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홍콩시위 지지’ 놓고 폭행사건 발생…대자보 철거에 비판 성명도

입력 2019.11.20 (14:52) 수정 2019.11.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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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에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학생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명지대에서는 폭행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어제(19일) 오후 10시경 명지대에서 한국인 학생 1명과 중국인 1명 사이에 폭행 사건이 일어나 신고가 들어왔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명지대 측은 그제(18일) 학생회관 1층에서 정외과의 한 학생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고, 중국인 학생이 어제 홍콩시위에 반대하는 내용의 A4용지를 대자보 옆에 붙이는 과정에서 다른 한국인 학생과 시비가 붙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인 학생이 홍콩시위에 반대하는 글을 붙이려는 중국인 학생에게 "왜 붙이냐?"라면서 언쟁이 있었고, 한국인 학생이 팔을 잡자 중국인 학생이 팔을 뿌리치며 다툼이 일어나자 건물 경비원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건이 접수됐으며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대자보는 학교 원칙에 따라 오늘 오전 철거됐다고 학교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명지대를 비롯해 충남대와 한국외대 등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학교 측이 강제로 철거한 것을 두고 정당한 의견 표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은 오늘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의 목소리는 철거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학생들의 언로를 차단하는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자유정신에 대한 탄압"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멘텀은 "홍콩 지지 대자보에 대한 일부 중국인 학생들의 공격은 감출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비판적 시민 정신의 최후의 보루인 대학이 민주주의의 위험에 눈을 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민주주의는 침묵으로 고여 잔잔한 호수가 아닌 수많은 파도가 일어나는 거대한 바다와도 같은 것"이라면서 "여러 의견이 서로를 비판하고 수용하면서 그 과정에서 갈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며 이뤄지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민주주의"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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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0 14:52:20
    • 수정2019-11-20 15:45:17
    사회
대학 캠퍼스에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 학생 간 갈등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명지대에서는 폭행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어제(19일) 오후 10시경 명지대에서 한국인 학생 1명과 중국인 1명 사이에 폭행 사건이 일어나 신고가 들어왔다고 오늘(20일) 밝혔습니다.

명지대 측은 그제(18일) 학생회관 1층에서 정외과의 한 학생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게시했고, 중국인 학생이 어제 홍콩시위에 반대하는 내용의 A4용지를 대자보 옆에 붙이는 과정에서 다른 한국인 학생과 시비가 붙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인 학생이 홍콩시위에 반대하는 글을 붙이려는 중국인 학생에게 "왜 붙이냐?"라면서 언쟁이 있었고, 한국인 학생이 팔을 잡자 중국인 학생이 팔을 뿌리치며 다툼이 일어나자 건물 경비원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건이 접수됐으며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 대자보는 학교 원칙에 따라 오늘 오전 철거됐다고 학교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명지대를 비롯해 충남대와 한국외대 등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학교 측이 강제로 철거한 것을 두고 정당한 의견 표명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은 오늘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의 목소리는 철거의 대상이 아니"라면서 "학생들의 언로를 차단하는 것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자유정신에 대한 탄압"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멘텀은 "홍콩 지지 대자보에 대한 일부 중국인 학생들의 공격은 감출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 "비판적 시민 정신의 최후의 보루인 대학이 민주주의의 위험에 눈을 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민주주의는 침묵으로 고여 잔잔한 호수가 아닌 수많은 파도가 일어나는 거대한 바다와도 같은 것"이라면서 "여러 의견이 서로를 비판하고 수용하면서 그 과정에서 갈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며 이뤄지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민주주의"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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