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③ 연봉은 모두 ‘프로’…구단별 희비 가른 요인은?

입력 2019.11.01 (15:14) 수정 2019.11.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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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0억 원을 쏟았습니다. 계약금은 포함하지 않고, 순수 ‘월급’만 따졌으니, 실제 투자금은 이보다 훨씬 큽니다. 힘든 한 해를 보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얘기입니다.

하지만 130억 원의 결과는 리그순위 10위라는 초라한 성적입니다.

이와 달리, 70억 원을 쓴 구단이 있습니다. 롯데와 비교하면 선수 연봉이 절반 수준이지만, 이 구단은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3위에 올랐습니다. 한국판 '머니볼'을 보여준 키움 히어로즈입니다.

두 구단의 희비를 가른 요소는 무엇이었을까요? 실력으로 말하고 돈으로 보상받는 프로의 세계, ‘억대 연봉’의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 늘어나는 100만 달러의 사나이들
프로야구의 인기가 커진 만큼 선수들의 몸값도 올라갔습니다. 단일리그가 시작된 2001년 67명(국내 44명, 외국인 23명)이던 ‘억대 연봉’ 선수는 올해 기준 186명(국내 156명, 외국인 3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2012년, 한화 김태균 선수가 연봉 15억 원을 받으며 시작된 ‘10억 이상’ 고액 연봉 선수는 7년 만에 23(외국인 선수 8명 포함)명으로 늘었습니다.



(※ 2001년~2019년 구단별 ‘억대연봉’ 선수 분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https://public.flourish.studio/visualisation/853311/)

선수들의 몸값은 2014년 외국인 연봉 상한제가 없어지고, 2015년 10 구단 체제가 되며 더욱 탄력을 받습니다. 연봉 1억 원 이상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을 볼 때, 2013년 2.2%에 불과하던 상승률이 2014년 5.3%, 2015년 34.4%까지 치솟습니다.

■ 투수 vs 타자…벌어지는 몸값
지난 몇 년 한국 프로야구를 괴롭혔던 '타고투저' 현상 역시 선수들의 몸값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태균을 시작으로, 강민호(2014년 10억), 최정(2016년 10억), 이대호(2017년, 25억)까지 장타자들이 10억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으며 타자 전성시대를 열었습니다.

포지션별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타자의 경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지만, 투수는 2017년 이후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 말 다시 도입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 영향도 있지만, 국내 선수들만 따로 살펴봐도 타자와 투수 연봉의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타자와 투수의 몸값이 최대치로 벌어졌습니다. '억대 연봉' 선수들만 따져볼 때, 10개 구단 중 롯데는 타자와 투수의 평균연봉 차이가 가장 컸습니다.

2019년도 KBO 타자 연봉 순위 TOP 5중 두 명의 선수가 롯데의 선수인 것을 보면, 롯데가 타석에 걸었던 기대가 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선수들이 부진에 시달리며 롯데는 타율과 출루율+장타율(OPS)에서 10개 구단 최하위를 기록합니다.

반대로 투수의 연봉이 타자보다 높은 팀은 두산과 KIA뿐입니다.

■ 타자? 투수? 희비 가른 구단별 투자 전략
각 구단에서 선수의 연봉을 보면, 그 구단의 전략이 드러납니다. 작년 NC가 양의지를 125억 원이라는 거금에 모셔가고, SK가 최정에게 106억 원을 약속한 것처럼 각 구단이 꼭 잡으려는 선수, 또는 구단에 꼭 필요한 포지션을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올해 각 구단이 투수와 타자 어느 포지션에 더 집중했는지를 보기 위해 2019년도 구단별 연봉순위 1, 2위 선수의 포지션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한 팀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타자에게 우선 투자한 겁니다. 정규시즌 6위를 한 kt 위즈, 8위의 삼성 라이온즈, 9위 한화 이글스, 10위 롯데 자이언츠 모두 팀 내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두 선수가 ‘타자’입니다.

SK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LG트윈스, NC다이노스와 7위의 KIA 타이거즈까지 중위권 팀은 투수와 타자 각각 1명씩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반면, 정규리그 1위를 한 두산의 경우 연봉 순위 1, 2위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로 모두 투수였습니다.


올 시즌 유독 타자에 기대했던 구단들이 힘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인구 변화가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신동윤 한국야구학회 이사는 “작년보다 올해의 투수와 타자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올랐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달라진 외부 요인 즉 공인구의 변화가 각 구단의 희비를 갈랐다”고 분석합니다.

올해는 프로야구 구단 간 벌어진 전력 편차를 여실히 보여준 시즌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인구 변화가 가져온 '타저'시대, 투수력 보강과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승리로 2019년 프로야구 시즌이 막을 내리고, 내년도 FA시장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이번 시즌 부진했던 구단들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오프 시즌 동안 펼쳐지는 연봉협상과 트레이드 등 전력보강을 위한 각 구단의 움직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김명윤,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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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1 15:14:46
    • 수정2019-11-01 15: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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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30억 원을 쏟았습니다. 계약금은 포함하지 않고, 순수 ‘월급’만 따졌으니, 실제 투자금은 이보다 훨씬 큽니다. 힘든 한 해를 보낸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얘기입니다.

