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조커’ 진짜 나타날라…영화 한편에 美 경찰 ‘최고 경계령’

입력 2019.10.07 (10:47) 수정 2019.10.0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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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트맨의 숙적, '조커'의 탄생을 그린 영화 '조커'가 개봉 사흘 만에 백만 관객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작품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 영화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광대 얼굴 뒤에 숨은 광기 어린 눈빛과 웃음소리.

코미디언을 꿈꾸던 광대가 배트맨의 숙적 '조커'와 같은 악당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주 개봉한 미국 영화 '조커'인데요.

영화는 그가 왜 극악무도한 범죄자, 조커가 돼야 했는지 그 배경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토드 필립스/영화감독 : "(고통스러워 보이는 모습이) 바로 그가 대중들에게 매력적인 이유이죠. 시나리오가 쓰일 때부터 '웃음은 고통'이라는 아이디어를 좋아했어요."]

'조커' 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서 처음으로 대상을 받아 화제가 됐는데요.

그런데,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영화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가난하고 멸시받던 광대가 범죄자가 되는 모습이 악당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영화 속 조커를 따라 한 모방범죄가 우려된다는 건데요.

실제 극 중에서도 젊은이들이 조커를 따라 광대 마스크를 쓰고 폭동을 일으키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논란에 대해 감독과 배우들은 폭력을 옹호하거나 조커를 영웅으로 묘사할 의도는 없었으며,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답했는데요.

[호아킨 피닉스/영화배우 : "영화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거나 도전하게 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매우 좋다고 봅니다."]

미 경찰 당국은 조커를 상영하는 주요 극장가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을 내렸고, 일부 영화관 등에선 코스튬과 가면을 쓴 관객의 입장을 불허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아리고/영화관 관리자 : "배낭이나 마스크 또는 코스튬 차림의 입장은 불가능하다는 안내가 붙여져 있습니다. 저와 다른 관객들이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순찰할 것입니다."]

미국이 이처럼 긴장한 이유는 몇 년 전 실제로 비슷한 모방범죄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 극장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이 숨진 사건인데요.

당시 '조커'가 등장하는 배트맨 영화가 상영 중이었고, 체포된 총격범은 자신이 조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로라 극장 측은 이번엔 아예 '조커'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희생자 유족들은 조커의 배급사에 '큰 권력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샌디 필립스/희생자 유가족 : "영화 상영 금지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우린 그들이 시민 그리고 기업으로서 책임을 갖고, 생존자들처럼 옳은 일을 하길 바랍니다."]

미국 타임지는 영화 조커에 대해 "잠재적인 폭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 "조커 같은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도했는데요.

영화는 조커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만든 괴물일지도 모른다고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조커가 탄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터무니없는 비약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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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조커’ 진짜 나타날라…영화 한편에 美 경찰 ‘최고 경계령’
    • 입력 2019-10-07 11:03:42
    • 수정2019-10-07 16: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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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트맨의 숙적, '조커'의 탄생을 그린 영화 '조커'가 개봉 사흘 만에 백만 관객을 기록하는 등 엄청난 흥행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작품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 영화가 큰 논란에 휩싸였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광대 얼굴 뒤에 숨은 광기 어린 눈빛과 웃음소리. 코미디언을 꿈꾸던 광대가 배트맨의 숙적 '조커'와 같은 악당이 되어버렸습니다. 지난주 개봉한 미국 영화 '조커'인데요. 영화는 그가 왜 극악무도한 범죄자, 조커가 돼야 했는지 그 배경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토드 필립스/영화감독 : "(고통스러워 보이는 모습이) 바로 그가 대중들에게 매력적인 이유이죠. 시나리오가 쓰일 때부터 '웃음은 고통'이라는 아이디어를 좋아했어요."] '조커' 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에서 처음으로 대상을 받아 화제가 됐는데요. 그런데,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영화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가난하고 멸시받던 광대가 범죄자가 되는 모습이 악당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영화 속 조커를 따라 한 모방범죄가 우려된다는 건데요. 실제 극 중에서도 젊은이들이 조커를 따라 광대 마스크를 쓰고 폭동을 일으키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논란에 대해 감독과 배우들은 폭력을 옹호하거나 조커를 영웅으로 묘사할 의도는 없었으며,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답했는데요. [호아킨 피닉스/영화배우 : "영화가 우리를 불편하게 하거나 도전하게 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는 것은 매우 좋다고 봅니다."] 미 경찰 당국은 조커를 상영하는 주요 극장가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을 내렸고, 일부 영화관 등에선 코스튬과 가면을 쓴 관객의 입장을 불허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아리고/영화관 관리자 : "배낭이나 마스크 또는 코스튬 차림의 입장은 불가능하다는 안내가 붙여져 있습니다. 저와 다른 관객들이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순찰할 것입니다."] 미국이 이처럼 긴장한 이유는 몇 년 전 실제로 비슷한 모방범죄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2012년 미국 콜로라도주 오로라 극장에서 총기 난사로 12명이 숨진 사건인데요. 당시 '조커'가 등장하는 배트맨 영화가 상영 중이었고, 체포된 총격범은 자신이 조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로라 극장 측은 이번엔 아예 '조커'를 상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희생자 유족들은 조커의 배급사에 '큰 권력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며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샌디 필립스/희생자 유가족 : "영화 상영 금지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우린 그들이 시민 그리고 기업으로서 책임을 갖고, 생존자들처럼 옳은 일을 하길 바랍니다."] 미국 타임지는 영화 조커에 대해 "잠재적인 폭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 "조커 같은 사람들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도했는데요. 영화는 조커가 어쩌면 우리 사회가 만든 괴물일지도 모른다고 시사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조커가 탄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터무니없는 비약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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