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흑사병 ‘페스트’, 중세시대 전염병 부활?!…진실은?

입력 2019.11.14 (11:00) 수정 2019.11.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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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등장했습니다. 중국에서 흑사병으로 불리는 페스트 환자 2명이 발생해 격리됐다는 외신 보도 때문입니다. 흑사병은 13~14세기 대유행으로 유럽 인구의 3분 1을 감소시킨 최악의 전염병입니다. 이렇게 중세시대 엄청난 위력을 떨쳤던 전염병이 오늘날 우리 인접국인 중국에 다시 등장했다고 하니 사람들의 우려와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세시대가 아닙니다. 페스트가 치명적인 감염 질환은 분명하지만, 현대의학은 페스트에 대해 많은 것을 밝혀냈고 치료제도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막연한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질병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페스트에 대한 궁금증, 질병관리본부의 도움을 받아 질의·응답으로 알아봅니다.

Q: 페스트는 중세시대 이후 사라진 병이 아닌가요?

A: 천연두처럼 사라진 질병이 아닙니다. 페스트는 중세시대 범세계적 유행을 일으킨 뒤 그 규모가 줄면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 형태로 축소됐습니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 페루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녀까지 전 세계적으로 3천 2백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5백 8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페스트 환자 2,384명이 발생해 207명이 숨졌습니다. 최근에도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 31명 환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중국만 보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페스트 환자가 10명 발생해 5명이 사망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선 페스트 환자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Q: 그렇다면 페스트, 이른바 흑사병은 어떤 병인가요?

A: 페스트는 세균 감염병으로 페스트 균(Yersinia Pestis)이 일으키는 전염병입니다. 페스트균은 일반적으로 햇빛이나 소독제 등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염 경로를 보면 풍토병 지역에서 감염된 쥐벼룩이 병균을 전파하는 주범입니다. 쉽게 말해 페스트균이 쥐벼룩에 숨어있다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을 때 세균이 침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페스트로 폐사한 야생동물 주변을 벼룩이 기생하다가 우연히 사람에게 옮겨지면서 감염됩니다.

또한 쥐벼룩에게 꼭 물리지 않더라도 감염된 동물이나 사체를 취급하게 되면 체액 등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고 페스트 환자에게서 나오는 고름 등으로도 전염됩니다.

뿐만 아니라 페스트 환자가 기침할 때 뿜어내는 침방울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 간 전파의 주요 경로이기도 합니다.

Q: 페스트균에 노출되면 바로 걸리나요? 증상은 어떤가요?

A: 페스트라고 다 같은 페스트가 아닙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구분이 됩니다.

가장 흔한 형태는 림프절 페스트입니다.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고 잠복기 1~7일 뒤에 물린 곳 주변으로 통증을 동반한 부종이 나타납니다. 이어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때로는 극심한 피로와 함께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방치했을 경우 균이 온몸에 퍼져 쇼크가 오는 등 패혈증 페스트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호흡기관인 폐가 직접 감염된 경우입니다. '폐 페스트'라고 하는데 잠복기가 1~4일로 좀 더 짧고 공격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흉통 등 폐렴 증세가 특징입니다. 폐 페스트는 다른 환자의 침방울을 들이마셔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요?

A: 치료가 지연되면 급성 호흡곤란, 뇌막염, 패혈증 등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치료제가 제때 투여되지 못하면 림프절 페스트는 사망률이 50~60%입니다. 또, 폐 페스트와 패혈증 페스트의 경우 이 수치가 30~100%까지 치솟습니다.

다만, 적절하게 치료를 한 경우 림프절 페스트는 사망률이 5~15% 이하로 떨어지고, 폐 페스트도 30~50%로 감소합니다. 림프절과 달리 폐 페스트의 경우 치료를 해도 여전히 치사율이 높습니다.

Q: 치료제가 있다는 이야긴가요?

A: 네, 그렇습니다. 페스트는 예방백신은 없지만, 치료 효과가 입증된 항생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1~2일 내로 최대한 빨리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사망률을 낮추는 데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유행지역을 다녀온 사람이 해당 증상이 있어 의료진이 페스트 환자로 의심한다면 사람 간 전파를 막기 위해 즉시 격리조치를 하고 항생제를 투여하게 됩니다.

Q: 이번 중국발 페스트 환자 발생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까요?

A: 질병관리본부는 페스트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감염병 경보 '관심' 단계를 유지했습니다. 그 근거로 현지에서 추가로 발생한 환자는 없으며, 해당 병원을 방문하거나 비슷한 동선으로 여행한 우리 국민도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Q: 그래도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류가 많아서 여행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A: 우리나라는 중국과 왕래가 많기 때문에 중국 내 페스트 발생지역을 여행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환자 발생이 추정되는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는 페스트 풍토병 지역에 해당합니다.

