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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5개월 남긴 68세 서울대 노동자의 ‘삭발식’
입력 2019.10.07 (16:58) 수정 2019.10.07 (22:22) 취재K
"동지 여러분들 눈에 눈물 나게 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지금보다 더 힘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잘 싸웠다면 여러분들이 뜨거운 눈물 흘리지 않았을 겁니다."

68년을 살아오며 이토록 짧은 머리를 해본 적 없다던 최분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분회 분회장이 정년을 5개월 남기고 삭발을 했습니다.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을 여전히 기존 법인 직원과 차별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측의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섭니다.

'무늬만 정규직'…정규직 전환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철폐투쟁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오늘(7일) 오전 11시 30분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열었습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김형수 위원장은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며 오는 10일 하루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 전면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 2월 지난해 임금협상 마무리하면서 정년연장을 약속했던 학교 측이 이제 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며 "명절 휴가비도 청소경비 노동자와 기계정비 노동자에게 각각 연 50만 원과 100만 원씩 지급하겠다며 차별하고 나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명절상여금으로 노동자들을 차별하며 노동조합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는 겁니다.

노조 측은 "최근 서울대 한 관계자가 서울일반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교섭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서울대에서 나가라'는 취지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며 "민주노총에 대한 대학 당국의 태도를 알 수 있는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청소경비 및 기계전기 노동자 760여 명은 지난해 3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무늬만 정규직'이라며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조 측이 원하는 것은 ▲올 2월에 약속했던 1년 정년연장 ▲기존 법인직원(120%)의 절반 수준인 명절상여금 60% 지급 ▲월 1시간의 노조원 교육시간 보장 등 크게 3가지입니다.

삭발 후 발언 중인 최분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장삭발 후 발언 중인 최분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장

"용돈 주듯 50만·100만 원씩 주지 말고, 법인직원 절반이라도 '%'로 달라"

최 분회장은 삭발식에 앞서 "명절휴가비를 '인심 쓰듯이 추석 때 50만 원 주고, 안 주다가 또 50만 원 더 줄게' 하는 식으로 받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법인직원은 120%를 받는 명절휴가비 60%를 요구한 것이 과한 거냐. 마음만 있으면 학교 측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기존 법인직원 명절상여금 비율인 120%의 절반인 60%라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정액이 아니라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보장돼야 기본급이 오르는 것에 따라 자동으로 명절 상여가 함께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관기사] 서울대 생협·기계전기·청소경비 노동자 350여명 천막농성 돌입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기존 법인직원들 많아"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삭발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달 24일 임민형 민주노총 서울대 기계 전기분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삭발식을 하고, 그날부터 14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 천막을 차리고 천막 농성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 8월에는 67세의 한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의 휴게실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연관기사] 서울대서 60대 청소 노동자 숨져…학생들 “열악한 휴게공간 개선해야”

이와 관련해 최 분회장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지만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기존 법인직원들이 많이 있다"며 "휴게시설 환경 개선 문제도 미안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이 문제를 언론에 제기하지 않았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기자회견에 학생 대표로 참석한 윤민정(정치외교학부 4학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대표는 "이 학교 노동자분들이 없다면 학교가 어떻게 운영될지 상상이라도 해본 적이 있느냐고 총장님과 교수님께 물어보고 싶다"며 "노동자들이 힘을 믿고 스스로 열심히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과 삭발식에는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소속 서울대 시설 분회(청소경비) 및 기계 전기 분회 노동자 약 200명이 참석했습니다.
  • 정년 5개월 남긴 68세 서울대 노동자의 ‘삭발식’
    • 입력 2019-10-07 16:58:06
    • 수정2019-10-07 22:22:23
    취재K
"동지 여러분들 눈에 눈물 나게 해서 미안합니다. 내가 지금보다 더 힘이 있었다면 지금보다 잘 싸웠다면 여러분들이 뜨거운 눈물 흘리지 않았을 겁니다."

68년을 살아오며 이토록 짧은 머리를 해본 적 없다던 최분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시설분회 분회장이 정년을 5개월 남기고 삭발을 했습니다. 지난해 3월 정규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을 여전히 기존 법인 직원과 차별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측의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섭니다.

'무늬만 정규직'…정규직 전환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철폐투쟁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오늘(7일) 오전 11시 30분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열었습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김형수 위원장은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라"며 오는 10일 하루 서울대 시설관리직 노동자 전면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올 2월 지난해 임금협상 마무리하면서 정년연장을 약속했던 학교 측이 이제 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며 "명절 휴가비도 청소경비 노동자와 기계정비 노동자에게 각각 연 50만 원과 100만 원씩 지급하겠다며 차별하고 나서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명절상여금으로 노동자들을 차별하며 노동조합을 분열시키려는 술책이라는 겁니다.

노조 측은 "최근 서울대 한 관계자가 서울일반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교섭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서울대에서 나가라'는 취지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며 "민주노총에 대한 대학 당국의 태도를 알 수 있는 행태"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서울대 청소경비 및 기계전기 노동자 760여 명은 지난해 3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무늬만 정규직'이라며 비정규직 철폐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조 측이 원하는 것은 ▲올 2월에 약속했던 1년 정년연장 ▲기존 법인직원(120%)의 절반 수준인 명절상여금 60% 지급 ▲월 1시간의 노조원 교육시간 보장 등 크게 3가지입니다.

삭발 후 발언 중인 최분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장삭발 후 발언 중인 최분조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장

"용돈 주듯 50만·100만 원씩 주지 말고, 법인직원 절반이라도 '%'로 달라"

최 분회장은 삭발식에 앞서 "명절휴가비를 '인심 쓰듯이 추석 때 50만 원 주고, 안 주다가 또 50만 원 더 줄게' 하는 식으로 받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법인직원은 120%를 받는 명절휴가비 60%를 요구한 것이 과한 거냐. 마음만 있으면 학교 측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기존 법인직원 명절상여금 비율인 120%의 절반인 60%라도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정액이 아니라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보장돼야 기본급이 오르는 것에 따라 자동으로 명절 상여가 함께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관기사] 서울대 생협·기계전기·청소경비 노동자 350여명 천막농성 돌입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기존 법인직원들 많아"

서울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삭발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달 24일 임민형 민주노총 서울대 기계 전기분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삭발식을 하고, 그날부터 14일째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 천막을 차리고 천막 농성도 진행 중입니다.

지난 8월에는 67세의 한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열악한 환경의 휴게실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연관기사] 서울대서 60대 청소 노동자 숨져…학생들 “열악한 휴게공간 개선해야”

이와 관련해 최 분회장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지만 시설관리직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기존 법인직원들이 많이 있다"며 "휴게시설 환경 개선 문제도 미안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이 문제를 언론에 제기하지 않았다면 아무 문제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기자회견에 학생 대표로 참석한 윤민정(정치외교학부 4학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대표는 "이 학교 노동자분들이 없다면 학교가 어떻게 운영될지 상상이라도 해본 적이 있느냐고 총장님과 교수님께 물어보고 싶다"며 "노동자들이 힘을 믿고 스스로 열심히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과 삭발식에는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소속 서울대 시설 분회(청소경비) 및 기계 전기 분회 노동자 약 200명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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