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동물 구충제 복용 말아야

입력 2019.11.01 (07:43) 수정 2019.11.0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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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객원 해설위원

최근 '펜벤다졸'을 주성분으로 하는 동물용 구충제가 말기암을 치료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습니다. 말기암 환자로선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절박한 심정이 있으리라 이해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지푸라기가 오히려 생명을 더 위협할 수 있다고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 동물용 구충제는 세포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세포성장을 억제하는 세포독성이 있는데, 암세포에도 독성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사람의 항암제로 쓸 수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구충제는 몸에 흡수되지 않고 장속에서만 작용합니다. 그래서 기생충은 죽이되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만든 약제입니다. 그러므로 인체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을 복용하여야 하는데 그럴 경우 간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같은 작용 기전을 가지며 이미 사용중인 기존 항암제인 빈카알칼로이드 약제나 탁솔등의 탁산계 약제보다 좋지 않습니다. 즉 펜벤다졸은 새로운 기전의 약제도 아니며 효과도 좋지 않아 항암제로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물질이 약제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안전성이 검증된 경우에나 효능평가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최근에 개발된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는 증상호전 뿐만 아니라 장기 생존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암관리 뿐만 아니라 암치료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진국입니다. 항암제를 포함하여 새로 개발되는 치료법들이 가장 먼저 도입되고 시행되는 나라입니다. 암이 진단된 경우에는 의료진과 협의하여 검증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동물용 구충제를 암치료제로 받아들이고 복용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임을 환자나 가족들이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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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동물 구충제 복용 말아야
    • 입력 2019-11-01 07:46:45
    • 수정2019-11-01 07: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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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갑 객원 해설위원

최근 '펜벤다졸'을 주성분으로 하는 동물용 구충제가 말기암을 치료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습니다. 말기암 환자로선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절박한 심정이 있으리라 이해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지푸라기가 오히려 생명을 더 위협할 수 있다고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이 동물용 구충제는 세포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세포성장을 억제하는 세포독성이 있는데, 암세포에도 독성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을 사람의 항암제로 쓸 수 없는 확실한 이유가 있습니다. 구충제는 몸에 흡수되지 않고 장속에서만 작용합니다. 그래서 기생충은 죽이되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만든 약제입니다. 그러므로 인체에 흡수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을 복용하여야 하는데 그럴 경우 간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같은 작용 기전을 가지며 이미 사용중인 기존 항암제인 빈카알칼로이드 약제나 탁솔등의 탁산계 약제보다 좋지 않습니다. 즉 펜벤다졸은 새로운 기전의 약제도 아니며 효과도 좋지 않아 항암제로 사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새로운 물질이 약제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면밀하게 관찰하여 안전성이 검증된 경우에나 효능평가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여 최근에 개발된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는 증상호전 뿐만 아니라 장기 생존에도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암관리 뿐만 아니라 암치료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있는 선진국입니다. 항암제를 포함하여 새로 개발되는 치료법들이 가장 먼저 도입되고 시행되는 나라입니다. 암이 진단된 경우에는 의료진과 협의하여 검증된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최선입니다. 동물용 구충제를 암치료제로 받아들이고 복용하는 건 위험천만한 일임을 환자나 가족들이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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