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단독] 미쉐린 3스타 ‘신라호텔 라연·광주요 가온’ 브로커 컨설팅?

입력 2019.11.13 (21:16) 수정 2019.11.1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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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식의 성서라는 미쉐린 가이드의 검은 커넥션, 어제(12일)부터 9시뉴스에서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쉐린 3스타, 별 세개를 받은 식당은 세계적으론 100여 곳, 우리나라에선 단 2곳 밖에 없습니다.

신라호텔의 라연, 광주요 그룹의 가온, 이렇게 2곳입니다.

3년 연속 3스타를 받았고 내일(14일) 발표될 미쉐린 가이드 4번째 서울판에서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3스타를 받은 이 두 식당과 별 1개를 받은 비채나, 이렇게 3곳의 식당이 미쉐린 내부정보를 이용한 컨설팅을 받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1년 수천만 원 넘는 컨설팅을 받고 미쉐린 스타를 받았다는 의혹을, 이 문제를 오랫동안 취재한 홍찬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신라호텔의 라연과 광주요그룹의 가온.

국내에 두 곳뿐인 미쉐린 가이드 3스타입니다.

셰프 최고의 영예인 3스타를 3년 연속 받았습니다.

[마이클 앨리스/미쉐린인터내셔널디렉터 : "미세린 가이드 서울판을 처음으로 발간합니다."]

그런데 이 두 곳이 미쉐린 측의 컨설팅을 받고 별을 달았다는 의혹이 지난해부터 제기돼왔습니다.

KBS는 미쉐린 내부정보를 이용해 '윤가명가'에 컨설팅을 시도한 '어네스트 싱어' 씨가 두 식당도 컨설팅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습니다.

[윤경숙/윤가명가 대표 : "(싱어 씨는) 신라도 그렇고 가온도 그렇고 컨설팅 의뢰들을 다 해왔는데 너희들도 컨설팅을 받는 게 어때?"]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3스타 가온의 총괄셰프를 찾아갔습니다.

[가온 총괄셰프 : "(어네스트 싱어라는 분은 아세요 혹시?) 아니요. (컨설팅을 여기서 했다는데요?) 어, 그런 분은 모르는데. 진짜 모르니까 모른다고 말씀을 드리는 거죠."]

하지만 총괄셰프는 2016년,

도쿄에서 싱어 씨를 만났습니다.

싱어 씨는 SNS에 '나의 친구 그리고 한국 셰프 2명과의 점심'이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친구라고 한 사람은 광주요그룹의 조태권 회장.

나머지 한 명은 광주요그룹의 또 다른 한식당 비채나의 당시 셰프입니다.

불과 8개월 뒤, 첫 미쉐린 가이드 서울판에서 가온은 3스타, 비채나는 1스타를 받습니다.

사진 속 비채나 셰프를 수소문 끝에 만났습니다.

가온과 비채나 둘 다 싱어 씨와 관련된 홍콩인 데니입 씨에게 사실상 컨설팅을 받았다고 인정합니다.

[비채나 전 총괄셰프 : "데니가 식당에 와서 밥을 먹고 가는데 데니 일본 가서 본 어니랑 같은 회사다 이 정도까지는 알았어요. (가온하고 비채나 두 곳 컨설팅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신 거죠?) 네. 코멘트도 컨설팅이라고 얘기하시면."]

조태권 회장은 데니입 씨와 지난해까지 컨설팅을 했다고 인정합니다.

[조태권 광주요그룹 회장 : "작년도까지는 (컨설팅)했지. 3년 지나면 안 해요 보통. (데니입이 싱어하고 연결된 사람인 거죠?) 나는 (데니입이) 싱어하고는 연결된 거는 몰라요."]

신라호텔 라연은 어떨까?

2015년 당시, 라연 지배인에게 물었습니다.

[2015년 당시 신라호텔 라연 지배인 : "(어네스트 싱어 씨라는 분 혹시 아세요?) 모릅니다. (기억을 못 하시나요?) 모릅니다."]

당시 라연을 총괄했던 총주방장이 2013년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싱어 씨를 친구라고 합니다.

[당시 신라호텔 총주방장 : "(라연이 컨설팅을 받았었나요?) 컨설팅을 받았나 그건 모르겠고 (싱어와 데니) 그 사람들이 몇 번 왔는 거는 내가 봤어요. 나는 그 사람들하고 인사하고 이 정도지요."]

그런데 취재 결과 삼성과 신라호텔 측은 싱어 씨와 그전부터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삼성은 2010년대 초부터 와인이벤트 등에서 싱어 씨에게 컨설팅을 의뢰했고, 신라호텔은 싱어와 관계된 홍콩 데니입 씨에게 벤치마킹을 도움받았습니다.

[신라호텔 관계자 : "예전에 저희가 삼성전자랑 해서 이벤트들도하고 와인 이벤트, 이런 것들 하면서 (싱어씨가) 도움을 주신 거로 알고 있기는 한데."]

