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기름 뒤집어 쓴 거북…괴물 팻버그

입력 2019.10.11 (10:48) 수정 2019.10.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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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인간이 버린 각종 오염물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생태계가 입은 타격은 쉬이 해결되기 어려운데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지, 지구촌 인에서 함께 고민해 보시죠.

[리포트]

온몸에 검은 기름을 뒤집어쓴 거북이가 힘겹게 몸을 움직입니다.

한 걸음을 떼기가 버거워 보이는데요.

해변을 걷기만 해도 발바닥이 검게 묻어나고, 모래사장은 돌처럼 뭉쳐진 기름 찌꺼기 천지입니다.

브라질 북동부 해변 130여 곳이 검은 기름 찌꺼기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2일부터 발견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100톤 이상으로의 기름이 수거됐습니다.

당국이 긴급 방제 작업에 들어갔지만 거북이와 조류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기름 유출량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만약 침몰한 선박이었다면, 지금도 계속 흘러나와야 합니다. 불법적으로 버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기름 찌꺼기는 브라질산 원유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브라질 당국은 그동안 진행한 비공개 조사 결과, 기름이 베네수엘라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히카르두 살리스/브라질 환경부 장관 : "국영석유회사 조사 결과, 이 기름은 베네수엘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라질 해안선 근처에서 외국 선박이‘실수든 아니든’기름을 누출했고, 이를 억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브라질 경찰은 인근 주민과 어부들에게 기름의 독성을 경고하며 입수와 포획을 금지한 상태인데요.

영국은 도시 하수관에 가득한 기름 찌꺼기 때문에 골머리입니다.

이른바, '팻버그'라 불리는 이 기름 덩어리는 영국의 여러 도시가 당면한 환경문제인데요.

지난 2017년, 런던 화이트 채플 지역에서 발견된 길이 250m의 팻버그는 현재 런던 박물관에 전시돼 있기도 합니다.

팻버그는 기름을 뜻하는 영어 단어 '팻'(fat)과 빙산을 뜻하는 단어 '아이스버그'(iceberg)의 합성어입니다.

사람들이 무심코 흘려보낸 기름과 변기에 버린 물티슈 등이 서로 엉겨 붙은 덩어리인데요.

[존 러브/팻버그 연구팀 리더 : "팻버그는 변기나 싱크대에 버려선 안 되는 것을 버리면서 기름,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 그대로 '기름'인 거죠."]

지난 겨울, 영국 남부 해안의 유명 리조트촌 인근 하수관에서도 길이 64m에 달하는 거대한 괴물 '팻버그'가 발견됐습니다.

[앤드류 로우트리/상·하수 관리자 : "괴물 팻버그가 바닷가 시드머스 지하에서 발견됐습니다. 길이만 64m로 생각되는데, 22층 버스 6대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유해성을 조사해 온 연구팀은

최근, 팻버그가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일 만큼 유해하지는 않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보다 놀라운 것은 팻버그의 구성물질이었는데요.

[존 러브/팻버그 연구팀 리더 : "기저귀와 생리대 등에서 나온 많은 플라스틱 시트를 발견하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면봉과 틀니까지 발견했습니다. 하수구로 흘러내려 갈 수 있는 것이 무언인지 직접 본 것은 꽤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인재가 자연에 낸 상처가 빨리 아물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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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기름 뒤집어 쓴 거북…괴물 팻버그
    • 입력 2019-10-11 10:52:06
    • 수정2019-10-11 11:01:16
    지구촌뉴스
[앵커]

지금 인간이 버린 각종 오염물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생태계가 입은 타격은 쉬이 해결되기 어려운데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지, 지구촌 인에서 함께 고민해 보시죠.

[리포트]

온몸에 검은 기름을 뒤집어쓴 거북이가 힘겹게 몸을 움직입니다.

한 걸음을 떼기가 버거워 보이는데요.

해변을 걷기만 해도 발바닥이 검게 묻어나고, 모래사장은 돌처럼 뭉쳐진 기름 찌꺼기 천지입니다.

브라질 북동부 해변 130여 곳이 검은 기름 찌꺼기로 뒤덮였습니다.

지난 2일부터 발견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100톤 이상으로의 기름이 수거됐습니다.

당국이 긴급 방제 작업에 들어갔지만 거북이와 조류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기름 유출량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만약 침몰한 선박이었다면, 지금도 계속 흘러나와야 합니다. 불법적으로 버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기름 찌꺼기는 브라질산 원유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브라질 당국은 그동안 진행한 비공개 조사 결과, 기름이 베네수엘라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히카르두 살리스/브라질 환경부 장관 : "국영석유회사 조사 결과, 이 기름은 베네수엘라에서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라질 해안선 근처에서 외국 선박이‘실수든 아니든’기름을 누출했고, 이를 억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브라질 경찰은 인근 주민과 어부들에게 기름의 독성을 경고하며 입수와 포획을 금지한 상태인데요.

영국은 도시 하수관에 가득한 기름 찌꺼기 때문에 골머리입니다.

이른바, '팻버그'라 불리는 이 기름 덩어리는 영국의 여러 도시가 당면한 환경문제인데요.

지난 2017년, 런던 화이트 채플 지역에서 발견된 길이 250m의 팻버그는 현재 런던 박물관에 전시돼 있기도 합니다.

팻버그는 기름을 뜻하는 영어 단어 '팻'(fat)과 빙산을 뜻하는 단어 '아이스버그'(iceberg)의 합성어입니다.

사람들이 무심코 흘려보낸 기름과 변기에 버린 물티슈 등이 서로 엉겨 붙은 덩어리인데요.

[존 러브/팻버그 연구팀 리더 : "팻버그는 변기나 싱크대에 버려선 안 되는 것을 버리면서 기름,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 그대로 '기름'인 거죠."]

지난 겨울, 영국 남부 해안의 유명 리조트촌 인근 하수관에서도 길이 64m에 달하는 거대한 괴물 '팻버그'가 발견됐습니다.

[앤드류 로우트리/상·하수 관리자 : "괴물 팻버그가 바닷가 시드머스 지하에서 발견됐습니다. 길이만 64m로 생각되는데, 22층 버스 6대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유해성을 조사해 온 연구팀은

최근, 팻버그가 건강과 환경에 치명적일 만큼 유해하지는 않다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보다 놀라운 것은 팻버그의 구성물질이었는데요.

[존 러브/팻버그 연구팀 리더 : "기저귀와 생리대 등에서 나온 많은 플라스틱 시트를 발견하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면봉과 틀니까지 발견했습니다. 하수구로 흘러내려 갈 수 있는 것이 무언인지 직접 본 것은 꽤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인재가 자연에 낸 상처가 빨리 아물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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