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전쟁터’ 방불…교통대란에 곳곳서 시위대·경찰 충돌

입력 2019.11.14 (05:07) 수정 2019.11.14 (05: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홍콩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어제(13일)도 홍콩 시위대가 대중교통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교통 대란이 사흘째 이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도심 점거 시위를 벌였으며, 밤늦게까지 홍콩 곳곳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습니다. 특히 대학생들이 교정 내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면서 홍콩 내 대학이 '시위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은 홍콩 시위대는 시위 현장에서 추락했다가 이달 8일 숨진 홍콩과기대생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고 경찰의 총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11일 부터 이른바 '여명(黎明·아침)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어제도 홍콩 내 곳곳의 철로 위에 돌이나 폐품 등을 던져 지하철 운행을 막아 동부 구간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홍콩 내 곳곳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습니다.

또 홍콩 대부분의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으며, 영국계 국제학교를 비롯해 많은 초·중·고등학교도 임시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홍콩 의료당국은 대중교통 운행 차질로 인해 의사, 간호사 등의 출근이 지연되면서 예정된 수술 등을 비롯해 주요 병원의 의료 서비스 제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어제 오후 들어서는 홍콩의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모여 사흘째 도심 시위를 벌였습니다.

'런치 위드 유'(함께 점심 먹어요) 시위로 불리는 이 시위에서 시민들은 "자유를 위해 홍콩과 함께 싸우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체 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또는 불기소,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진압 작전에 나서 홍콩 도로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습니다. 시위대는 특히 몽콕, 카오룽퉁 등지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습니다.

경찰은 성수이 지역에서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면서 시위대를 사진으로 찍던 70대 노인이 한 시위자가 던진 돌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홍콩에서는 전체 은행 지점의 20%에 해당하는 250개 지점이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그제(12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홍콩대, 침례대 등 홍콩 내 주요 대학 주변에는 폭동 진압 경찰이 배치돼 학생들과 충돌에 대비했습니다.

중문대 내에서는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연습을 하는 모습, 투석기를 시험하는 모습 등이 목격됐습니다.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은 중문대 기숙사에서 한국 유학생 40명이 대학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지원했고 이 가운데 30명가량은 곧바로 공항으로 향해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의원인 마이클 톈은 시위대가 요구하는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이 시위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중국 한정 부총리에게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한정 부총리는 홍콩·마카오 문제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11일 287명의 시위자가 체포된 데 이어 그제도 142명이 체포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4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39.3%가 학생이며, 전체 체포자의 20% 이상인 850명이 대학생입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홍콩 ‘전쟁터’ 방불…교통대란에 곳곳서 시위대·경찰 충돌
    • 입력 2019-11-14 05:07:30
    • 수정2019-11-14 05:08:08
    국제
홍콩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어제(13일)도 홍콩 시위대가 대중교통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교통 대란이 사흘째 이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도심 점거 시위를 벌였으며, 밤늦게까지 홍콩 곳곳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습니다. 특히 대학생들이 교정 내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이면서 홍콩 내 대학이 '시위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 등은 홍콩 시위대는 시위 현장에서 추락했다가 이달 8일 숨진 홍콩과기대생 차우츠록 씨를 추모하고 경찰의 총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11일 부터 이른바 '여명(黎明·아침)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대는 어제도 홍콩 내 곳곳의 철로 위에 돌이나 폐품 등을 던져 지하철 운행을 막아 동부 구간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홍콩 내 곳곳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습니다.

또 홍콩 대부분의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으며, 영국계 국제학교를 비롯해 많은 초·중·고등학교도 임시 휴교령을 내렸습니다.

홍콩 의료당국은 대중교통 운행 차질로 인해 의사, 간호사 등의 출근이 지연되면서 예정된 수술 등을 비롯해 주요 병원의 의료 서비스 제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어제 오후 들어서는 홍콩의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에서 시위대 수백 명이 모여 사흘째 도심 시위를 벌였습니다.

'런치 위드 유'(함께 점심 먹어요) 시위로 불리는 이 시위에서 시민들은 "자유를 위해 홍콩과 함께 싸우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와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체 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또는 불기소,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경찰은 곧바로 진압 작전에 나서 홍콩 도로 곳곳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습니다. 시위대는 특히 몽콕, 카오룽퉁 등지에서 경찰과 격렬하게 대치했습니다.

경찰은 성수이 지역에서 시위대와 언쟁을 벌이면서 시위대를 사진으로 찍던 70대 노인이 한 시위자가 던진 돌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홍콩에서는 전체 은행 지점의 20%에 해당하는 250개 지점이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그제(12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홍콩대, 침례대 등 홍콩 내 주요 대학 주변에는 폭동 진압 경찰이 배치돼 학생들과 충돌에 대비했습니다.

중문대 내에서는 학생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연습을 하는 모습, 투석기를 시험하는 모습 등이 목격됐습니다.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은 중문대 기숙사에서 한국 유학생 40명이 대학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지원했고 이 가운데 30명가량은 곧바로 공항으로 향해 귀국길에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의원인 마이클 톈은 시위대가 요구하는 독립 조사위원회 구성이 시위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중국 한정 부총리에게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한정 부총리는 홍콩·마카오 문제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11일 287명의 시위자가 체포된 데 이어 그제도 142명이 체포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4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가운데 39.3%가 학생이며, 전체 체포자의 20% 이상인 850명이 대학생입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