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이은미 “음악과 서로 나이드는 느낌이 참 좋아요”

입력 2019.11.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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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30년을 동행해 온 음악이라는 상대와 "서로 존중하며 나이 드는 것 같아 참 좋다"고 했다.

초창기보다 자신이 이제 훨씬 음악에 '솔직해지고', '진실한' 것 같다는 그의 고백은 담담했지만 가늠하기 어려운 깊이가 느껴졌다.

6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이은미는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 기적 같은 순간들도 있었다"고 30년간 음악 여정을 되짚었다.

그는 1989년 신촌블루스 객원 보컬로 데뷔한 뒤 정규 앨범 6장과 리메이크 앨범 3장 등 다수의 앨범을 통해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작곡가 윤일상과 작업한 '애인있어요'(2005)는 2008년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 삽입되며 국민 애창곡으로 히트했다.

작은 무대와 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온 공연 횟수는 어느덧 1천회에 달한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지난달 19일 광주, 2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인천, 전주, 서울, 대구, 울산 등에서 내년 2월 15일까지 전국투어 콘서트를 한다.

그는 지난 2일 부산 콘서트를 마치고서 한 팬에게 받은 손편지에 많이 울었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시절 공개방송에서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을 듣고 전율을 느낀 뒤, 팬이 되어 함께 나이 들어온 사연이 적혀 있었다.

"혼자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만들었던 음악들을 누가 알아줄까 했는데, 고통스럽게 만든 작업물에 실제로 많은 분이 공감하고 계셨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어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죠… 전 굉장히 복 받은 사람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감사했어요."

그는 편지를 읽고 "굉장히 많이 후회했다"며 늘 예민하게 라이브를 준비하느라 팬들에게 살갑지 못했던 데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콘서트가 마무리된 후에는 '흠뻑'이라는 제목의 기념 앨범을 낸다. 그가 30년 동안 음악에 '흠뻑' 빠져 누렸던 행복한 순간을 생각하며 지은 타이틀이라고 한다.

지난달 25일 선공개한 '어제 낮'과 '사랑이었구나'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수록곡을 공개할 계획이다. 앨범에 담을 신곡은 6∼8곡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은미는 전했다.

가수로 살아오는 동안 립싱크 등 음악계 시스템에 쓴소리도 많이 했다.

그는 다행히 요즘은 립싱크가 거의 사라져 "옛날에 시끄럽게 떠들었던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세상이 변화하고 진화하고 진보하는 것처럼 서서히 변해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계속 행보를 이어갈 거냐는 질문에는 "두렵지 않은 게 아니고, 두려운데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저도 똑같은 국민이기 때문에 제 권리와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할 겁니다."

"음악가로서의 앞날도 이제 노후를 맞이하며 잘 마무리해 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삶과 음악이 자연스럽게 서로에 녹아들어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자신의 '최종목표'라고 했다.

"여러분에게 전해드리는 음악에 동떨어져 있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사는 삶 자체가 고스란히 제 목소리에 녹아들고, 음악에 자연스럽게 스며서 얼굴의 주름이 되고 목소리에도 윤기를 주길 바랍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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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주년 이은미 “음악과 서로 나이드는 느낌이 참 좋아요”
    • 입력 2019-11-06 18:56:59
    연합뉴스
'맨발의 디바' 이은미는 30년을 동행해 온 음악이라는 상대와 "서로 존중하며 나이 드는 것 같아 참 좋다"고 했다.

초창기보다 자신이 이제 훨씬 음악에 '솔직해지고', '진실한' 것 같다는 그의 고백은 담담했지만 가늠하기 어려운 깊이가 느껴졌다.

6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이은미는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 기적 같은 순간들도 있었다"고 30년간 음악 여정을 되짚었다.

그는 1989년 신촌블루스 객원 보컬로 데뷔한 뒤 정규 앨범 6장과 리메이크 앨범 3장 등 다수의 앨범을 통해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작곡가 윤일상과 작업한 '애인있어요'(2005)는 2008년 드라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 삽입되며 국민 애창곡으로 히트했다.

작은 무대와 큰 무대를 가리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온 공연 횟수는 어느덧 1천회에 달한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지난달 19일 광주, 2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인천, 전주, 서울, 대구, 울산 등에서 내년 2월 15일까지 전국투어 콘서트를 한다.

그는 지난 2일 부산 콘서트를 마치고서 한 팬에게 받은 손편지에 많이 울었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시절 공개방송에서 이은미의 '어떤 그리움'을 듣고 전율을 느낀 뒤, 팬이 되어 함께 나이 들어온 사연이 적혀 있었다.

"혼자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만들었던 음악들을 누가 알아줄까 했는데, 고통스럽게 만든 작업물에 실제로 많은 분이 공감하고 계셨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어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죠… 전 굉장히 복 받은 사람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감사했어요."

그는 편지를 읽고 "굉장히 많이 후회했다"며 늘 예민하게 라이브를 준비하느라 팬들에게 살갑지 못했던 데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콘서트가 마무리된 후에는 '흠뻑'이라는 제목의 기념 앨범을 낸다. 그가 30년 동안 음악에 '흠뻑' 빠져 누렸던 행복한 순간을 생각하며 지은 타이틀이라고 한다.

지난달 25일 선공개한 '어제 낮'과 '사랑이었구나' 이후에도 순차적으로 수록곡을 공개할 계획이다. 앨범에 담을 신곡은 6∼8곡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이은미는 전했다.

가수로 살아오는 동안 립싱크 등 음악계 시스템에 쓴소리도 많이 했다.

그는 다행히 요즘은 립싱크가 거의 사라져 "옛날에 시끄럽게 떠들었던 효과가 좀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세상이 변화하고 진화하고 진보하는 것처럼 서서히 변해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계속 행보를 이어갈 거냐는 질문에는 "두렵지 않은 게 아니고, 두려운데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저도 똑같은 국민이기 때문에 제 권리와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할 겁니다."

"음악가로서의 앞날도 이제 노후를 맞이하며 잘 마무리해 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삶과 음악이 자연스럽게 서로에 녹아들어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자신의 '최종목표'라고 했다.

"여러분에게 전해드리는 음악에 동떨어져 있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가 사는 삶 자체가 고스란히 제 목소리에 녹아들고, 음악에 자연스럽게 스며서 얼굴의 주름이 되고 목소리에도 윤기를 주길 바랍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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