싱어 씨의 부인은 2010년 삼성 임원 전용 식당에서 접대를 받고 연말에 선물을 받았다고 SNS에 자랑하기도 합니다.

[신라호텔 홍보실 관계자 : "컨설팅을 받았는지는 확인이 지금 안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현재는 컨설팅을 받고 있지는 않대요 현재는. 그런데 그 당시에 했는지는 확실히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신라호텔 총주방장은 미쉐린 발표 1년 반 전인 2015년, 신라호텔 간부 2명과 함께 일본에서 싱어 씨를 만났습니다.

이때 동행한 당시 신라호텔 임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는 싱어 씨 소개로 일본 미쉐린 식당 벤치마킹을 위해 출장을 갔다고 털어놓습니다.

[신라호텔 퇴직 임원 : "일본에서 다 그 친구가 다 저걸 어렌지 한 거예요. (싱어가) 별 따는 거에 대해서 많이 이제 컨설팅하는 친구고 뭐 얘기해 주더라고."]

라연은 싱어 씨와 일하는 홍콩인 데니 입으로부터 미쉐린 컨설팅을 받았다고 밝힙니다.

[신라호텔 퇴직 임원 : 라연도 컨설팅했고 라연이 한 거는 기억이 나는데 (미쉐린이) 자국 거를 먼저 제일 중요시해서 라연을 중점적으로 했고요."]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도 미쉐린에 관심이 많았고, 컨설팅 계약도 알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신라호텔 퇴직 임원 : "(그러면 컨설팅 사실 이런 건 이부진 사장도 다 알았을 거 아니에요?) 그렇죠. 다 알겠죠. 그리고 그 아랫부분 사업개발팀이라든가 기업준비팀이라든지 뭐 이런 쪽에서 많이들 신경 썼겠죠."]

신라호텔은 이에 대해 이부진 사장이 통상 그런류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세 곳이 컨설팅을 받은 정황들은 2015년 싱어 씨의 메신저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윤가명가에 돈이 오가는 컨설팅을 제안하며 국내 3개 식당도 같은 조건으로 컨설팅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내일(14일) 발표되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라연과 가온, 비채나가 4년 연속 별을 달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홍찬의입니다.

[연관 기사]
[탐사K/단독]① “돈 받고 미쉐린 별 달아주나?”…‘컨설팅 장사 의혹’ 최초 확인
[탐사K/단독]② ‘3스타 신라호텔 라연·광주요 가온·비채나’ 브로커 컨설팅?
[탐사K/단독]③ ‘컨설팅 장사’에 미쉐린 고위 관계자 연루 확인
[탐사K/단독]④ “석 달 만에 미쉐린 2스타”…‘컨설팅 장사 의혹’ 10여 곳 별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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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K/단독] 미쉐린 3스타 ‘신라호텔 라연·광주요 가온’ 브로커 컨설팅?
    • 입력 2019-11-13 21:23:45
    • 수정2019-11-15 21:38:18
    뉴스 9
[앵커]

미식의 성서라는 미쉐린 가이드의 검은 커넥션, 어제(12일)부터 9시뉴스에서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미쉐린 3스타, 별 세개를 받은 식당은 세계적으론 100여 곳, 우리나라에선 단 2곳 밖에 없습니다.

신라호텔의 라연, 광주요 그룹의 가온, 이렇게 2곳입니다.

3년 연속 3스타를 받았고 내일(14일) 발표될 미쉐린 가이드 4번째 서울판에서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3스타를 받은 이 두 식당과 별 1개를 받은 비채나, 이렇게 3곳의 식당이 미쉐린 내부정보를 이용한 컨설팅을 받은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1년 수천만 원 넘는 컨설팅을 받고 미쉐린 스타를 받았다는 의혹을, 이 문제를 오랫동안 취재한 홍찬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신라호텔의 라연과 광주요그룹의 가온.

국내에 두 곳뿐인 미쉐린 가이드 3스타입니다.

셰프 최고의 영예인 3스타를 3년 연속 받았습니다.

[마이클 앨리스/미쉐린인터내셔널디렉터 : "미세린 가이드 서울판을 처음으로 발간합니다."]

그런데 이 두 곳이 미쉐린 측의 컨설팅을 받고 별을 달았다는 의혹이 지난해부터 제기돼왔습니다.

KBS는 미쉐린 내부정보를 이용해 '윤가명가'에 컨설팅을 시도한 '어네스트 싱어' 씨가 두 식당도 컨설팅했다는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습니다.

[윤경숙/윤가명가 대표 : "(싱어 씨는) 신라도 그렇고 가온도 그렇고 컨설팅 의뢰들을 다 해왔는데 너희들도 컨설팅을 받는 게 어때?"]

광주요그룹이 운영하는 3스타 가온의 총괄셰프를 찾아갔습니다.

[가온 총괄셰프 : "(어네스트 싱어라는 분은 아세요 혹시?) 아니요. (컨설팅을 여기서 했다는데요?) 어, 그런 분은 모르는데. 진짜 모르니까 모른다고 말씀을 드리는 거죠."]

