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여가부 차관 “윤지오 숙박비, 내가 기부금 내서 지원”

입력 2019.10.23 (14:12) 수정 2019.10.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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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허위진술과 부적절한 모금 의혹을 받는 윤지오 씨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에서 숙박비를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김희경 여가부 차관이 윤 씨 숙박비를 지원한 것은 자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가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과 송희경 의원은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지난 3월 윤지오 씨 숙박비를 지원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여가부가 할 일은 안 하고 쓸데없이 나서서 편법 지원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김현아 의원은 "여성인권진흥원 지원금으로는 성폭력 피해자나 가족 등만 지원할 수 있다"면서 "기부금으로 줬다면, 기부금은 특정 목적으로 낼 수는 있어도 특정인을 지목할 수는 없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송희경 의원은 "여가부가 애초 익명의 기부자가 여성인권진흥원에 기부금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진흥원은 여가부가 기부금을 받았다고 한다"며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희경 여가부 차관은 "법률적 근거가 없어 (여가부) 예산을 쓰지는 않았다"면서 "여가부에 (익명으로) 사적인 기부금을 낸 것을 진흥원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가부와 진흥원 해명이 오락가락한다며 위증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질타했고, 오후에 이어진 국감에서 김희경 차관은 "당시 윤지오 씨에게 15만 8,400원의 숙박 비용을 지급한 것은 저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차관은 "윤 씨가 숙소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윤 씨 신변보호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닷새 만에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적 요구가 높았는데 예산은 쓸 수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차관은 윤 씨가 경찰제공 숙소로 옮기기 전 3박 4일 숙박비를 자신이 냈다며, 처음부터 출처를 밝혔다면 미담으로 회자됐겠지만 사적 기부여서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송희경 의원은 "숙박비 지원과 관련해 자료를 요청한 것이 6개월 됐다"면서 "위증 논란이 있다고 하니까 이제 와서 본인이라고 밝힌다"며 "거짓 답변을 하고 자료 제출도 불성실하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관이 법적 근거도 없이 익명으로 기부한 게 타당한 것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감사 청구까지 요청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국감에서는 이정옥 장관의 소극적인 답변 태도를 놓고도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이 장관은 성매매 집결지, 성범죄자 신상공개 등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여가부 업무 범위와 권한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여가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다른 부처와 협의하겠지만, 강제성이 없다"고 답변하다가 비판받았습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적극적으로 정책 개선을 해야 하는데 장관이 저런 답변을 계속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은 "여러 국감 중에 오늘이 최악"이라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도 "여가부 권한이 뭔지는 의원들이 아니까 그런 답변은 안 해도 된다"며 "여가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만 이야기하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인재근 여가위원장은 "질문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정답을 말하라"고 당부했고, 이정옥 장관은 "제 답변 시간이 의원들의 질의 시간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앞으로는 짧게 이야기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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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23 14:12:30
    • 수정2019-10-23 15:46:22
    정치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허위진술과 부적절한 모금 의혹을 받는 윤지오 씨가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에서 숙박비를 지원받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김희경 여가부 차관이 윤 씨 숙박비를 지원한 것은 자신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여가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과 송희경 의원은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서 지난 3월 윤지오 씨 숙박비를 지원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여가부가 할 일은 안 하고 쓸데없이 나서서 편법 지원을 한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김현아 의원은 "여성인권진흥원 지원금으로는 성폭력 피해자나 가족 등만 지원할 수 있다"면서 "기부금으로 줬다면, 기부금은 특정 목적으로 낼 수는 있어도 특정인을 지목할 수는 없어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송희경 의원은 "여가부가 애초 익명의 기부자가 여성인권진흥원에 기부금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는데 진흥원은 여가부가 기부금을 받았다고 한다"며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희경 여가부 차관은 "법률적 근거가 없어 (여가부) 예산을 쓰지는 않았다"면서 "여가부에 (익명으로) 사적인 기부금을 낸 것을 진흥원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여가부와 진흥원 해명이 오락가락한다며 위증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질타했고, 오후에 이어진 국감에서 김희경 차관은 "당시 윤지오 씨에게 15만 8,400원의 숙박 비용을 지급한 것은 저였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차관은 "윤 씨가 숙소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윤 씨 신변보호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닷새 만에 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적 요구가 높았는데 예산은 쓸 수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차관은 윤 씨가 경찰제공 숙소로 옮기기 전 3박 4일 숙박비를 자신이 냈다며, 처음부터 출처를 밝혔다면 미담으로 회자됐겠지만 사적 기부여서 공개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송희경 의원은 "숙박비 지원과 관련해 자료를 요청한 것이 6개월 됐다"면서 "위증 논란이 있다고 하니까 이제 와서 본인이라고 밝힌다"며 "거짓 답변을 하고 자료 제출도 불성실하게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관이 법적 근거도 없이 익명으로 기부한 게 타당한 것인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감사 청구까지 요청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국감에서는 이정옥 장관의 소극적인 답변 태도를 놓고도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이 장관은 성매매 집결지, 성범죄자 신상공개 등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여가부 업무 범위와 권한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여가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다른 부처와 협의하겠지만, 강제성이 없다"고 답변하다가 비판받았습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적극적으로 정책 개선을 해야 하는데 장관이 저런 답변을 계속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 김성원 의원은 "여러 국감 중에 오늘이 최악"이라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정춘숙 민주당 의원도 "여가부 권한이 뭔지는 의원들이 아니까 그런 답변은 안 해도 된다"며 "여가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만 이야기하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제윤경 의원은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인재근 여가위원장은 "질문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정답을 말하라"고 당부했고, 이정옥 장관은 "제 답변 시간이 의원들의 질의 시간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앞으로는 짧게 이야기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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