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헌고 학생단체 “편향된 사상 학생들에 주입”…교육청, 인헌고 조사 착수

입력 2019.10.23 (11:19) 수정 2019.10.2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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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편향된 정치사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일부 학생들로부터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학생들로 구성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은 오늘(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헌고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사상을 강요하는 '사상독재'를 하고, 학생들을 정치적 노리개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학교 마라톤 대회에서 일부 교사들이 '자민당, 아베 망한다' '일본 경제침략 반대한다' 등 반일구호를 외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당일,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시켰다'는 식으로 말했고,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자 '가짜뉴스를 믿지 마라. 가짜뉴스를 믿으면 개·돼지'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 대표인 인헌고 3학년 김 모(18) 군은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사상주입을 받는 다른 학생들과 연대를 희망한다"며 "오늘부터 '전국학생수호연합' 결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는 '자유수호호국단' 등 보수 단체 회원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참석해 "학생들을 지지한다"며 "전교조는 해체하라", "문재인은 하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학교 정문을 사이에 두고 일부 인헌고 재학생들은 기자회견을 하는 학생수호연합 측 학생들을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고, 이에 맞서는 보수 단체 회원·보수 성향 유튜버들과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헌고 1·2학년으로 구성된 학생회장단도 오늘 입장문을 내고 "학교 안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먼저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수능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중요한 시기이며, 인헌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며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마라톤 대회는 교육계획에 따라 이뤄진 정상적 교육 활동이었고,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진행됐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언문을 작성했고, 그 과정에 특정 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나 교장은 "'진실과 가짜'라는 수업 과정에서 조 전 장관 관련 뉴스를 소재로 학생들이 발표한 모양인데, 교사가 학생에게 조국을 옹호하라고 지시한 것은 없었다"며 "강압적으로 특정 견해를 주입하지 않고, 학생들의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는 교육 본연의 목적에 따라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은 어제 교육청에 관련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오늘 장학사 등 20여 명을 인헌고에 보내 현장조사인 특별장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교육청은 재학생 530여 명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으며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면담 조사 등을 진행한 뒤 감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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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헌고 학생단체 “편향된 사상 학생들에 주입”…교육청, 인헌고 조사 착수
    • 입력 2019-10-23 11:19:47
    • 수정2019-10-23 19:44:08
    사회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편향된 정치사상을 강요했다는 주장이 일부 학생들로부터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학생들로 구성된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은 오늘(23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헌고 일부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반일사상을 강요하는 '사상독재'를 하고, 학생들을 정치적 노리개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단체는 "학교 마라톤 대회에서 일부 교사들이 '자민당, 아베 망한다' '일본 경제침략 반대한다' 등 반일구호를 외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당일,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무고한 조국을 사악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사퇴시켰다'는 식으로 말했고, 학생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자 '가짜뉴스를 믿지 마라. 가짜뉴스를 믿으면 개·돼지'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 대표인 인헌고 3학년 김 모(18) 군은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사상주입을 받는 다른 학생들과 연대를 희망한다"며 "오늘부터 '전국학생수호연합' 결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에는 '자유수호호국단' 등 보수 단체 회원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참석해 "학생들을 지지한다"며 "전교조는 해체하라", "문재인은 하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학교 정문을 사이에 두고 일부 인헌고 재학생들은 기자회견을 하는 학생수호연합 측 학생들을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고 외치기도 했고, 이에 맞서는 보수 단체 회원·보수 성향 유튜버들과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인헌고 1·2학년으로 구성된 학생회장단도 오늘 입장문을 내고 "학교 안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 안에서 먼저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수능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중요한 시기이며, 인헌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달라"며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나승표 인헌고 교장은 "마라톤 대회는 교육계획에 따라 이뤄진 정상적 교육 활동이었고, 올해는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진행됐다"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선언문을 작성했고, 그 과정에 특정 사상을 주입하기 위한 지시는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나 교장은 "'진실과 가짜'라는 수업 과정에서 조 전 장관 관련 뉴스를 소재로 학생들이 발표한 모양인데, 교사가 학생에게 조국을 옹호하라고 지시한 것은 없었다"며 "강압적으로 특정 견해를 주입하지 않고, 학생들의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는 교육 본연의 목적에 따라 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은 '인헌고등학교 학생수호연합' 소속 학생들은 어제 교육청에 관련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오늘 장학사 등 20여 명을 인헌고에 보내 현장조사인 특별장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교육청은 재학생 530여 명 전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으며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면담 조사 등을 진행한 뒤 감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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