하지만 총괄셰프는 2016년,

도쿄에서 싱어 씨를 만났습니다.

싱어 씨는 SNS에 '나의 친구 그리고 한국 셰프 2명과의 점심'이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친구라고 한 사람은 광주요그룹의 조태권 회장.

나머지 한 명은 광주요그룹의 또 다른 한식당 비채나의 당시 셰프입니다.

불과 8개월 뒤, 첫 미쉐린 가이드 서울판에서 가온은 3스타, 비채나는 1스타를 받습니다.

사진 속 비채나 셰프를 수소문 끝에 만났습니다.

가온과 비채나 둘 다 싱어 씨와 관련된 홍콩인 데니입 씨에게 사실상 컨설팅을 받았다고 인정합니다.

[비채나 전 총괄셰프 : "데니가 식당에 와서 밥을 먹고 가는데 데니 일본 가서 본 어니랑 같은 회사다 이 정도까지는 알았어요. (가온하고 비채나 두 곳 컨설팅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신 거죠?) 네. 코멘트도 컨설팅이라고 얘기하시면."]

조태권 회장은 데니입 씨와 지난해까지 컨설팅을 했다고 인정합니다.

[조태권 광주요그룹 회장 : "작년도까지는 (컨설팅)했지. 3년 지나면 안 해요 보통. (데니입이 싱어하고 연결된 사람인 거죠?) 나는 (데니입이) 싱어하고는 연결된 거는 몰라요."]

신라호텔 라연은 어떨까?

2015년 당시, 라연 지배인에게 물었습니다.

[2015년 당시 신라호텔 라연 지배인 : "(어네스트 싱어 씨라는 분 혹시 아세요?) 모릅니다. (기억을 못 하시나요?) 모릅니다."]

당시 라연을 총괄했던 총주방장이 2013년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싱어 씨를 친구라고 합니다.

[당시 신라호텔 총주방장 : "(라연이 컨설팅을 받았었나요?) 컨설팅을 받았나 그건 모르겠고 (싱어와 데니) 그 사람들이 몇 번 왔는 거는 내가 봤어요. 나는 그 사람들하고 인사하고 이 정도지요."]

그런데 취재 결과 삼성과 신라호텔 측은 싱어 씨와 그전부터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삼성은 2010년대 초부터 와인이벤트 등에서 싱어 씨에게 컨설팅을 의뢰했고, 신라호텔은 싱어와 관계된 홍콩 데니입 씨에게 벤치마킹을 도움받았습니다.

[신라호텔 관계자 : "예전에 저희가 삼성전자랑 해서 이벤트들도하고 와인 이벤트, 이런 것들 하면서 (싱어씨가) 도움을 주신 거로 알고 있기는 한데."]

싱어 씨의 부인은 2010년 삼성 임원 전용 식당에서 접대를 받고 연말에 선물을 받았다고 SNS에 자랑하기도 합니다.

[신라호텔 홍보실 관계자 : "컨설팅을 받았는지는 확인이 지금 안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현재는 컨설팅을 받고 있지는 않대요 현재는. 그런데 그 당시에 했는지는 확실히 확인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신라호텔 총주방장은 미쉐린 발표 1년 반 전인 2015년, 신라호텔 간부 2명과 함께 일본에서 싱어 씨를 만났습니다.

이때 동행한 당시 신라호텔 임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는 싱어 씨 소개로 일본 미쉐린 식당 벤치마킹을 위해 출장을 갔다고 털어놓습니다.

[신라호텔 퇴직 임원 : "일본에서 다 그 친구가 다 저걸 어렌지 한 거예요. (싱어가) 별 따는 거에 대해서 많이 이제 컨설팅하는 친구고 뭐 얘기해 주더라고."]

라연은 싱어 씨와 일하는 홍콩인 데니 입으로부터 미쉐린 컨설팅을 받았다고 밝힙니다.

[신라호텔 퇴직 임원 : 라연도 컨설팅했고 라연이 한 거는 기억이 나는데 (미쉐린이) 자국 거를 먼저 제일 중요시해서 라연을 중점적으로 했고요."]

신라호텔 이부진 사장도 미쉐린에 관심이 많았고, 컨설팅 계약도 알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신라호텔 퇴직 임원 : "(그러면 컨설팅 사실 이런 건 이부진 사장도 다 알았을 거 아니에요?) 그렇죠. 다 알겠죠. 그리고 그 아랫부분 사업개발팀이라든가 기업준비팀이라든지 뭐 이런 쪽에서 많이들 신경 썼겠죠."]

신라호텔은 이에 대해 이부진 사장이 통상 그런류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세 곳이 컨설팅을 받은 정황들은 2015년 싱어 씨의 메신저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윤가명가에 돈이 오가는 컨설팅을 제안하며 국내 3개 식당도 같은 조건으로 컨설팅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내일(14일) 발표되는 미쉐린 가이드 서울. 라연과 가온, 비채나가 4년 연속 별을 달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홍찬의입니다.

[연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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