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국기원장 선거서 최영열 전 원장대행 당선

입력 2019.10.11 (14:41) 수정 2019.10.11 (15: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국기원 개원 이래 사상 처음 시행된 원장 선거에서 최영열(71) 전 원장직무대행이 선출됐다.

최영열 전 원장대행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국기원 중앙수련장(경기장)에서 실시된 국기원장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오노균(63) 전 대전광역시태권도협회장을 한 표 차로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국기원장을 선거인 투표로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에 원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 동의를 얻어 이사장이 임면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돼 있었다. 원장 선임에 이사장을 포함한 기존 이사의 영향력이 크게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기원의 위탁을 받아 관리했다.

국기원과 중앙선관위 간에 맺은 약정서에 따라 당선인은 '선거인 과반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 득표'로 결정했다.

선거인단은 국기원 정관에 따라 태권도를 대표하는 단체들의 임원을 비롯해 국기원 발전에 기여한 국내외 태권도 지도자 등으로 꾸려졌다.

총 74명의 선거인 가운데 외국인을 포함한 62명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했다.

1차 투표에서 기호 1번 최 후보가 29표, 기호 3번 오 후보가 28표를 얻었다. 기호 2번인 김현성(65) 전 국기원 연수원장은 4표를 받는 데 그쳤다. 1표는 무효표였다.

결국 2차 투표에서도 가장 많은 31표를 받은 최 후보가 30표를 얻은 오 후보에게 한 표 차로 앞서 신임 원장으로 당선됐다.

2차 투표에도 62명이 참가했으나 무효표 1표가 나오는 바람에 최 후보가 가까스로 유효투표의 과반수 득표에 성공했다.

개표 결과 발표 후 오 후보는 최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함께 "태권도 만세, 국기원 만세"를 외치며 깨끗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국가대표 선수로도 뛰었던 최 당선인은 경희대 태권도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학과장과 체육대학 학장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 전까지는 국기원 원장직무대행을 맡았다.

최 당선인은 12일 국기원 공고와 함께 바로 3년 임기의 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최 당선인 앞에는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의 정상화'라는 막중한 과제가 놓였다.

국기원은 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받아온 전 원장·사무총장이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임원이 비리에 연루되면서 국기원은 오랫동안 파행운영돼 왔고, 태권도계의 거센 개혁 요구에 직면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당선인도 투표에 앞서 소견 발표를 하면서 "국기원이 가야 할 길은 개혁·신뢰·소통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심사 부문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꿔 태권도 단(段)의 권위를 드높이겠다"면서 "승품단 심사체계를 표준화하고 태권도 심사 매뉴얼을 만들어 세계의 심사 체계를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 세계태권도아카데미(WTA) 활성화를 위한 연수교육 시스템 세계화 ▲ 국기원의 본질인 태권도의 철학, 기술 연구와 개발 및 도장 경영자를 위한 경영 연구 강화 ▲ 국기원의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관장이 존중받는 리더십으로 변화 ▲ 태권도 원로들의 복지 및 장학제도 신설 등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최 당선인은 선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우리 태권도 가족들이 국기원이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하고 걱정하시는데 빛나는 국기원을 위해 태권도인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열심히 한다면 발전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제가 가진 비전이나 개혁을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이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선거인단은 국내에서 43명, 외국에서 31명을 뽑아 구성했다.

외국인도 있다 보니 이례적으로 영어 동시통역사가 배치되고, 투표용지에도 영문이 함께 표기됐다.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위탁 관리한 국내 선거에서 외국 국적의 선거인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국내 선거인 43명은 모두 투표 현장에 나왔다. 국내 선거인과 똑같은 소정의 일비 외에 항공료 등 경비를 자체 부담한 외국 선거인은 31명 중 19명이 참여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상 첫 국기원장 선거서 최영열 전 원장대행 당선
    • 입력 2019-10-11 14:41:15
    • 수정2019-10-11 15:55:51
    연합뉴스
국기원 개원 이래 사상 처음 시행된 원장 선거에서 최영열(71) 전 원장직무대행이 선출됐다.

