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뛰어든 플라잉카 시장…하늘 택시, 믿고 탈 수 있을까?

입력 2019.10.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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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년 플라잉카 상용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플라잉카 산업에 도전장을 낸 것은 사실 예견됐던 일이다. 이미 해외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이 산업에 뛰어들었고, 현대차그룹도 최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어반 에어 모빌리티)사업부'를 만들고, 미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인 한국인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플라잉카는 주로 SF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자동차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생각하면 된다. 1917년 뉴욕에서 열린 미국항공박람회에 처음 등장한 자동차와 비행기를 결합한 플라잉카 '에어로플레인'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과연 자동차가 하늘을 나는 시대가 올까'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 미국 테라퓨지아의 플라잉카 개발…중국으로 이어진 경쟁

하지만, 수많은 개발자들과 벤처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도전했고, 2006년 미국 MIT 대학 졸업생들이 설립한 테라퓨지아가 플라잉카를 개발했고 많은 이들이 이 플라잉카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상용화를 앞둔 2017년 11월 테라퓨지아는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다. 지리자동차는 플라잉카 생산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30일 대규모 플라잉카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공장은 중국 후베이성에 18만 ㎡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플라잉카 테스트 트랙을 포함해 1년 안에 시설을 완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테라퓨지아 '트랜지션' 운행 유튜브 동영상


테라퓨지아의 플라잉카 '트랜지션'은 도로를 달릴 때는 날개를 위아래 방향으로 접고, 하늘을 날 때는 다시 날개를 펴서 마치 경비행기처럼 이착륙하는 플라잉카이다. 캐나다나 미국 등지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수륙양용버스를 타고 강과 도심 도로를 관광하는 이른바 '덕투어'의 하늘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 우버, 2023년 플라잉 택시 상용서비스 목표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는 내년에 플라잉카를 이용한 택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억 5700만 달러를 투입했고, 프리스코역을 오가는 플라잉카(플라잉택시)를 운영하기 위해 테스트사이트를 프리스코역으로 정했다. 제프 체니 프리스코시장은 "시의 청사진은 대중들에게 오픈하는 실제 플라잉카 역으로 만드는 것이며, 이럴 경우 프리스코역에서 달라스/포트워스 공항까지 차로 30분 걸리는 거리를 플라잉택시로 7분 만에 갈수 있다"고 밝혔다.

☞ 우버 플라잉택시 소개 동영상


우버는 올해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 2019’에서 헬리콥터 제조사인 벨과 함께 수직 이착륙 플라잉카인 신형모델‘벨 넥서스’도 발표했다.


우버는 내년 텍사스주 댈러스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호주 멜버른 등 3곳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2023년쯤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일본 통신전자기기 업체인 NEC는 지난 8월 지바현 사업장에서 프로펠러 4개를 갖춘 시제품을 이용해 수 분간 하늘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시연 비행을 언론에 공개했다. 8월 시연에서는 사람도 타지 않고 무선 조종을 통해 플라잉카의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NEC는 2023년엔 물류 수송을, 2025년엔 사람이 타고 다니는 플라잉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2025년 본격적인 상용화 경쟁 원년

우리나라가 플라잉카의 상용화 목표를 2025년으로 잡은 것은 결국 대부분의 플라잉카 개발업체들의 계획이 2025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기업들의 개발 계획에 맞춰 발빠르게 국내 업체들이 대응해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플라잉카 시장 규모를 각종 서비스 시장까지 포함해 2030년 3220억 달러(우리 돈 382조 원)로 보고 있으며, 일본 시장조사 회사인 AQU첨단기술총연은 단순히 승객 운송만을 계산했을 경우 2030년 3.2조 엔(우리 돈 34조 9천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뒤늦게 뛰어든 산업 기술을 빠른 시간 안에 끌어올려야 하고, 또 그에 맞춰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추락하지 않는 '하늘 택시' 증명이 관건

김용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수석은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한 게 사실이기 때문에, 기술적 완성도를 증명해 내야 우리 사회가 그 안전성에 동의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결국 사람이 타는 큰 드론인 플라잉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장시간 배터리 사용, 추락 방지 등 플라잉카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정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산업에 동의해 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늘을 나는 택시 산업이 가능하도록 법을 바꿔야 하는 것도 앞으로 큰 과제인데, 법 개정은 플라잉카의 안전성과 맞물려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현재 '타다' 등 승차공유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충돌을 빚고 있는데, 일종의 장거리 하늘 택시인 플라잉 택시가 도입되려면 비슷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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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게 뛰어든 플라잉카 시장…하늘 택시, 믿고 탈 수 있을까?
    • 입력 2019-10-17 07:00:20
    취재K
정부가 2025년 플라잉카 상용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플라잉카 산업에 도전장을 낸 것은 사실 예견됐던 일이다. 이미 해외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이 산업에 뛰어들었고, 현대차그룹도 최근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어반 에어 모빌리티)사업부'를 만들고, 미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인 한국인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플라잉카는 주로 SF 영화에서 많이 봐왔던 자동차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생각하면 된다. 1917년 뉴욕에서 열린 미국항공박람회에 처음 등장한 자동차와 비행기를 결합한 플라잉카 '에어로플레인'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과연 자동차가 하늘을 나는 시대가 올까'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 미국 테라퓨지아의 플라잉카 개발…중국으로 이어진 경쟁