하지만 130억 원의 결과는 리그순위 10위라는 초라한 성적입니다.

이와 달리, 70억 원을 쓴 구단이 있습니다. 롯데와 비교하면 선수 연봉이 절반 수준이지만, 이 구단은 올해 프로야구 정규시즌에서 3위에 올랐습니다. 한국판 '머니볼'을 보여준 키움 히어로즈입니다.

두 구단의 희비를 가른 요소는 무엇이었을까요? 실력으로 말하고 돈으로 보상받는 프로의 세계, ‘억대 연봉’의 관점에서 살펴봤습니다.


■ 늘어나는 100만 달러의 사나이들
프로야구의 인기가 커진 만큼 선수들의 몸값도 올라갔습니다. 단일리그가 시작된 2001년 67명(국내 44명, 외국인 23명)이던 ‘억대 연봉’ 선수는 올해 기준 186명(국내 156명, 외국인 3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2012년, 한화 김태균 선수가 연봉 15억 원을 받으며 시작된 ‘10억 이상’ 고액 연봉 선수는 7년 만에 23(외국인 선수 8명 포함)명으로 늘었습니다.



(※ 2001년~2019년 구단별 ‘억대연봉’ 선수 분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https://public.flourish.studio/visualisation/853311/)

선수들의 몸값은 2014년 외국인 연봉 상한제가 없어지고, 2015년 10 구단 체제가 되며 더욱 탄력을 받습니다. 연봉 1억 원 이상인 선수들의 평균 연봉을 볼 때, 2013년 2.2%에 불과하던 상승률이 2014년 5.3%, 2015년 34.4%까지 치솟습니다.

■ 투수 vs 타자…벌어지는 몸값
지난 몇 년 한국 프로야구를 괴롭혔던 '타고투저' 현상 역시 선수들의 몸값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태균을 시작으로, 강민호(2014년 10억), 최정(2016년 10억), 이대호(2017년, 25억)까지 장타자들이 10억 이상의 고액연봉을 받으며 타자 전성시대를 열었습니다.

포지션별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타자의 경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지만, 투수는 2017년 이후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8년 말 다시 도입된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 영향도 있지만, 국내 선수들만 따로 살펴봐도 타자와 투수 연봉의 온도 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타자와 투수의 몸값이 최대치로 벌어졌습니다. '억대 연봉' 선수들만 따져볼 때, 10개 구단 중 롯데는 타자와 투수의 평균연봉 차이가 가장 컸습니다.

2019년도 KBO 타자 연봉 순위 TOP 5중 두 명의 선수가 롯데의 선수인 것을 보면, 롯데가 타석에 걸었던 기대가 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선수들이 부진에 시달리며 롯데는 타율과 출루율+장타율(OPS)에서 10개 구단 최하위를 기록합니다.

반대로 투수의 연봉이 타자보다 높은 팀은 두산과 KIA뿐입니다.

■ 타자? 투수? 희비 가른 구단별 투자 전략
각 구단에서 선수의 연봉을 보면, 그 구단의 전략이 드러납니다. 작년 NC가 양의지를 125억 원이라는 거금에 모셔가고, SK가 최정에게 106억 원을 약속한 것처럼 각 구단이 꼭 잡으려는 선수, 또는 구단에 꼭 필요한 포지션을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올해 각 구단이 투수와 타자 어느 포지션에 더 집중했는지를 보기 위해 2019년도 구단별 연봉순위 1, 2위 선수의 포지션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가을야구에 합류하지 못한 팀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타자에게 우선 투자한 겁니다. 정규시즌 6위를 한 kt 위즈, 8위의 삼성 라이온즈, 9위 한화 이글스, 10위 롯데 자이언츠 모두 팀 내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두 선수가 ‘타자’입니다.

SK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LG트윈스, NC다이노스와 7위의 KIA 타이거즈까지 중위권 팀은 투수와 타자 각각 1명씩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반면, 정규리그 1위를 한 두산의 경우 연봉 순위 1, 2위가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로 모두 투수였습니다.


올 시즌 유독 타자에 기대했던 구단들이 힘을 받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공인구 변화가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습니다. 신동윤 한국야구학회 이사는 “작년보다 올해의 투수와 타자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올랐다고 볼 수 없는 만큼, 달라진 외부 요인 즉 공인구의 변화가 각 구단의 희비를 갈랐다”고 분석합니다.

올해는 프로야구 구단 간 벌어진 전력 편차를 여실히 보여준 시즌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인구 변화가 가져온 '타저'시대, 투수력 보강과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승리로 2019년 프로야구 시즌이 막을 내리고, 내년도 FA시장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이번 시즌 부진했던 구단들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오프 시즌 동안 펼쳐지는 연봉협상과 트레이드 등 전력보강을 위한 각 구단의 움직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김명윤,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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