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괴테가 사랑한 카페’ 문 닫을 위기

입력 2019.10.24 (10:48) 수정 2019.10.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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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탈리아 로마의 수많은 관광명소 중엔 세계적 문인들의 사랑방이기도 했던 260년 된 '그레코 카페'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 카페가 곧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

'스페인 계단'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곳이 있습니다.

스페인 계단 아래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그레코(Caffe Greco)'인데요.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카페가 소장한 300여 개의 미술 작품이 벽마다 걸려있어. 마치 미술관에 온 듯도 합니다.

대표 메뉴는 향긋한 에스프레소와 고소한 카푸치노입니다.

1760년에 문을 열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찰스 디킨스와 괴테 등 세계적인 문인은 물론 오드리 햅번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다녀갔습니다.

[시그프리도 올리바/이탈리아 화가 : "훌륭한 예술가들이 카페를 다녀갔습니다. 전에 친구가 말하길, 레나토 구투소(이탈리아 화가·정치가), 조르조 데 키리코(화가) 외에도 알베르토 모라비아(이탈리아 소설가) 등 많은 문인도 찾았다고 해요."]

수백 년을 이어 온 카페인 만큼 현재는 이 곳 자체가 관광 명소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와 커피 맛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런데 최근 이 카페가 폐업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 번에 무려 7배 가까이 오른 임대료 때문입니다.

기존 월 임대료 만8천 유로(약 2천300만 원)에서 12만 유로(약 1억5천800만 원)로 한 번에 우리 돈 약 1억 2천5백만 원이 오른 겁니다.

카페 그레코 측은 상식에 어긋나는 임대료 인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지난 22일까지 가게를 비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시한이었던 지난 22일 다행히도 카페 그레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었는데요.

[루카 펠레그리노/'카페 그레코' 경영인 가족 : "오늘 3번째로 법집행을 막아, 내년 1월 29일까지 퇴거 기한을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냥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겁니다."]

이번 법 집행 연기에는 특히 시민들의 힘이 컸다고 하는데요.

로마 시민들에게 카페 그레코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이자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 있습니다.

[누지오 디 미코/로마 시민 : "카페 그레코를 잃는 것은 단순히 카페를 잃는 것이 아닙니다. 거리의 한 장소, 공간을 잃는 것이며 저에게는 이곳에서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잃는 것입니다."]

[올가 베르가/로마 시민 : "이렇게 카페가 문을 닫는다면 그대로 끝입니다. 파리에 갔을 때,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상적인 카페들을 발견했었거든요. 이대로 문을 닫을 순 없어요."]

카페 그레코는 이탈리아 정부에서 지정한 '로마 특별 중요 유산'이기도 합니다.

그런만큼 정부가 나서 해법을 찾아 줄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급한 불은 껐지만 카페 그레코의 생사는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세계인의 유산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지구촌이 힘을 합쳐 지켜냈던 것처럼, 카페 그레코 역시 많은 세계인의 관심이 더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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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괴테가 사랑한 카페’ 문 닫을 위기
    • 입력 2019-10-24 10:50:30
    • 수정2019-10-24 11:03:35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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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의 수많은 관광명소 중엔 세계적 문인들의 사랑방이기도 했던 260년 된 '그레코 카페'라는 곳이 있는데요.

이 카페가 곧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

'스페인 계단'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곳이 있습니다.

스페인 계단 아래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그레코(Caffe Greco)'인데요.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카페가 소장한 300여 개의 미술 작품이 벽마다 걸려있어. 마치 미술관에 온 듯도 합니다.

대표 메뉴는 향긋한 에스프레소와 고소한 카푸치노입니다.

1760년에 문을 열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요.

찰스 디킨스와 괴테 등 세계적인 문인은 물론 오드리 햅번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다녀갔습니다.

[시그프리도 올리바/이탈리아 화가 : "훌륭한 예술가들이 카페를 다녀갔습니다. 전에 친구가 말하길, 레나토 구투소(이탈리아 화가·정치가), 조르조 데 키리코(화가) 외에도 알베르토 모라비아(이탈리아 소설가) 등 많은 문인도 찾았다고 해요."]

수백 년을 이어 온 카페인 만큼 현재는 이 곳 자체가 관광 명소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와 커피 맛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런데 최근 이 카페가 폐업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 번에 무려 7배 가까이 오른 임대료 때문입니다.

기존 월 임대료 만8천 유로(약 2천300만 원)에서 12만 유로(약 1억5천800만 원)로 한 번에 우리 돈 약 1억 2천5백만 원이 오른 겁니다.

카페 그레코 측은 상식에 어긋나는 임대료 인상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지난 22일까지 가게를 비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시한이었던 지난 22일 다행히도 카페 그레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었는데요.

[루카 펠레그리노/'카페 그레코' 경영인 가족 : "오늘 3번째로 법집행을 막아, 내년 1월 29일까지 퇴거 기한을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냥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겁니다."]

이번 법 집행 연기에는 특히 시민들의 힘이 컸다고 하는데요.

로마 시민들에게 카페 그레코는 가족, 친구,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이자 지켜야 할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 있습니다.

[누지오 디 미코/로마 시민 : "카페 그레코를 잃는 것은 단순히 카페를 잃는 것이 아닙니다. 거리의 한 장소, 공간을 잃는 것이며 저에게는 이곳에서 함께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잃는 것입니다."]

[올가 베르가/로마 시민 : "이렇게 카페가 문을 닫는다면 그대로 끝입니다. 파리에 갔을 때,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상적인 카페들을 발견했었거든요. 이대로 문을 닫을 순 없어요."]

카페 그레코는 이탈리아 정부에서 지정한 '로마 특별 중요 유산'이기도 합니다.

그런만큼 정부가 나서 해법을 찾아 줄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급한 불은 껐지만 카페 그레코의 생사는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세계인의 유산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지구촌이 힘을 합쳐 지켜냈던 것처럼, 카페 그레코 역시 많은 세계인의 관심이 더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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