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값 더 받아 운영비로…희귀의약품센터의 수익은 관행?

입력 2019.10.19 (21:13) 수정 2019.10.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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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희귀질환자들은 꼭 필요한 의약품이 있어도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희귀필수 의약품센터라는 공공기관이 의약품을 대신 구해 환자들에게 판매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약값을 부풀려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차익을 통해 챙긴 돈이 매년 10억 원이 넘는데, 식약처는 이를 알면서도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레르기 쇼크가 왔을 때 환자 스스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주사약입니다.

일부 질환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개인이 따로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내는 약값은 4만 원가량,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머지를 부담해 센터는 주사약 한 개에 13만 5천 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희귀의약품센터가 해외에서 이 주사약을 사온 가격은 11만 8천 원, 개당 1만 7천 원씩 차액을 남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챙긴 차액이 지난해에만 10억 원가량, 최근 5년 동안 65억 원이 넘습니다.

환자 돈과 건보 급여를 더 받아 수익을 남긴 겁니다.

그 수익은 인건비와 센터 운영비 등으로 썼습니다.

희귀의약품센터는 운영비 국고 보조율이 37%에 불과해 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영미/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 : "약가 재조정 신청을 해서 편차를 줄였어야 하는 건데 국고지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속해서 기관의 운영비로 사용해 왔던 것으로…."]

관리 감독 기관인 식약처는 잘못임을 알면서도 센터 예산 확대가 어렵다는 이유로 시정 조치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인재근/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명백한 잘못입니다. 정부는 희귀질화자들의 안정적 치료를 위해서 예산을 지원하고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합니다."]

희귀질환자들의 부담과 건보 재정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약가 재조정이나 국고 지원 확대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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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값 더 받아 운영비로…희귀의약품센터의 수익은 관행?
    • 입력 2019-10-19 21:14:36
    • 수정2019-10-19 22: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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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희귀질환자들은 꼭 필요한 의약품이 있어도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희귀필수 의약품센터라는 공공기관이 의약품을 대신 구해 환자들에게 판매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약값을 부풀려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차익을 통해 챙긴 돈이 매년 10억 원이 넘는데, 식약처는 이를 알면서도 시정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홍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알레르기 쇼크가 왔을 때 환자 스스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주사약입니다.

일부 질환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의약품이지만, 개인이 따로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환자가 내는 약값은 4만 원가량, 건강보험 재정에서 나머지를 부담해 센터는 주사약 한 개에 13만 5천 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희귀의약품센터가 해외에서 이 주사약을 사온 가격은 11만 8천 원, 개당 1만 7천 원씩 차액을 남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챙긴 차액이 지난해에만 10억 원가량, 최근 5년 동안 65억 원이 넘습니다.

환자 돈과 건보 급여를 더 받아 수익을 남긴 겁니다.

그 수익은 인건비와 센터 운영비 등으로 썼습니다.

희귀의약품센터는 운영비 국고 보조율이 37%에 불과해 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영미/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 원장 : "약가 재조정 신청을 해서 편차를 줄였어야 하는 건데 국고지원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속해서 기관의 운영비로 사용해 왔던 것으로…."]

관리 감독 기관인 식약처는 잘못임을 알면서도 센터 예산 확대가 어렵다는 이유로 시정 조치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인재근/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 : "명백한 잘못입니다. 정부는 희귀질화자들의 안정적 치료를 위해서 예산을 지원하고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합니다."]

희귀질환자들의 부담과 건보 재정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약가 재조정이나 국고 지원 확대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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