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사업비 빼돌린 사회단체 회원 40여 명 적발

입력 2019.10.07 (19:25) 수정 2019.10.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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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구가 2만 4천여 명에 불과한 강원도 화천군에서 최근 공무원과 주민 수십 명이 경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해마다 실시되는 잡초 제거 사업이 발단이 됐는데요.

도대체 화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박성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앵커]

강원도 화천의 북한강변입니다.

화천군은 해마다 이 일대의 강변과 공원 등지에서 제초작업을 합니다.

이 사업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역 새마을회가 독점해 왔습니다.

새마을회 전직 간부 이 모 씨는 이 점을 이용해 제초작업 인건비를 빼돌렸습니다.

우선, 외부의 전문 제초 인력 너댓명을 고용해 작업을 사나흘만에 다 끝냅니다.

그런 뒤, 작업 인원과 기간을 훨씬 부풀려 군청에 인건비를 청구합니다.

이때 만든 작업자 가짜 명부에는 이 씨의 친인척, 친구, 새마을회원까지 총동원됐습니다.

작업자들은 받은 인건비를 다시 이 씨에게 전달합니다.

이 씨가 이렇게 빼돌린 돈만 최근 5년 동안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공익 사업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모 씨/화천군새마을회 전 간부/음성변조 : "(인건비 허위 청구) 그건 경찰에서도 인정을 했어요. 그래서 (인건비를) 받아서 주신 분들도, 그런 (공익) 목적으로 다 쓰는 걸 알고서 한 거고."]

하지만, 실제론 빼돌린 돈 가운데 일부로 자신의 빚을 갚고, 고급 자동차도 샀다는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군청의 감독은 허술했습니다.

[화천군 공무원 : "과거에는 직영 체제로 운영했던 게 있었을 거예요. 아무래도 수의계약 형태로 가다 보니까, 꼼꼼한 확인 없이."]

지금까지 사건에 연루돼 입건된 주민만 40명이 넘습니다.

경찰은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들 외에, 범행을 알고도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군청 공무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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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사업비 빼돌린 사회단체 회원 40여 명 적발
    • 입력 2019-10-07 19:27:10
    • 수정2019-10-07 20:00:10
    뉴스 7
[앵커]

인구가 2만 4천여 명에 불과한 강원도 화천군에서 최근 공무원과 주민 수십 명이 경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해마다 실시되는 잡초 제거 사업이 발단이 됐는데요.

도대체 화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박성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앵커]

강원도 화천의 북한강변입니다.

화천군은 해마다 이 일대의 강변과 공원 등지에서 제초작업을 합니다.

이 사업은 아주 오래 전부터 지역 새마을회가 독점해 왔습니다.

새마을회 전직 간부 이 모 씨는 이 점을 이용해 제초작업 인건비를 빼돌렸습니다.

우선, 외부의 전문 제초 인력 너댓명을 고용해 작업을 사나흘만에 다 끝냅니다.

그런 뒤, 작업 인원과 기간을 훨씬 부풀려 군청에 인건비를 청구합니다.

이때 만든 작업자 가짜 명부에는 이 씨의 친인척, 친구, 새마을회원까지 총동원됐습니다.

작업자들은 받은 인건비를 다시 이 씨에게 전달합니다.

이 씨가 이렇게 빼돌린 돈만 최근 5년 동안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씨는 공익 사업에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합니다.

[이 모 씨/화천군새마을회 전 간부/음성변조 : "(인건비 허위 청구) 그건 경찰에서도 인정을 했어요. 그래서 (인건비를) 받아서 주신 분들도, 그런 (공익) 목적으로 다 쓰는 걸 알고서 한 거고."]

하지만, 실제론 빼돌린 돈 가운데 일부로 자신의 빚을 갚고, 고급 자동차도 샀다는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군청의 감독은 허술했습니다.

[화천군 공무원 : "과거에는 직영 체제로 운영했던 게 있었을 거예요. 아무래도 수의계약 형태로 가다 보니까, 꼼꼼한 확인 없이."]

지금까지 사건에 연루돼 입건된 주민만 40명이 넘습니다.

경찰은 검찰에 송치된 피의자들 외에, 범행을 알고도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군청 공무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성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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