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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홍콩 시위
“자꾸 누가 떼지?” 사라지는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
입력 2019.11.06 (17:17) 수정 2019.11.06 (17:20) 취재K
■사라지는 현수막, '홍콩시위 지지'를 막는 사람들

지난 주말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 공간인 '에브리타임'의 연세대학교 게시판에 호소문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소속이라 밝힌 글쓴이는 자신들이 학내에 걸어둔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들이 누군가에 의해 철거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은 지난달 24일 저녁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 독수리동상 앞 등에 현수막 4개를 설치했습니다. 현수막에는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등 영어 문구를 적어놓았습니다. 다섯 달째 계속되는 홍콩시위를 지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설치된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 지금은 제거된 상태다. [사진 출처 :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연세대 신촌캠퍼스에 설치된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 지금은 제거된 상태다. [사진 출처 :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그런데 이 현수막은 바로 다음 날 모두 철거됐습니다. 학교 측은 대학 직원의 소행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시도"라며 지난 4일 오전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다시 걸었지만 역시나 또 하루도 안 돼 철거됐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현수막을 치워버리는 겁니다.

'현수막 철거'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한 무리'가 현수막을 뜯어내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또 이들이 현장에서 한국 학생과 언쟁을 벌였다 합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은 이번 일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홍콩 시민들에 대한 지지 메시지와 현수막을 게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자신들과 함께 활동하자며 더 많은 학우의 연대를 호소했습니다.

■ 곳곳에서 벌어지는 '국내의 국제 갈등'

국내에서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비슷한 일은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홍보물 훼손 전(좌)과 후(우)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홍보물 훼손 전(좌)과 후(우)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

최근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시민 모임'은 홍콩시위 지지 집회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주변에 포스터와 메모지 등을 붙였는데, 이것 역시 사라지거나 훼손됐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국가' 등의 문구가 붙었습니다.

이 모임은 또 지난 3일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등에 홍콩의 자유를 응원하는 메모로 꾸며진 '레논벽'(lennon wall)을 설치했는데요. 이마저도 얼마 안 돼 대부분 뜯겨나가는 등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이상현 활동가는 "(지난 주말 홍콩시위 지지 집회 장소에) 중국인 2~30명 정도 모여와 고성의 항의를 했다", "중국 국가를 부르기도 하고.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울먹거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집단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시민 모임은 오는 9일 '홍콩시위 지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홍콩시위 지지 집회’ 참여자와 그 뒤로 오성홍기를 보이며 집회를 방해하는 사람들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홍콩시위 지지 집회’ 참여자와 그 뒤로 오성홍기를 보이며 집회를 방해하는 사람들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

■한국의 지지 호소하는 홍콩…발 벗고 나선 시민들

지난 6월 9일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오늘(6일)로 150일을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의 수는 모두 3천3백여 명, 경찰의 공세적인 시위 진압에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세계의 눈은 점점 더 쏠리면서, 24개국 65개 도시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졌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홍콩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 등이 우리나라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지 활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홍콩시위 지지 연대집회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홍콩시위 지지 연대집회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

시민단체들은 '중국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획했던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100개 가까운 시민단체들이 연대하고 있으며, 주말마다 지지 집회를 열며 곳곳에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자꾸 누가 떼지?” 사라지는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
    • 입력 2019-11-06 17:17:42
    • 수정2019-11-06 17:20:39
    취재K
■사라지는 현수막, '홍콩시위 지지'를 막는 사람들

지난 주말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 공간인 '에브리타임'의 연세대학교 게시판에 호소문이 하나 올라왔습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소속이라 밝힌 글쓴이는 자신들이 학내에 걸어둔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들이 누군가에 의해 철거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은 지난달 24일 저녁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 독수리동상 앞 등에 현수막 4개를 설치했습니다. 현수막에는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홍콩 해방, 우리 시대의 혁명) 등 영어 문구를 적어놓았습니다. 다섯 달째 계속되는 홍콩시위를 지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설치된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 지금은 제거된 상태다. [사진 출처 :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연세대 신촌캠퍼스에 설치된 ‘홍콩시위 지지’ 현수막. 지금은 제거된 상태다. [사진 출처 :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그런데 이 현수막은 바로 다음 날 모두 철거됐습니다. 학교 측은 대학 직원의 소행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학생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시도"라며 지난 4일 오전 같은 내용의 현수막을 다시 걸었지만 역시나 또 하루도 안 돼 철거됐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현수막을 치워버리는 겁니다.

'현수막 철거'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어를 사용하는 한 무리'가 현수막을 뜯어내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나왔습니다. 또 이들이 현장에서 한국 학생과 언쟁을 벌였다 합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은 이번 일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홍콩 시민들에 대한 지지 메시지와 현수막을 게시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자신들과 함께 활동하자며 더 많은 학우의 연대를 호소했습니다.

■ 곳곳에서 벌어지는 '국내의 국제 갈등'

국내에서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생겨나면서, 비슷한 일은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홍보물 훼손 전(좌)과 후(우)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주변에 붙은 홍콩시위 지지 홍보물 훼손 전(좌)과 후(우)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

최근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시민 모임'은 홍콩시위 지지 집회를 홍보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 지하철 홍대입구역 주변에 포스터와 메모지 등을 붙였는데, 이것 역시 사라지거나 훼손됐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는 '하나의 중국', '하나의 국가' 등의 문구가 붙었습니다.

이 모임은 또 지난 3일 '홍대 걷고 싶은 거리' 등에 홍콩의 자유를 응원하는 메모로 꾸며진 '레논벽'(lennon wall)을 설치했는데요. 이마저도 얼마 안 돼 대부분 뜯겨나가는 등 원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이상현 활동가는 "(지난 주말 홍콩시위 지지 집회 장소에) 중국인 2~30명 정도 모여와 고성의 항의를 했다", "중국 국가를 부르기도 하고.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며 울먹거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집단적인 방해에도 불구하고 시민 모임은 오는 9일 '홍콩시위 지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홍콩시위 지지 집회’ 참여자와 그 뒤로 오성홍기를 보이며 집회를 방해하는 사람들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홍콩시위 지지 집회’ 참여자와 그 뒤로 오성홍기를 보이며 집회를 방해하는 사람들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

■한국의 지지 호소하는 홍콩…발 벗고 나선 시민들

지난 6월 9일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오늘(6일)로 150일을 넘겼습니다.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의 수는 모두 3천3백여 명, 경찰의 공세적인 시위 진압에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세계의 눈은 점점 더 쏠리면서, 24개국 65개 도시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졌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홍콩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 등이 우리나라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지지 활동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홍콩시위 지지 연대집회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홍콩시위 지지 연대집회 [사진 출처 :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 모임]

시민단체들은 '중국인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기존 계획했던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100개 가까운 시민단체들이 연대하고 있으며, 주말마다 지지 집회를 열며 곳곳에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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