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의 남북 축구, 깜깜이 경기 뒤엔 치열한 정보전

입력 2019.10.1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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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등 코칭 스탭, 그리그 태극전사들이 어제(14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이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29년 만의 남북 축구 A매치, 깜깜이 경기로 진행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향해 도전을 진행 중인 축구대표팀이 어제(14일) 오후 4시 20분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선수단 25명을 포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55명으로 꾸려진 우리 선수단의 안부는 그로부터 8시간이 넘은 자정에서야 이메일로 전해졌다. 평양 도착 당일 곧바로 김일성 경기장 적응 훈련을 하고, 기자회견을 한 뒤에 호텔에 도착한 우리 선수단의 소식이 하루 뒤에야 전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깜깜이 월드컵 2차 예선이다.


오늘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되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평양 원정 경기는 실시간 LIVE 방송이 불발됐다. 북한 측의 결정으로 지상파 3사의 중계방송이 무산됐고, 우리 언론사의 취재진은 단 한 명도 이번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홍보팀 직원 한 명과 사진 담당자 한 명만 현지 선수단과 동행했고, 이로부터 업데이트되는 사진을 받아보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평양의 거리는 불과 195km. 인터넷으로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묶이는 시대에 북한만은 여전히 고립된 섬으로 남아 있는 역설적인 상황과 맞부딪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비상! 경기 소식 전달에 사활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남북 경기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홍보팀을 비롯해 축구협회 직원들은 아침부터 남북전의 경기 소식을 전달해야 할 방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소식을 전달할 기자들이 평양에 아무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 다행히 오늘 경기가 열릴 김일성 경기장에 인터넷이 설치됐다는 소식은 전해들었지만, 경기 사진 전송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누구도 모른다.

축구협회는 AFC로부터 사진을 전달받는 즉시 우리쪽 기자들에게 사진을 전해줄 계획이다. 또한, 북측으로부터 임시 기자 지위를 확보받은 축구협회 직원 2명이 현지 김일성 경기장에서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로 전송해주면, 이 사진이 언론사를 통해 릴리스 될 예정이다. 졸지에 축구협회 홍보팀 직원은 일일 기자가 돼 소식을 전해야 하는 1인 2역을 소화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통일부는 오늘(1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북측이 경기 중계 영상을 DVD에 담아 우리측 대표단에 출발 직전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영상이 국내 방송사를 통해 녹화 중계될지도 아직 미지수다. K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와 북측 협상 관계자의 논의는 아직 진행중이다. 방송권 문제가 끝내 해결되지 못하면 녹화 중계방송조차 불투명해질 수 있다.

생중계가 무산된 방송사도, 현장 취재가 불가능한 기자도 그리고 사실상 모든 정보가 차단된 국민들도 모두가 답답한 깜깜이 남북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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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년 만의 남북 축구, 깜깜이 경기 뒤엔 치열한 정보전
    • 입력 2019-10-15 13:44:07
    스포츠K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 등 코칭 스탭, 그리그 태극전사들이 어제(14일) 오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이후,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29년 만의 남북 축구 A매치, 깜깜이 경기로 진행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향해 도전을 진행 중인 축구대표팀이 어제(14일) 오후 4시 20분 평양 순안 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선수단 25명을 포함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55명으로 꾸려진 우리 선수단의 안부는 그로부터 8시간이 넘은 자정에서야 이메일로 전해졌다. 평양 도착 당일 곧바로 김일성 경기장 적응 훈련을 하고, 기자회견을 한 뒤에 호텔에 도착한 우리 선수단의 소식이 하루 뒤에야 전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깜깜이 월드컵 2차 예선이다.


오늘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되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평양 원정 경기는 실시간 LIVE 방송이 불발됐다. 북한 측의 결정으로 지상파 3사의 중계방송이 무산됐고, 우리 언론사의 취재진은 단 한 명도 이번 원정에 동행하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의 홍보팀 직원 한 명과 사진 담당자 한 명만 현지 선수단과 동행했고, 이로부터 업데이트되는 사진을 받아보는 데도 몇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평양의 거리는 불과 195km. 인터넷으로 지구촌이 실시간으로 묶이는 시대에 북한만은 여전히 고립된 섬으로 남아 있는 역설적인 상황과 맞부딪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비상! 경기 소식 전달에 사활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남북 경기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홍보팀을 비롯해 축구협회 직원들은 아침부터 남북전의 경기 소식을 전달해야 할 방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소식을 전달할 기자들이 평양에 아무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 다행히 오늘 경기가 열릴 김일성 경기장에 인터넷이 설치됐다는 소식은 전해들었지만, 경기 사진 전송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누구도 모른다.

축구협회는 AFC로부터 사진을 전달받는 즉시 우리쪽 기자들에게 사진을 전해줄 계획이다. 또한, 북측으로부터 임시 기자 지위를 확보받은 축구협회 직원 2명이 현지 김일성 경기장에서 사진을 찍어서 이메일로 전송해주면, 이 사진이 언론사를 통해 릴리스 될 예정이다. 졸지에 축구협회 홍보팀 직원은 일일 기자가 돼 소식을 전해야 하는 1인 2역을 소화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통일부는 오늘(15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북측이 경기 중계 영상을 DVD에 담아 우리측 대표단에 출발 직전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영상이 국내 방송사를 통해 녹화 중계될지도 아직 미지수다. KBS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사와 북측 협상 관계자의 논의는 아직 진행중이다. 방송권 문제가 끝내 해결되지 못하면 녹화 중계방송조차 불투명해질 수 있다.

생중계가 무산된 방송사도, 현장 취재가 불가능한 기자도 그리고 사실상 모든 정보가 차단된 국민들도 모두가 답답한 깜깜이 남북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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