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우리에겐 엑소브레인…본격 상용화 시작

입력 2019.11.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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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AI의 첫 퀴즈대결, 승자는?

지난 2016년 대전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간과 토종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Exobrain)의 첫 퀴즈대결이 열렸습니다.

인간을 대표한 4명의 출전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와 장학퀴즈 우승자 등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실력자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결은 싱겁게 끝났습니다.

엑소브레인이 객관식과 고난도 주관식 문제 등 30문제 가운데 25개를 맞추며 510점을 받아, 인간을 160점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우승했습니다.


■인간 압도한 엑소브레인…더 진화해 돌아왔다

1단계 개발이 완료된 지 3년,
인간을 압도했던 엑소브레인이 더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웹 검색이나 단답형 질의응답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지속적인 딥러닝을 통해 고난도의 서술형 질의응답도 가능해졌습니다. 단어 형태의 키워드가 아니라 사람이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는 긴 문장을 알아듣고 답하는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물건을 동의 없이 절취한 경우 성립되는 절도죄의 형벌은?"이라는 질문을 던지면, "1천만 원 이하 벌금 또는 6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답을 내놓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법 조항까지 자세하게 제시합니다.

법률 분야는 전문용어와 한자어가 많아 인공지능 연구에서도 아주 까다로운 분야로 꼽히는 데, 엑소브레인은 복잡한 서술형 질문을 이해하고 관련 법률을 찾아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엑소브레인은 딥러닝을 통해 특허와 경제 등 전문 분야로 지식을 계속 넓혀가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국회도서관·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공급…본격 상용화

한글과컴퓨터사는 최근 공개한 '한컴오피스 2020'에 지식검색 기능으로 엑소브레인을 탑재했습니다. 국회도서관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도 내년부터 인공지능 법무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엑소브레인을 채택했습니다. 그동안 이 두 기관에서는 법률 정보를 얻을 때 웹 검색을 하거나 변호사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앞으로 엑소브레인은 간단한 법령 질문에 응대하고 변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난 2016년 1단계 개발 완료 뒤 엑소브레인은 인공지능 면접과 금융상담 분야 등에 61건의 기술이전과 사업화에 성공해 94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6년 인간과의 퀴즈 대결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대중과 만나는 셈입니다.


■거세지는 외국산 인공지능의 공세, 엑소브레인의 미래는?

가장 잘 알려진 외국산 인공지능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4승 1패로 이긴 딥마인드(DeepMind Technologies Limited)의 알파고(AlphaGo)를 들 수 있습니다. IBM의 왓슨(Watson) 역시 지난 2011년 미국 퀴즈쇼에서 전설적인 퀴즈의 달인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인공지능은 의료와 금융분야 솔루션 선점을 위해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엑소브레인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한글과컴퓨터사가 일반상식 분야 2,500문제를 출제해 엑소브레인과 구글의 인공지능인 구글 지식그래프 검색과 비교한 결과 최대 1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토종 인공지능도 외국산 인공지능에 충분해 대응할 만한 수준이라는 거죠.

현재 엑소브레인은 질문을 받아 방대한 양의 정보 가운데서 정확한 답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앞으로 3~4년 이내에, 질의응답 수준을 넘어 다양한 지식을 요약해 사용자가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수준까지 엑소브레인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영화에서나 보던 AI 비서가 현실이 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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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고? 우리에겐 엑소브레인…본격 상용화 시작
    • 입력 2019-11-01 17:34:35
    취재K
■인간과 AI의 첫 퀴즈대결, 승자는?

지난 2016년 대전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간과 토종 인공지능(AI) 엑소브레인(Exobrain)의 첫 퀴즈대결이 열렸습니다.

인간을 대표한 4명의 출전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와 장학퀴즈 우승자 등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실력자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결은 싱겁게 끝났습니다.

엑소브레인이 객관식과 고난도 주관식 문제 등 30문제 가운데 25개를 맞추며 510점을 받아, 인간을 160점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며 우승했습니다.


■인간 압도한 엑소브레인…더 진화해 돌아왔다

1단계 개발이 완료된 지 3년,
인간을 압도했던 엑소브레인이 더 진화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웹 검색이나 단답형 질의응답만 가능했다면, 이제는 지속적인 딥러닝을 통해 고난도의 서술형 질의응답도 가능해졌습니다. 단어 형태의 키워드가 아니라 사람이 일상 대화에서 사용하는 긴 문장을 알아듣고 답하는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물건을 동의 없이 절취한 경우 성립되는 절도죄의 형벌은?"이라는 질문을 던지면, "1천만 원 이하 벌금 또는 6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답을 내놓고, 답변의 근거가 되는 법 조항까지 자세하게 제시합니다.

법률 분야는 전문용어와 한자어가 많아 인공지능 연구에서도 아주 까다로운 분야로 꼽히는 데, 엑소브레인은 복잡한 서술형 질문을 이해하고 관련 법률을 찾아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엑소브레인은 딥러닝을 통해 특허와 경제 등 전문 분야로 지식을 계속 넓혀가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국회도서관·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공급…본격 상용화

한글과컴퓨터사는 최근 공개한 '한컴오피스 2020'에 지식검색 기능으로 엑소브레인을 탑재했습니다. 국회도서관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도 내년부터 인공지능 법무 서비스 프로그램으로 엑소브레인을 채택했습니다. 그동안 이 두 기관에서는 법률 정보를 얻을 때 웹 검색을 하거나 변호사에게 직접 물어봤는데, 앞으로 엑소브레인은 간단한 법령 질문에 응대하고 변호사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난 2016년 1단계 개발 완료 뒤 엑소브레인은 인공지능 면접과 금융상담 분야 등에 61건의 기술이전과 사업화에 성공해 94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2016년 인간과의 퀴즈 대결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대중과 만나는 셈입니다.


■거세지는 외국산 인공지능의 공세, 엑소브레인의 미래는?

가장 잘 알려진 외국산 인공지능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4승 1패로 이긴 딥마인드(DeepMind Technologies Limited)의 알파고(AlphaGo)를 들 수 있습니다. IBM의 왓슨(Watson) 역시 지난 2011년 미국 퀴즈쇼에서 전설적인 퀴즈의 달인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인공지능은 의료와 금융분야 솔루션 선점을 위해 국내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엑소브레인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한글과컴퓨터사가 일반상식 분야 2,500문제를 출제해 엑소브레인과 구글의 인공지능인 구글 지식그래프 검색과 비교한 결과 최대 1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토종 인공지능도 외국산 인공지능에 충분해 대응할 만한 수준이라는 거죠.

현재 엑소브레인은 질문을 받아 방대한 양의 정보 가운데서 정확한 답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앞으로 3~4년 이내에, 질의응답 수준을 넘어 다양한 지식을 요약해 사용자가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수준까지 엑소브레인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영화에서나 보던 AI 비서가 현실이 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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