하지만, 수많은 개발자들과 벤처기업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에 도전했고, 2006년 미국 MIT 대학 졸업생들이 설립한 테라퓨지아가 플라잉카를 개발했고 많은 이들이 이 플라잉카에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상용화를 앞둔 2017년 11월 테라퓨지아는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됐다. 지리자동차는 플라잉카 생산 계획을 확정하고, 오는 30일 대규모 플라잉카 생산시설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공장은 중국 후베이성에 18만 ㎡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며, 플라잉카 테스트 트랙을 포함해 1년 안에 시설을 완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테라퓨지아 '트랜지션' 운행 유튜브 동영상


테라퓨지아의 플라잉카 '트랜지션'은 도로를 달릴 때는 날개를 위아래 방향으로 접고, 하늘을 날 때는 다시 날개를 펴서 마치 경비행기처럼 이착륙하는 플라잉카이다. 캐나다나 미국 등지에서 운행 중인 관광용 수륙양용버스를 타고 강과 도심 도로를 관광하는 이른바 '덕투어'의 하늘 버전으로 생각하면 된다.

■ 우버, 2023년 플라잉 택시 상용서비스 목표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우버는 내년에 플라잉카를 이용한 택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억 5700만 달러를 투입했고, 프리스코역을 오가는 플라잉카(플라잉택시)를 운영하기 위해 테스트사이트를 프리스코역으로 정했다. 제프 체니 프리스코시장은 "시의 청사진은 대중들에게 오픈하는 실제 플라잉카 역으로 만드는 것이며, 이럴 경우 프리스코역에서 달라스/포트워스 공항까지 차로 30분 걸리는 거리를 플라잉택시로 7분 만에 갈수 있다"고 밝혔다.

☞ 우버 플라잉택시 소개 동영상


우버는 올해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 2019’에서 헬리콥터 제조사인 벨과 함께 수직 이착륙 플라잉카인 신형모델‘벨 넥서스’도 발표했다.


우버는 내년 텍사스주 댈러스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호주 멜버른 등 3곳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2023년쯤 본격적인 상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일본 통신전자기기 업체인 NEC는 지난 8월 지바현 사업장에서 프로펠러 4개를 갖춘 시제품을 이용해 수 분간 하늘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시연 비행을 언론에 공개했다. 8월 시연에서는 사람도 타지 않고 무선 조종을 통해 플라잉카의 움직임을 선보였지만 NEC는 2023년엔 물류 수송을, 2025년엔 사람이 타고 다니는 플라잉카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2025년 본격적인 상용화 경쟁 원년

우리나라가 플라잉카의 상용화 목표를 2025년으로 잡은 것은 결국 대부분의 플라잉카 개발업체들의 계획이 2025년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기업들의 개발 계획에 맞춰 발빠르게 국내 업체들이 대응해 시장을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플라잉카 시장 규모를 각종 서비스 시장까지 포함해 2030년 3220억 달러(우리 돈 382조 원)로 보고 있으며, 일본 시장조사 회사인 AQU첨단기술총연은 단순히 승객 운송만을 계산했을 경우 2030년 3.2조 엔(우리 돈 34조 9천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뒤늦게 뛰어든 산업 기술을 빠른 시간 안에 끌어올려야 하고, 또 그에 맞춰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 추락하지 않는 '하늘 택시' 증명이 관건

김용균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수석은 "다른 나라 기업들에 비해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한 게 사실이기 때문에, 기술적 완성도를 증명해 내야 우리 사회가 그 안전성에 동의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결국 사람이 타는 큰 드론인 플라잉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장시간 배터리 사용, 추락 방지 등 플라잉카의 안전성을 입증해야 정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산업에 동의해 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늘을 나는 택시 산업이 가능하도록 법을 바꿔야 하는 것도 앞으로 큰 과제인데, 법 개정은 플라잉카의 안전성과 맞물려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현재 '타다' 등 승차공유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충돌을 빚고 있는데, 일종의 장거리 하늘 택시인 플라잉 택시가 도입되려면 비슷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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