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일 주겠다며 차량 판매…“덜컥 계약했다간 빚만 는다”

입력 2019.10.18 (21:28) 수정 2019.10.1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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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노인들에게 택배 일자리를 미끼로 차량을 강매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사기 행태, 전해드렸는데요.

KBS 보도 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업체는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갔습니다.

이렇듯 피해 보상이나 처벌이 어려워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 만약 취업면접 당일에 차량 계약을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해보셔야겠습니다.

공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9월 14일 KBS 뉴스9 : "생계 때문에 택배일 구하려다 도리어 수백만 원을 물어내야 할..."]

뉴스를 본 이 30대 남성은 분통이 터졌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1억 원 빚을 갚으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업체 말에 새벽 택배 일을 시작한 이 남성.

업체 알선으로 5천만 원 짜리 중고트럭도 샀는데 실상은 달랐습니다.

[A 택배취업 피해자/음성변조 : "원래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라고 했는데 한 10시쯤에 출근해서 8시에 끝나는 경우였고요. (한 달에) 4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 그랬는데 어떤 달은 100만 원도 못 가져갈 수도 있는..."]

요즘도 인터넷엔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공통점은 계약이 급하게 이뤄졌다는 겁니다.

[B 택배 취업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그거(계약서)를 작성을 안 하면 일이 끊어져 버리니까, 그런 쪽으로 유도가 되니까 자꾸만 끌려가게 되더라고요."]

취재진이 한 업체와 면접을 해봤습니다.

택배 일을 설명하다 자연스럽게 차량 구입을 유도합니다.

[택배일 알선 업체 직원/음성변조 : "차를 (구입)해야되는데. 차는 바로 나오니까. 집 앞에 딱 갖다 드려요. 얘기 다 들었으니 계약하고.."]

차 값은 시세보다 부풀려지기 일쑵니다.

한 피해자가 산 천5백만 원짜리 중고트럭 시세는 반값도 안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탁송료, 보험료를 빼놓고도 차액의 상당 부분을 회사와 직원들이 나눠 가지는 것이 보통 몇백만 원 정도 되는 거예요. 수수료로..."]

계약서 형식도 제각각입니다.

수수료와 보험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계약서는 거의 없습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면접 당일에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은 절대 피하는 것이 좋고, 주변 시세 등을 충분히 확인한 후에 계약을 하는 것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일단 계약을 하고 나면 피해를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KBS 취재로 내사에 들어간 경찰도 해당 업체가 피해자와 합의하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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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일 주겠다며 차량 판매…“덜컥 계약했다간 빚만 는다”
    • 입력 2019-10-18 21:30:35
    • 수정2019-10-18 22:09:41
    뉴스 9
[앵커]

얼마 전 노인들에게 택배 일자리를 미끼로 차량을 강매하고 수수료를 챙기는 사기 행태, 전해드렸는데요.

KBS 보도 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업체는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갔습니다.

이렇듯 피해 보상이나 처벌이 어려워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데, 만약 취업면접 당일에 차량 계약을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해보셔야겠습니다.

공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9월 14일 KBS 뉴스9 : "생계 때문에 택배일 구하려다 도리어 수백만 원을 물어내야 할..."]

뉴스를 본 이 30대 남성은 분통이 터졌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1억 원 빚을 갚으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업체 말에 새벽 택배 일을 시작한 이 남성.

업체 알선으로 5천만 원 짜리 중고트럭도 샀는데 실상은 달랐습니다.

[A 택배취업 피해자/음성변조 : "원래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라고 했는데 한 10시쯤에 출근해서 8시에 끝나는 경우였고요. (한 달에) 4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 그랬는데 어떤 달은 100만 원도 못 가져갈 수도 있는..."]

요즘도 인터넷엔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공통점은 계약이 급하게 이뤄졌다는 겁니다.

[B 택배 취업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그거(계약서)를 작성을 안 하면 일이 끊어져 버리니까, 그런 쪽으로 유도가 되니까 자꾸만 끌려가게 되더라고요."]

취재진이 한 업체와 면접을 해봤습니다.

택배 일을 설명하다 자연스럽게 차량 구입을 유도합니다.

[택배일 알선 업체 직원/음성변조 : "차를 (구입)해야되는데. 차는 바로 나오니까. 집 앞에 딱 갖다 드려요. 얘기 다 들었으니 계약하고.."]

차 값은 시세보다 부풀려지기 일쑵니다.

한 피해자가 산 천5백만 원짜리 중고트럭 시세는 반값도 안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탁송료, 보험료를 빼놓고도 차액의 상당 부분을 회사와 직원들이 나눠 가지는 것이 보통 몇백만 원 정도 되는 거예요. 수수료로..."]

계약서 형식도 제각각입니다.

수수료와 보험료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 계약서는 거의 없습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면접 당일에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은 절대 피하는 것이 좋고, 주변 시세 등을 충분히 확인한 후에 계약을 하는 것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일단 계약을 하고 나면 피해를 돌이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KBS 취재로 내사에 들어간 경찰도 해당 업체가 피해자와 합의하자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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