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딛고 일어나길”…범죄 피해자들 돕는 피해자
입력 2019.10.28 (12:42)
수정 2019.10.28 (12: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장기미제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거나, 용의자가 뒤늦게 특정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고통 받았던 범죄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범죄 피해자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갇혀 삽니다.
본인이 범죄 피해자 가족인데도 여러 도움 끝에 이제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50대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우한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 모 씨는 3년째 매달 법원을 찾습니다.
범죄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에서 재판 내용을 요약하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건,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가해자들하고) 한 공간에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섬뜩하고 공포스럽고...아 나도 그런 경험 있었으니 (재판 내용을 대신) 전달해드리면 그분들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숨졌을 당시엔 '사고사'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검찰 재수사 끝에 남편이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강도를 당한 뒤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순간 멍하죠. 세상에 누구를 믿고 사나 어쩌면 나를 볼 때마다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을 했나..."]
외동딸과 어렵게 생계를 꾸려온 김 씨.
주변의 시선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고기를 좀 먹고 있어도 '딸하고 고기가 입에 넘어가나' 또 옷을 조금 예쁘게 입으면 '남편도 죽은 여자가 왜 저러고 다니나'..."]
하지만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만난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김 씨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얘기함 속에 서로가 치유가 되는 거예요. 이 슬픔을 딛고 일어나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치료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에 59곳.
하지만 이런 지원을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고, 사건 발생 10년 안에 지원 신청을 해야 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보다 널리 알리고, 지원도 더 확대되길 김 씨는 바라고 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우리의 삶이 처음부터 피해자의 삶은 아니었잖아요. 너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어느 순간에 보면 또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그러잖아요."]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요즘 장기미제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거나, 용의자가 뒤늦게 특정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고통 받았던 범죄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범죄 피해자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갇혀 삽니다.
본인이 범죄 피해자 가족인데도 여러 도움 끝에 이제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50대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우한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 모 씨는 3년째 매달 법원을 찾습니다.
범죄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에서 재판 내용을 요약하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건,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가해자들하고) 한 공간에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섬뜩하고 공포스럽고...아 나도 그런 경험 있었으니 (재판 내용을 대신) 전달해드리면 그분들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숨졌을 당시엔 '사고사'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검찰 재수사 끝에 남편이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강도를 당한 뒤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순간 멍하죠. 세상에 누구를 믿고 사나 어쩌면 나를 볼 때마다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을 했나..."]
외동딸과 어렵게 생계를 꾸려온 김 씨.
주변의 시선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고기를 좀 먹고 있어도 '딸하고 고기가 입에 넘어가나' 또 옷을 조금 예쁘게 입으면 '남편도 죽은 여자가 왜 저러고 다니나'..."]
하지만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만난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김 씨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얘기함 속에 서로가 치유가 되는 거예요. 이 슬픔을 딛고 일어나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치료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에 59곳.
하지만 이런 지원을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고, 사건 발생 10년 안에 지원 신청을 해야 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보다 널리 알리고, 지원도 더 확대되길 김 씨는 바라고 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우리의 삶이 처음부터 피해자의 삶은 아니었잖아요. 너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어느 순간에 보면 또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그러잖아요."]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슬픔 딛고 일어나길”…범죄 피해자들 돕는 피해자
-
- 입력 2019-10-28 12:44:47
- 수정2019-10-28 12:46:45
[앵커]
요즘 장기미제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거나, 용의자가 뒤늦게 특정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고통 받았던 범죄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범죄 피해자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갇혀 삽니다.
본인이 범죄 피해자 가족인데도 여러 도움 끝에 이제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50대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우한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 모 씨는 3년째 매달 법원을 찾습니다.
범죄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에서 재판 내용을 요약하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건,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가해자들하고) 한 공간에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섬뜩하고 공포스럽고...아 나도 그런 경험 있었으니 (재판 내용을 대신) 전달해드리면 그분들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숨졌을 당시엔 '사고사'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검찰 재수사 끝에 남편이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강도를 당한 뒤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순간 멍하죠. 세상에 누구를 믿고 사나 어쩌면 나를 볼 때마다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을 했나..."]
외동딸과 어렵게 생계를 꾸려온 김 씨.
주변의 시선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고기를 좀 먹고 있어도 '딸하고 고기가 입에 넘어가나' 또 옷을 조금 예쁘게 입으면 '남편도 죽은 여자가 왜 저러고 다니나'..."]
하지만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만난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김 씨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얘기함 속에 서로가 치유가 되는 거예요. 이 슬픔을 딛고 일어나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치료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에 59곳.
하지만 이런 지원을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고, 사건 발생 10년 안에 지원 신청을 해야 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보다 널리 알리고, 지원도 더 확대되길 김 씨는 바라고 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우리의 삶이 처음부터 피해자의 삶은 아니었잖아요. 너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어느 순간에 보면 또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그러잖아요."]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요즘 장기미제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거나, 용의자가 뒤늦게 특정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고통 받았던 범죄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정말 반가운 소식이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범죄 피해자들은 끔찍한 고통 속에 갇혀 삽니다.
본인이 범죄 피해자 가족인데도 여러 도움 끝에 이제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50대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우한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5년 전 남편과 사별한 김 모 씨는 3년째 매달 법원을 찾습니다.
범죄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에서 재판 내용을 요약하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건, 누구보다 그들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가해자들하고) 한 공간에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섬뜩하고 공포스럽고...아 나도 그런 경험 있었으니 (재판 내용을 대신) 전달해드리면 그분들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숨졌을 당시엔 '사고사'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 검찰 재수사 끝에 남편이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강도를 당한 뒤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순간 멍하죠. 세상에 누구를 믿고 사나 어쩌면 나를 볼 때마다 그렇게 뻔뻔하게 행동을 했나..."]
외동딸과 어렵게 생계를 꾸려온 김 씨.
주변의 시선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고기를 좀 먹고 있어도 '딸하고 고기가 입에 넘어가나' 또 옷을 조금 예쁘게 입으면 '남편도 죽은 여자가 왜 저러고 다니나'..."]
하지만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만난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김 씨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얘기함 속에 서로가 치유가 되는 거예요. 이 슬픔을 딛고 일어나서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범죄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심리치료와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현재 전국에 59곳.
하지만 이런 지원을 모르는 사람이 여전히 많고, 사건 발생 10년 안에 지원 신청을 해야 하는 한계도 있습니다.
보다 널리 알리고, 지원도 더 확대되길 김 씨는 바라고 있습니다.
[김○○/범죄피해자 가족 : "우리의 삶이 처음부터 피해자의 삶은 아니었잖아요. 너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어느 순간에 보면 또 '이 순간도 지나가리라' 그러잖아요."]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
-
우한솔 기자 pine@kbs.co.kr
우한솔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