기법계장 : "10년간 10억 배 정도의 (DNA개인식별) 정확도가 증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분석 등 통해서 검거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도 잠시 보여 드린 영화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은 영화 제목에 '추억'을 넣으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응징의 시작이다.”
집요하게 기억하고, 과학수사로 응징할 미제 사건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28년 전 봄 대구 한 야산에서 5명의 소년들이 실종됐다 11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일명 '개구리 소년' 사건.
1991년 1월, 서울 한 아파트 단지서 벌어진 '이형호 군 유괴 사건'도 있습니다.
이런 장기 미제 사건들은 완전한 해결에 많은 난관이 도사립니다.
당장 화성연쇄살인사건도 지목된 용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며 이른바 ‘시즌 2’가 시작됐습니다.
어떤 결정적 단서가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 낼 것인지 경찰의 수사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친절한뉴스였습니다.
여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은 13년 전, "화성 사건의 범인이 사망하지 않았으면 교도소에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로 "연쇄살인범은 살인 행각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용의자 이 씨는 화성 사건 후, 처제를 살해하고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으니 유영철의 예측은 정확했던 셈입니다.
자, 그런데 수많은 교도소 수감자 중 경찰이 용의자를 콕 집어낸 건 어떻게 한 걸까요?
바로 'DNA' 분석 기법을 통해서였습니다.
DNA란 사람의 유전 정보가 담긴 물질을 가리키는데, 이걸 쭉 늘어 놓으면 대략 2미터라고 합니다.
이 DNA 속에는 약 30억 개의 염기가 늘어서 있는데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지문을 갖고 있듯이 DNA 속 염기 패턴도 제각각이어서 수많은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식별하는 데 이 DNA 분석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모든 범죄엔 흔적이 남는다’ 유전자 분석 수사야말로 이 말에 가장 잘 들어맞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이 만진 모든 물품에는 그 사람의 DNA 흔적이 남는데, 검찰은 2010년부터 살인, 성폭행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강력 범죄자들의 DNA를 보관하기 시작해, 현재 16만여 명의 DNA 정보를 축적했습니다.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DNA를 이들 16만 여 명의 DNA 정보와 대조해 용의자를 밝혀내게 됩니다.
염색체 샘플만 있으면 신원을 거의 100% 가려내는 걸로 알려져 있어 DNA 표본 채취는 범인 추적이나 증거 확보에 필수 요소가 됐습니다.
이번 화성 사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었던 것도 DNA 감식이 주효했습니다.
[반기수/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 :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도 재감정해서 DNA가 검출된 사례가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금년 7월 15일 현장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DNA 감정 의뢰하였습니다."]
33년 전 당시 화성의 논밭 야산에서는 피해자 속옷가지와 머리카락 6가닥, 담배꽁초, 우유팩 등이 수거됐습니다.
가로등 몇 개 켜진 시골마을엔 폐쇄회로 CCTV도 없어, 경찰은 20대 중반 스포츠머리 몽타주를 들고 매복하며 범인을 쫓아야 했습니다.
'비오는 수요일 빨간 옷 조심' 같은 괴소문이 돌고, 유전자 수사는 낯설어 일본에 부탁할 때였습니다.
[이문우/화성연연쇄살인 당시 수사본부 분석팀장 : "그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의 과학수사는)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을 정도죠. (당시는) 과학수사가 특히, 우리나라가 발전된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이랬던 유전자 분석 수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그래서 성과도 나왔는데, 2006년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기억하시죠?
프랑스인 부부가 살던 빌라 냉동고에서 두 명의 영아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자신들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해 난관에 부딪히자 유전자(DNA) 분석으로 돌파구를 열었습니다.
집에서 수거한 물건과 엄마가 산부인과 수술 받은 병원에서 세포 조직을 확보해 친자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지금은 관련 기술이 더 정교해졌습니다.
예를 하나 들면요, 흰 종이에 빨간펜으로 점을 하나 찍었을 때 이 정도 크기의 혈흔 안에는 백혈구가 160개쯤 들었다고 합니다.
지금 기술로는 이보다 10분의 1 정도 작은 혈흔에서도 충분히 DNA를 채취해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입니다.
[김현수/경찰청 과학수사기법계장 : "10년간 10억 배 정도의 (DNA개인식별) 정확도가 증가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분석 등 통해서 검거할 확률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제 이 시간에도 잠시 보여 드린 영화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은 영화 제목에 '추억'을 넣으며 이런 말을 남깁니다.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응징의 시작이다.”
집요하게 기억하고, 과학수사로 응징할 미제 사건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28년 전 봄 대구 한 야산에서 5명의 소년들이 실종됐다 11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일명 '개구리 소년' 사건.
1991년 1월, 서울 한 아파트 단지서 벌어진 '이형호 군 유괴 사건'도 있습니다.
이런 장기 미제 사건들은 완전한 해결에 많은 난관이 도사립니다.
당장 화성연쇄살인사건도 지목된 용의자가 범행을 부인하며 이른바 ‘시즌 2’가 시작됐습니다.
어떤 결정적 단서가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 낼 것인지 경찰의 수사력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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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희 기자 heey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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