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조작 의혹… '진상조사' 이뤄지나

입력 2019.10.2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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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연쇄 살인 피의자,
이춘재의 범행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는 진술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경찰의 '수사 조작'
의혹까지 터져 나와
진상 조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진희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밝힌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 사건.

당시 그곳에선
피해자가 가까스로 탈출해
강도 범행에 그친 사건도 있었습니다.

박 모 씨는
당시 인근에서 벌인 절도 행각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두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습니다.

각종 괴롭힘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한 뒤,
경찰이 미리 알려주고 이끄는 대로
현장 검증까지 했지만,

[이펙트1] (경찰 현장검증)
{박 군} "앉혀두고."
{경찰} "그다음에 손을 묶기 위해 앉히는 장면."

박 씨[인터뷰]
"안 맞으니까 얘기를 해주는 거예요, 자꾸.
네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했다 하니까 머릿속에 입력되니까 그대로 시연한, 재연한 거죠."

고문과 회유 등
강압 수사는 계속됐다고 말합니다.

애초에 있지도 않았던
물증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화책을 보다 범행하게 됐다는
범행 동기도 경찰의 조작이었습니다.

박 씨 [인터뷰]
"내가 말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없잖아요, 기록에. 자기네들 위주로만 다 조서 꾸며놓은 거 아니에요."

사실상 유일한 단서였던
강도 피해자의 증언에도
경찰의 개입 정황이 드러납니다.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한
경찰의 수사 기록은
사흘 만에 전혀 뒤바뀌었고,

재판부마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신하는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씨 [인터뷰]
"처음에는 (범인의) 가죽 장갑이 엄청 부드러웠대요. (내 장갑을 보고) 또 거칠었다고 말을 바꾸고. 머리 스타일도 짧은 스포츠형에서 (나를 보고) 긴 머리로 바뀌고, 나이대도 자꾸 어려지고."


박 씨는
경찰이 뜻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2년 넘도록 수갑을 찬 상태로
수형 생활을 하게 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박 씨[인터뷰]
"형사 중에 한 분이 싹수없다고 수갑 채워서 생활하게 하라고…. 24시간 계속 차고 있는 거예요. 잠잘 때도 차고."

30년 전 억울한 누명은
수사 '과실'이 아닌
'조작' 때문이었다는 호소,

처벌을 위한 시효는 지났지만
이제라도 진상을 밝혀
경찰이 과오를 바로 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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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 조작 의혹… '진상조사' 이뤄지나
    • 입력 2019-10-23 23:08:48
    뉴스9(충주)
[앵커멘트] 연쇄 살인 피의자, 이춘재의 범행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는 진술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경찰의 '수사 조작' 의혹까지 터져 나와 진상 조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진희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밝힌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 사건. 당시 그곳에선 피해자가 가까스로 탈출해 강도 범행에 그친 사건도 있었습니다. 박 모 씨는 당시 인근에서 벌인 절도 행각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두 사건의 범인으로 몰렸습니다. 각종 괴롭힘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한 뒤, 경찰이 미리 알려주고 이끄는 대로 현장 검증까지 했지만, [이펙트1] (경찰 현장검증) {박 군} "앉혀두고." {경찰} "그다음에 손을 묶기 위해 앉히는 장면." 박 씨[인터뷰] "안 맞으니까 얘기를 해주는 거예요, 자꾸. 네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했다 하니까 머릿속에 입력되니까 그대로 시연한, 재연한 거죠." 고문과 회유 등 강압 수사는 계속됐다고 말합니다. 애초에 있지도 않았던 물증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만화책을 보다 범행하게 됐다는 범행 동기도 경찰의 조작이었습니다. 박 씨 [인터뷰] "내가 말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없잖아요, 기록에. 자기네들 위주로만 다 조서 꾸며놓은 거 아니에요." 사실상 유일한 단서였던 강도 피해자의 증언에도 경찰의 개입 정황이 드러납니다. 피해자 증언을 토대로 한 경찰의 수사 기록은 사흘 만에 전혀 뒤바뀌었고, 재판부마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범인의 인상착의를 확신하는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씨 [인터뷰] "처음에는 (범인의) 가죽 장갑이 엄청 부드러웠대요. (내 장갑을 보고) 또 거칠었다고 말을 바꾸고. 머리 스타일도 짧은 스포츠형에서 (나를 보고) 긴 머리로 바뀌고, 나이대도 자꾸 어려지고." 박 씨는 경찰이 뜻대로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2년 넘도록 수갑을 찬 상태로 수형 생활을 하게 하는 등 월권을 행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박 씨[인터뷰] "형사 중에 한 분이 싹수없다고 수갑 채워서 생활하게 하라고…. 24시간 계속 차고 있는 거예요. 잠잘 때도 차고." 30년 전 억울한 누명은 수사 '과실'이 아닌 '조작' 때문이었다는 호소, 처벌을 위한 시효는 지났지만 이제라도 진상을 밝혀 경찰이 과오를 바로 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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