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 안 되는 저품질 모래 유통…대책은?

입력 2019.10.24 (18:50) 수정 2019.10.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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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부산신항 공사현장에 질이 떨어지는 모래가 반입됐다는 사실과 부실 공사 우려 등을 연속 보도해 드렸는데요…

 문제는 신항이 아닌 다른 공사현장에도 이런 잡모래가 반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왜 이런 저품질 모래 유통이 계속해서 반복되는지,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장비가 쉴 새 없이 모래를 퍼 나릅니다. 퍼 나른 모래가 정비 기계에 들어가자, 자갈 등 불순물이 분리돼 나옵니다.

 건설현장에 반입되는 모래는 강모래든, 잡모래든 이런 허가받은 '골재선별업체'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반입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모래가 공사현장에 반입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정기 점검 결과를 보면 , 관급공사에 납품된 모래 중 40% 이상이 품질관리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4대강 사업 이후, 강 근처 골재 채취 업장이 사라지면서 강모래 비용이 크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원청 건설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업체에 무리하게 낮은 단가를 요청하면서 이런 저질 모래의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는 애기입니다.

 조선태 / 골재 선별업체 운영[인터뷰]
 "대기업에서는 하청을 줍니다. 하청업체 다단계식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업체마다, 자기들 경비를 빼기 위해서 최종적으로 생산자까지 올 때는 굉장히 헐은 가격이 옵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법 절차를 갖추지 않고…."

 관리·감독이 허술하고 처벌 기준이 약한 것도 문제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공사장에서 품질이 낮은 모래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토반출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지만, 업체가 제출하지 않으면 관리 감독할 방법이 없습니다.

 또 적발돼 벌금을 내더라도 훨씬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불법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골재 제조부터 사용단계까지 정보를 기록 관리하고 책임을 지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박동천 /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간건축과 교수[인터뷰]
 "콘크리트 같은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책임을 질 수 있는 품질 확보를 위한 시스템이 들어가줘야 하지 않나."

 한편 KBS 보도 이후, 부산항만공사는 물론이고 신항 주변 지방자치단체도 신항에 납품되는 모래에 대한 품질 전수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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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절 안 되는 저품질 모래 유통…대책은?
    • 입력 2019-10-25 01:39:56
    • 수정2019-10-25 09:56:53
    뉴스9(부산)
[앵커멘트]  부산신항 공사현장에 질이 떨어지는 모래가 반입됐다는 사실과 부실 공사 우려 등을 연속 보도해 드렸는데요…  문제는 신항이 아닌 다른 공사현장에도 이런 잡모래가 반입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왜 이런 저품질 모래 유통이 계속해서 반복되는지, 강예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장비가 쉴 새 없이 모래를 퍼 나릅니다. 퍼 나른 모래가 정비 기계에 들어가자, 자갈 등 불순물이 분리돼 나옵니다.  건설현장에 반입되는 모래는 강모래든, 잡모래든 이런 허가받은 '골재선별업체'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후 반입돼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모래가 공사현장에 반입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정기 점검 결과를 보면 , 관급공사에 납품된 모래 중 40% 이상이 품질관리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4대강 사업 이후, 강 근처 골재 채취 업장이 사라지면서 강모래 비용이 크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원청 건설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업체에 무리하게 낮은 단가를 요청하면서 이런 저질 모래의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는 애기입니다.  조선태 / 골재 선별업체 운영[인터뷰]  "대기업에서는 하청을 줍니다. 하청업체 다단계식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업체마다, 자기들 경비를 빼기 위해서 최종적으로 생산자까지 올 때는 굉장히 헐은 가격이 옵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법 절차를 갖추지 않고…."  관리·감독이 허술하고 처벌 기준이 약한 것도 문제입니다.  지방자치단체는 공사장에서 품질이 낮은 모래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토반출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하지만, 업체가 제출하지 않으면 관리 감독할 방법이 없습니다.  또 적발돼 벌금을 내더라도 훨씬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불법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골재 제조부터 사용단계까지 정보를 기록 관리하고 책임을 지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박동천 /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간건축과 교수[인터뷰]  "콘크리트 같은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책임을 질 수 있는 품질 확보를 위한 시스템이 들어가줘야 하지 않나."  한편 KBS 보도 이후, 부산항만공사는 물론이고 신항 주변 지방자치단체도 신항에 납품되는 모래에 대한 품질 전수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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