불가피하게 페스트 유행 지역에 머물 때는 주변에 살충제를 뿌리는 등 쥐벼룩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쥐 등 야생동물이나 사체도 만져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페스트 의심 환자나 이들의 체액 등을 접촉해선 안 됩니다. 특히 호흡기 관련 폐 페스트가 유행인 곳이라면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만일에 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페스트 유행 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한 경우 일주일간 발열 등 증상 여부를 살펴 의심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 또는 보건소로 먼저 신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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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4 11:00:40
    • 수정2019-11-14 11:00:57
    취재K
흑사병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등장했습니다. 중국에서 흑사병으로 불리는 페스트 환자 2명이 발생해 격리됐다는 외신 보도 때문입니다. 흑사병은 13~14세기 대유행으로 유럽 인구의 3분 1을 감소시킨 최악의 전염병입니다. 이렇게 중세시대 엄청난 위력을 떨쳤던 전염병이 오늘날 우리 인접국인 중국에 다시 등장했다고 하니 사람들의 우려와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세시대가 아닙니다. 페스트가 치명적인 감염 질환은 분명하지만, 현대의학은 페스트에 대해 많은 것을 밝혀냈고 치료제도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막연한 공포심을 갖기보다는 질병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페스트에 대한 궁금증, 질병관리본부의 도움을 받아 질의·응답으로 알아봅니다.

Q: 페스트는 중세시대 이후 사라진 병이 아닌가요?

A: 천연두처럼 사라진 질병이 아닙니다. 페스트는 중세시대 범세계적 유행을 일으킨 뒤 그 규모가 줄면서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 형태로 축소됐습니다.

실제로 1990년대 이후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고 최근에는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 페루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녀까지 전 세계적으로 3천 2백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5백 8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페스트 환자 2,384명이 발생해 207명이 숨졌습니다. 최근에도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 31명 환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중국만 보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페스트 환자가 10명 발생해 5명이 사망했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선 페스트 환자가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Q: 그렇다면 페스트, 이른바 흑사병은 어떤 병인가요?

A: 페스트는 세균 감염병으로 페스트 균(Yersinia Pestis)이 일으키는 전염병입니다. 페스트균은 일반적으로 햇빛이나 소독제 등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염 경로를 보면 풍토병 지역에서 감염된 쥐벼룩이 병균을 전파하는 주범입니다. 쉽게 말해 페스트균이 쥐벼룩에 숨어있다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을 때 세균이 침투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페스트로 폐사한 야생동물 주변을 벼룩이 기생하다가 우연히 사람에게 옮겨지면서 감염됩니다.

또한 쥐벼룩에게 꼭 물리지 않더라도 감염된 동물이나 사체를 취급하게 되면 체액 등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고 페스트 환자에게서 나오는 고름 등으로도 전염됩니다.

뿐만 아니라 페스트 환자가 기침할 때 뿜어내는 침방울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 간 전파의 주요 경로이기도 합니다.

Q: 페스트균에 노출되면 바로 걸리나요? 증상은 어떤가요?

A: 페스트라고 다 같은 페스트가 아닙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구분이 됩니다.

가장 흔한 형태는 림프절 페스트입니다. 감염된 쥐벼룩에 물리고 잠복기 1~7일 뒤에 물린 곳 주변으로 통증을 동반한 부종이 나타납니다. 이어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때로는 극심한 피로와 함께 심장이 빨리 뛰는 빈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방치했을 경우 균이 온몸에 퍼져 쇼크가 오는 등 패혈증 페스트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호흡기관인 폐가 직접 감염된 경우입니다. '폐 페스트'라고 하는데 잠복기가 1~4일로 좀 더 짧고 공격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흉통 등 폐렴 증세가 특징입니다. 폐 페스트는 다른 환자의 침방울을 들이마셔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요?

A: 치료가 지연되면 급성 호흡곤란, 뇌막염, 패혈증 등으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치료제가 제때 투여되지 못하면 림프절 페스트는 사망률이 50~60%입니다. 또, 폐 페스트와 패혈증 페스트의 경우 이 수치가 30~100%까지 치솟습니다.

다만, 적절하게 치료를 한 경우 림프절 페스트는 사망률이 5~15% 이하로 떨어지고, 폐 페스트도 30~50%로 감소합니다. 림프절과 달리 폐 페스트의 경우 치료를 해도 여전히 치사율이 높습니다.

Q: 치료제가 있다는 이야긴가요?

A: 네, 그렇습니다. 페스트는 예방백신은 없지만, 치료 효과가 입증된 항생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1~2일 내로 최대한 빨리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사망률을 낮추는 데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유행지역을 다녀온 사람이 해당 증상이 있어 의료진이 페스트 환자로 의심한다면 사람 간 전파를 막기 위해 즉시 격리조치를 하고 항생제를 투여하게 됩니다.

Q: 이번 중국발 페스트 환자 발생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까요?

A: 질병관리본부는 페스트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감염병 경보 '관심' 단계를 유지했습니다. 그 근거로 현지에서 추가로 발생한 환자는 없으며, 해당 병원을 방문하거나 비슷한 동선으로 여행한 우리 국민도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Q: 그래도 우리나라는 중국과 교류가 많아서 여행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없을까요?

A: 우리나라는 중국과 왕래가 많기 때문에 중국 내 페스트 발생지역을 여행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환자 발생이 추정되는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는 페스트 풍토병 지역에 해당합니다.

불가피하게 페스트 유행 지역에 머물 때는 주변에 살충제를 뿌리는 등 쥐벼룩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쥐 등 야생동물이나 사체도 만져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페스트 의심 환자나 이들의 체액 등을 접촉해선 안 됩니다. 특히 호흡기 관련 폐 페스트가 유행인 곳이라면 외출 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만일에 대비할 필요도 있습니다. 페스트 유행 지역을 여행하고 귀국한 경우 일주일간 발열 등 증상 여부를 살펴 의심증상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 또는 보건소로 먼저 신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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