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사의…“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전격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지난달 9일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한 달여 만입니다.

조 장관은 오늘(14일) 오후 법무부 청사를 나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송구하고, 또 감사하고 고맙다"며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의 과제는 저보다 훌륭한 후임자가 맡게될 것이고,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이 마무리를 잘 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앞서 오늘 오후 2시 입장문을 내고 자신은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 불과했다"며 "마지막 소임을 다한 만큼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혔습니다.

조 장관은 먼저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동안 전력질주 해왔다"면서도 "가족 수사라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 죄송했다"고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해왔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사의를 나타냈습니다.

조 장관은 "이달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고,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 됐다"며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리라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더는 제 가족의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조 장관은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며 "국민들께서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조 장관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돼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다"면서도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장관은 이어 자신은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업무에 충실히 임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조 장관은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입장문을 마쳤습니다.

조 장관이 장관 후보자 신분이던 8월 27일, 검찰은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를 본격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6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렸지만, 이 날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사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달 9일 장관 취임 이후에는 조 장관의 딸과 아들, 동생 등이 줄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를 운용한 코링크PE의 실질적 대표 역할을 했던 5촌 조카 조 모 씨는 횡령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배임 혐의 등 받았던 동생 조 모 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조 장관 일가의 사학재단인 웅동학원 교사 채용을 대가로 돈을 받아 조 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관련자 2명이 구속됐습니다.

일가뿐 아니라 조 장관 본인도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 장관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2기를 꾸려 검찰 개혁을 추진해왔습니다. 오늘 오전까지는 두 차례에 걸쳐 직접 검찰 개혁안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 장관은 지난 8일 '신속 추진 검찰개혁 과제'로 특수부 폐지와 검찰 조사 시간·수사 장기화 제한, 법무부 감찰 강화 등 방안을 이번 달 안에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오늘 오전에는 검찰 특별수사부의 축소와 명칭 변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