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유품에 담겨있는 70여 년 전 목소리

입력 2019.11.09 (17:16) 수정 2019.11.09 (22: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멘트]
제주4·3은
좌우 이념을 떠나
70여 년 전 이데올로기를 지냈던 모두가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한국 현대사의 큰 비극인데요.

유품 한 점, 한 점을 통해
제주4·3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나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 해방을 기념한 엽서에
몇 자 적은 형님의 손 글씨가
유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일.

4.3 사건 당시
무작정 형무소로 끌려갔던 형님이
살아 있음을 전해줬던 이 엽서는
모진 세월 만큼 낡고 낡아
이제는 유일한 유품이 됐습니다.

(화면전환)

옛날 어머니가 입던 혼례복은
어두운 꽃 그늘 아래
힘없이 쓰러져 있고,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는 벚꽃 잎은
곱게 쌓여 꽃무덤을 만듭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도 못하던
어두운 시절을 뒤로하고
다시 태어난 4·3의 영령은
이제 화해와 상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봉인된 시간의 기억과 마주하다,
'4·3 71주년 유품전
기억의 목소리'입니다.

작가는
4·3 희생자 유가족 20여 명으로부터 받은 유품 속 기억들을 통해
과거 제주 4·3을 겪은 모두가
좌우 이념을 떠난 피해자라고 말합니다.

고현주/사진작가[인터뷰]
"4·3을 기점으로 평화와 인권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개인의 일상을 돌아보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관객들도
유품을 마주하며
4·3의 아픈 역사를 공감하고
이제는 아픔이 평화의 메시지가 돼
날아오르길 소망합니다.

김두연/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인터뷰]
"외국에도 4·3의 아픈 흔적이 (담겨있는) 돌아가신 분들이 사용했던 유품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된다고 생각을..."


4·3 유품전 기억의 목소리는
다음달 9일까지
4·3평화기념관에서 계속됩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4·3 유품에 담겨있는 70여 년 전 목소리
    • 입력 2019-11-09 17:16:14
    • 수정2019-11-09 22:22:58
    뉴스9(제주)
[앵커멘트] 제주4·3은 좌우 이념을 떠나 70여 년 전 이데올로기를 지냈던 모두가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한국 현대사의 큰 비극인데요. 유품 한 점, 한 점을 통해 제주4·3을 마주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나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선 해방을 기념한 엽서에 몇 자 적은 형님의 손 글씨가 유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일. 4.3 사건 당시 무작정 형무소로 끌려갔던 형님이 살아 있음을 전해줬던 이 엽서는 모진 세월 만큼 낡고 낡아 이제는 유일한 유품이 됐습니다. (화면전환) 옛날 어머니가 입던 혼례복은 어두운 꽃 그늘 아래 힘없이 쓰러져 있고, 바람에 흩날려 떨어지는 벚꽃 잎은 곱게 쌓여 꽃무덤을 만듭니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도 못하던 어두운 시절을 뒤로하고 다시 태어난 4·3의 영령은 이제 화해와 상생을 말하고 있습니다. 봉인된 시간의 기억과 마주하다, '4·3 71주년 유품전 기억의 목소리'입니다. 작가는 4·3 희생자 유가족 20여 명으로부터 받은 유품 속 기억들을 통해 과거 제주 4·3을 겪은 모두가 좌우 이념을 떠난 피해자라고 말합니다. 고현주/사진작가[인터뷰] "4·3을 기점으로 평화와 인권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개인의 일상을 돌아보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관객들도 유품을 마주하며 4·3의 아픈 역사를 공감하고 이제는 아픔이 평화의 메시지가 돼 날아오르길 소망합니다. 김두연/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인터뷰] "외국에도 4·3의 아픈 흔적이 (담겨있는) 돌아가신 분들이 사용했던 유품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된다고 생각을..." 4·3 유품전 기억의 목소리는 다음달 9일까지 4·3평화기념관에서 계속됩니다.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