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위기의 나토…‘방위비 분담’ 갈등

입력 2019.11.20 (20:38) 수정 2019.11.20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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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유럽의 리더를 자처하는 두 나라, 독일과 프랑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나토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독일은 내년에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죠.

유광석 특파원, 독일 정부가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겠다, 이런 입장을 냈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 독일 정부는 내년 국방비를 503억 유로, 우리 돈으로 65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데요.

올해는 국내총생산의 1.39% 수준인 479억 유로를 냈고 내년에는 1.42% 수준으로 올려 503억 유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나토 회원국은 2024년까지 방위비 분담금을 각 나라 GDP 대비 2% 수준까지 올리자고 합의한 바 있는데요.

29개 회원국 가운데 이를 지키고 있는 나라는 현재 미국과 영국 등 7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에 책임분담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럽의 경제 강국인 독일이 방위비 분담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계속 지적해 왔습니다.

독일 정부가 방위비 예산을 늘린 배경에는 미국과의 관계가 고려됐을 거란 분석이 있습니다.

[앵커]

역시 나토 회원국이지만 프랑스는 입장이 좀 다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외교 때문에 나토의 협력과 의사조정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토의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럽연합 차원에서 자주적인 통합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달 초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나토의 뇌사"라면서 다소 극단적인 표현까지 썼습니다.

회원국이 공격을 받을 때 지원한다는 약속 ‘제5조’에 대해서도 “제5조가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나토가 건재하다면서 즉각 반박했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 : "프랑스 대통령이 극단적인 단어를 선택했는데, 나토 협력에 대한 나의 관점은 아닙니다. 나토는 여전히 우리 안보의 초석이고, 독일과 유럽의 이익을 위해 건재합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통합에 뜻을 같이합니다. 하지만,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 입장이 갈리는 것은 미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동맹 때문에 자국의 방위비만 축난다면서 국익 우선 고립주의를 선택했죠.

이 때문에 유럽의 방위능력을 강화하는 데 미국과의 동맹이 나토의 핵심인지를 두고 회원국 사이에 의견충돌이 생긴 겁니다.

[앵커]

나토 회원국들이 어떻게 논의를 진전시킬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과 곧 만날 계획이고 동맹에 대한 우려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나토가 북미와 유럽의 동맹이라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스톨텐베르그/나토 사무총장 : "나토는 신종 테러,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면서 새로운 지휘구조 아래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3일부터 이틀 동안 영국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발 안보 공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을 내놓은 가운데 각 유럽 회원국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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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위기의 나토…‘방위비 분담’ 갈등
    • 입력 2019-11-20 20:31:51
    • 수정2019-11-20 20: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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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NATO)의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유럽의 리더를 자처하는 두 나라, 독일과 프랑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나토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독일은 내년에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죠.

유광석 특파원, 독일 정부가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겠다, 이런 입장을 냈죠?

[기자]

네, 지난 월요일 독일 정부는 내년 국방비를 503억 유로, 우리 돈으로 65조 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독일은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데요.

올해는 국내총생산의 1.39% 수준인 479억 유로를 냈고 내년에는 1.42% 수준으로 올려 503억 유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나토 회원국은 2024년까지 방위비 분담금을 각 나라 GDP 대비 2% 수준까지 올리자고 합의한 바 있는데요.

29개 회원국 가운데 이를 지키고 있는 나라는 현재 미국과 영국 등 7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에 책임분담을 촉구하고 있는데요.

특히 유럽의 경제 강국인 독일이 방위비 분담금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계속 지적해 왔습니다.

독일 정부가 방위비 예산을 늘린 배경에는 미국과의 관계가 고려됐을 거란 분석이 있습니다.

[앵커]

역시 나토 회원국이지만 프랑스는 입장이 좀 다른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허 외교 때문에 나토의 협력과 의사조정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토의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유럽연합 차원에서 자주적인 통합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달 초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은 나토의 뇌사"라면서 다소 극단적인 표현까지 썼습니다.

회원국이 공격을 받을 때 지원한다는 약속 ‘제5조’에 대해서도 “제5조가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메르켈 총리는 나토가 건재하다면서 즉각 반박했습니다.

[메르켈/독일 총리 : "프랑스 대통령이 극단적인 단어를 선택했는데, 나토 협력에 대한 나의 관점은 아닙니다. 나토는 여전히 우리 안보의 초석이고, 독일과 유럽의 이익을 위해 건재합니다."]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통합에 뜻을 같이합니다. 하지만,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 입장이 갈리는 것은 미국과 관련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동맹 때문에 자국의 방위비만 축난다면서 국익 우선 고립주의를 선택했죠.

이 때문에 유럽의 방위능력을 강화하는 데 미국과의 동맹이 나토의 핵심인지를 두고 회원국 사이에 의견충돌이 생긴 겁니다.

[앵커]

나토 회원국들이 어떻게 논의를 진전시킬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마크롱 대통령과 곧 만날 계획이고 동맹에 대한 우려를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나토가 북미와 유럽의 동맹이라는 기본입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스톨텐베르그/나토 사무총장 : "나토는 신종 테러,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면서 새로운 지휘구조 아래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3일부터 이틀 동안 영국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발 안보 공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을 내놓은 가운데 각 유럽 회원국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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