최영열 전 원장대행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국기원 중앙수련장(경기장)에서 실시된 국기원장 선거에서 결선 투표 끝에 오노균(63) 전 대전광역시태권도협회장을 한 표 차로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국기원장을 선거인 투표로 뽑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에 원장은 이사 중에서 이사회 동의를 얻어 이사장이 임면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돼 있었다. 원장 선임에 이사장을 포함한 기존 이사의 영향력이 크게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기원의 위탁을 받아 관리했다.

국기원과 중앙선관위 간에 맺은 약정서에 따라 당선인은 '선거인 과반수 투표와 유효투표 과반수 득표'로 결정했다.

선거인단은 국기원 정관에 따라 태권도를 대표하는 단체들의 임원을 비롯해 국기원 발전에 기여한 국내외 태권도 지도자 등으로 꾸려졌다.

총 74명의 선거인 가운데 외국인을 포함한 62명이 참가한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했다.

1차 투표에서 기호 1번 최 후보가 29표, 기호 3번 오 후보가 28표를 얻었다. 기호 2번인 김현성(65) 전 국기원 연수원장은 4표를 받는 데 그쳤다. 1표는 무효표였다.

결국 2차 투표에서도 가장 많은 31표를 받은 최 후보가 30표를 얻은 오 후보에게 한 표 차로 앞서 신임 원장으로 당선됐다.

2차 투표에도 62명이 참가했으나 무효표 1표가 나오는 바람에 최 후보가 가까스로 유효투표의 과반수 득표에 성공했다.

개표 결과 발표 후 오 후보는 최 당선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함께 "태권도 만세, 국기원 만세"를 외치며 깨끗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국가대표 선수로도 뛰었던 최 당선인은 경희대 태권도학과 교수로 임용된 뒤 학과장과 체육대학 학장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 전까지는 국기원 원장직무대행을 맡았다.

최 당선인은 12일 국기원 공고와 함께 바로 3년 임기의 원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최 당선인 앞에는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의 정상화'라는 막중한 과제가 놓였다.

국기원은 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받아온 전 원장·사무총장이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등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임원이 비리에 연루되면서 국기원은 오랫동안 파행운영돼 왔고, 태권도계의 거센 개혁 요구에 직면했다.

이를 의식한 듯 최 당선인도 투표에 앞서 소견 발표를 하면서 "국기원이 가야 할 길은 개혁·신뢰·소통의 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우선 "심사 부문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꿔 태권도 단(段)의 권위를 드높이겠다"면서 "승품단 심사체계를 표준화하고 태권도 심사 매뉴얼을 만들어 세계의 심사 체계를 통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 세계태권도아카데미(WTA) 활성화를 위한 연수교육 시스템 세계화 ▲ 국기원의 본질인 태권도의 철학, 기술 연구와 개발 및 도장 경영자를 위한 경영 연구 강화 ▲ 국기원의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관장이 존중받는 리더십으로 변화 ▲ 태권도 원로들의 복지 및 장학제도 신설 등을 위해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최 당선인은 선거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우리 태권도 가족들이 국기원이 어디로 갈 것인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엄청나게 고민하고 걱정하시는데 빛나는 국기원을 위해 태권도인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열심히 한다면 발전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제가 가진 비전이나 개혁을 차근차근 하나하나씩 이뤄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선거인단은 국내에서 43명, 외국에서 31명을 뽑아 구성했다.

외국인도 있다 보니 이례적으로 영어 동시통역사가 배치되고, 투표용지에도 영문이 함께 표기됐다.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선관위가 위탁 관리한 국내 선거에서 외국 국적의 선거인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국내 선거인 43명은 모두 투표 현장에 나왔다. 국내 선거인과 똑같은 소정의 일비 외에 항공료 등 경비를 자체 부담한 외국 선거인은 31명 중 19명이 참여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