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한국은 부자나라’ 방위비 압박…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추측 안해”

입력 2019.11.20 (06:12) 수정 2019.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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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입장차만 확인한 채 파행된 뒤 필리핀을 방문중인 미 국방장관이 기자회견 도중 한국을 '부자나라'라고 칭하며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는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모호한 입장을 취했는데, 방위비 협상에서 주도권을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서지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은 부자나라", 미 국방장관의 입에서 또다시 같은 발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방한 당시 방위비 분담을 더하라고 촉구한 뒤 필리핀 국방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재차 압박에 나선 겁니다.

[마크 에스퍼/미 국방장관 : "한국은 부자 나라입니다. 한국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합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이 파행된 뒤 나온 미 국방장관의 첫 반응입니다.

한국과 방위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철수를 고려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스퍼 장관이 이 질문에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결이 다른 얘깁니다.

앞서 '상쇄'라는 표현을 썼던 에스퍼 장관이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연계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라 주목됩니다.

무기계약에서 통용되는 '상쇄'라는 표현은 현물제공이나 기술이전 등으로 무기 비용을 보전하는 일종의 거래용어입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태세는 변함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마크 에스퍼/미 국방장관 : 우리는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해 왔고,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동맹을 거래의 대상으로 보는 미 정부의 전략이 계속되는 한 한국이 분담하는 방위비만큼만 미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미동맹은 지소미아 종료일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변곡점을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워싱턴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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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0 06:16:40
    • 수정2019-11-20 08: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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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입장차만 확인한 채 파행된 뒤 필리핀을 방문중인 미 국방장관이 기자회견 도중 한국을 '부자나라'라고 칭하며 방위비 대폭 증액을 압박했습니다.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는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모호한 입장을 취했는데, 방위비 협상에서 주도권을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서지영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국은 부자나라", 미 국방장관의 입에서 또다시 같은 발언이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방한 당시 방위비 분담을 더하라고 촉구한 뒤 필리핀 국방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재차 압박에 나선 겁니다.

[마크 에스퍼/미 국방장관 : "한국은 부자 나라입니다. 한국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합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이 파행된 뒤 나온 미 국방장관의 첫 반응입니다.

한국과 방위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철수를 고려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스퍼 장관이 이 질문에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결이 다른 얘깁니다.

앞서 '상쇄'라는 표현을 썼던 에스퍼 장관이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연계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라 주목됩니다.

무기계약에서 통용되는 '상쇄'라는 표현은 현물제공이나 기술이전 등으로 무기 비용을 보전하는 일종의 거래용어입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태세는 변함없음을 강조했습니다.

[마크 에스퍼/미 국방장관 : 우리는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해 왔고,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오늘 밤이라도 싸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동맹을 거래의 대상으로 보는 미 정부의 전략이 계속되는 한 한국이 분담하는 방위비만큼만 미군을 주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미동맹은 지소미아 종료일을 앞둔 시점과 맞물려 변곡점을 맞고 있는 상황입니다.

워싱턴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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